그에 따르면, 경제성장의 최종단계 시기로 ‘고도 대중 소비시대’라 거론하면서 신기술이나 산업생산의 확대보다 대중적 대량소비가 사회의 중심가치인 시대로 옮겨간다고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비시대에 있어서, 소비문화 속 창작가들은 어떠한 내용을 발상하고 표현하려 했을까?
우선 소비문화 속 대표적인 미술가로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년~, 미국)’을 들 수 있다.
워홀은 미술을 대량생산과 소비를 그의 미술의 소재로 접목하려 했다. 그는 20년 동안 점심때 함께 한 ‘캠벨 수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캠벨 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저 깡통의 외형을 그렸다.
그 그림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무것도 의도하지 않는,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대량 소비품의 이미지를 대량으로 복제한 그림을 세상에 선보였다.
워홀은 “그저 좋아서 그린 겁니다”,“워낙 수프를 좋아하거든요”라는 대답으로 ‘캠벨 수프’의 작품을 설명하였다.
“워홀의 이러한 작품은 소비문화를 신화처럼 떠받드는 현대 문명사회의 필연적 결과이다”
앞서 우리는 디자인산업의 이해를 통해 대량생산에 의한 ‘제품 디자인’을 중심으로 제품의 외형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기획해 왔는지를 설명해 왔다. 그러면서 디자인의 목표가 ‘효율적인 제품의 외형 구성’에서 제품을‘소비하게 하려는 방법’으로도 연구되어 발전했음을 살짝 언급한 적이 있다.
대중, 그리고 소비시대….
그렇게 소비시대를 맞이한 디자인은‘소비하게 하려는 방법’으로 연구되며, 마케팅과 함께 발전하였다. 그리고 그것의 대표 표현 분야는 아마도 브랜드와 광고에서의 이미지 창작물일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는 브랜드 과다로 인한 브랜드 경쟁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반복되는 브랜드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마치 워홀 그림에 사람들이 환호했던 현상의 연장일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브랜드는 시각물 하나만이 아닌 전체적으로 연상되는 이미지를 포함한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이미지는 로고나 심벌 등이 색과 함께 표현되는 ‘시각 이미지’ 임은 분명하다.
위 그림과 같이 ‘붉은색에 하얀 물결무늬’와 같은 시각 이미지를 보면, 구체적인 상표의 설명 없이도 소비 경험을 통해 기억된 이미지로 인해 ‘코카콜라’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이상하게 늘어진 팔로만 인식될 수도 있다.
그렇게 시각 이미지는 주관적일 수 있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시각 이미지는 ‘명료성’으로 인해 브랜드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사용되고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가장 강력히 기억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시대, 소비산업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창작한다는 것은, ‘불 명확한 도형이나 색채, 배색 등을 통해 상품정보를 감지(感知)할 수 있는 이미지로 만들고, 그 이미지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의 정보를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가치를 제공하는 메시지를 담아내어 제품, 혹은 포장디자인을 통해 발현하고, 광고매체 등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전이되는 이미지를 만들고 관리한다는 것’으로 이해해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