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이 Jan 04. 2025

그는 늘 옳았다.

남편의 투자방향

남편 : 언제까지 지켜볼 건데?

나 : 아직 아니야.

남편 : 버스 떠나고 손 들래?!




나는 주식계좌에 파란불이 들어오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마이너스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코로나로 서킷브레이크가 하루에도 여러 번 걸리던 시절

하한가를 맞는 종목들이 우수수인데

매수 버튼을 누르는 건 자살행위 같아 무서웠다.


남편 계좌를 본 적은 없지만 당시

남편은 연일 매수매도로 바빴던 모양이다.

지금도 남편의 은행과 증권계좌 잔고를 모른다.




우리 부부의 투자는 각자의 몫이요

서로 성향도 다르고 투자스타일도 달라 각자의 길을 걷는다.


남편은

아주 부지런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24시간 풀가동, 본인이 가 닿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읽고 분석하고 방향을 정해 매매한다.

테마주, 밈주식, 스펙, 파생상품 돈이 될 것 같으면 모든 투자한다. 


나는 

아주 게으르고 느린 투자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주식이 급락하면 사놓고 30% 오르면 팔고 30% 내리면 물 타거나 손절한다.

한경글로벌마켓 시황은 매일 듣고 가끔 특정인이 분석하는 뷰를 듣고 매매한다. 

물론 남편이 추천해 주는 종목도 들어가지만 매수매도 타이밍은 내가 정한다.


결과는

늘 남편 윈! 

당연한 결과다. 

부지런한 놈 떡 하나 더 먹고 될 만한 거 몰빵해 수익이 2~3배, 간혹 10배까지 가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

물론 방향이 틀려 잔고가 많이 녹을 때도 있지만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걸 여러 해를 거쳐 봐 왔다.


반면 나는

극적인 반전이 없다. 

많은 손실도, 많은 수익도 없다. 잔잔바리 계좌 잔고다.


누군가 그러더라. 

한 순간 대박을 바라면 한 순간 깡통도 빠르다고.

이 재밌는 거 평생 죽을 때까지 해야 하니 적당히 벌자고.


내 얘기인가?! 싶다.




결과적으로 남편은 늘 옳았다.


코로나 때 국장 

코로나 빗기며 미장

당시 바닥이었던 오일 관련주 > 리츠 관련주 > 국내 금융주 > 중국 관련주 등등 

지나고 보니 남편의 방향은 늘 옳았다.


최근 남편은 

바닥이던 중국 주식을 매수해 단기 고점을 찍었지만

더 잘 될 것으로 판단해 큰 돈을 태웠다 많은 돈이 태워졌다.

(2024년 하반기 중국 관련주는 급등 후 다시 급락했다.)


큰 손실은 큰 상실감과 함께 무력감을 동반한다.

지금 남편이 그렇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길고 긴 어두운 터널을 혼자 외롭게 지나가고 있는 


당신은 옳았어!

이 힘든 시간도 결과적으로 잘 비껴갈 거야!

여보! 기운 내요! 2025년 성투합시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투자자분들도 

2025년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주식투자 #남편은_주식_투자_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