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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 Jan 03. 2025

혁명적인 이동수단 GTX

운정에서 서울역까지 단 20분 출퇴근 가능!

서울 신혼집을 구할 무렵부터 듣던 GTX

정차역을 연신내역으로 할지 불광역으로 할지 정해 지지도 않은 때였다.


16년이란 긴 시간을 지나

2024년 12월 28일 개통일 다음날 드디어 탔다.


그 사이 나와 남편에게는 

쌍둥이가 찾아왔고 이젠 꼬꼬마도 아닌 어엿한 틴에이져다.


길었던 만큼 다사다난했던 회사도 졸업하고

월급으로부터 독립했으며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길 위에 서있다.




2024년 12월 29일 GTX를 타고 서울 나들이를 나갔다.

아이들 손을 꼭 잡고 남편과 마주 앉아 신비의 열차를 탔다.


운정중앙역-서울역, 단 20분.

혁명이다! 지하세계를 쾌속 180km로 내달린다. 


안내방송 

"여러분의 출퇴근 시간을 빠르고 신속하게 불라불라"


이 열차의 주된 목적은 빠른 출퇴근?!

베드타운에서 일자리가 있는 서울로 빠르게 노동자들을 싣고 나르는 열차인 건가?!


신속하고 빠르게 노동자들을 지구반대편으로 매일 출퇴근시키는 열차, 폴(fall)

토탈리콜(2012년 리메이크작)에서 지구를 관통하는 중력열차 폴(fall)이 생각난다.


나게 GTX는 가족들과 손잡고 나들이 나가는 소풍열차인데

누군가에게 GTX는 노동을 위한 탈 것 '폴'이다.


다행이다.

출퇴근 열차가 아닌 소풍 열차라서.




한편으론

사회 인프라 전반이 월급을 중심으로 출퇴근하는 회사 사람에게 맞춰져 있는 듯해

회사 사람이 아닌 나는 비켜난 사람처럼 느껴진다.


소외감이나 외로움은 아닌데

뭔가 사회와 소원해진 느낌이랄까?!

사회와 안 친한 사이랄까?! 


적절한 단어를 찾기도 애매하다.

뭐 하나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지금의 나


어쩌면 나 스스로 '사회'를 

조직에서 월급 받고 하는 경제활동으로 좁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월급으로부터 비켜날 수 있어 다행이었던 하루이기도 했지만

뭔지 모를 '소원함'으로 마냥 즐겁지만도 않았던 하루였다.


이런저런 감정 따윈 접어놓고

20분 만에 서울로 나갈 수 있다는 건 아주 좋다!






#GTX #운정에서_서울역까지 #출퇴근 #운정중앙역 #서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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