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자산 -부채)로 나눠서 산출한다. 그리고 기업의 주가에 비해 기업의 순자산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PBR이 낮아진다. 얼핏 들으면 PBR이 낮으면 낮을수록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 것처럼 여거진다. 그래서인지 몇몇 전문가들은 PBR이 낮은 것을 주가 저평가의 근거로 사용한다. 그러나 필자는 단언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경우 PBR이 낮다는 것은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다.
PBR이 낮은 것을 저평가의 근거라고 말하는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예시를 든다. "당신이 어떤 기업을 소유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기업의 순자산이 10억인데 기업의 시가총액이 1억이에요, 그리고 PBR은 0.1이죠. 당신이 해당 기업을 인수한 다음에 기업의 자산을 청산한 다음에 순자산을 배당하면 당신은 1억의 돈으로 10억을 버는 것입니다. 따라서 PBR이 낮으면 낮을수록 당신은 해당 주식을 매수해서 돈을 벌 수 있답니다" 그럴듯하다. 아니 실제로 이 말은 사실이다.
문제는 저 말이 맞으려면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이 기업의 자산을 처분해서 배당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거의 모든 투자자는 저렇게 할 수 없다. 개개인의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해서 기업의 자산을 처분하게 만들 확률은 극히 낮다. 투자자들끼리 합심한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 중에는 기업의 주가 상승을 바라보고 투자했기에 기업의 이윤 창출에 사용되는 자산의 청산을 반대하는 투자자들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오늘날 개개인의 투자자가 기업의 자산을 청산하게 만들 확률은 극히 낮으며 PBR이 낮다는 것은 주가 저평가의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 PBR이 낮다는 것은 '기업의 이윤 창출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PBR이 낮다고 해서 투자자가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순자산가치와 주가를 비교하면서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려면, 투자자는 순자산가치에다가 순자산가치가 배당으로 실현될 확률을 곱해서 산출된 값을 사용해야 한다. '주가/ (주당 순자산가치) x (순자산가치가 배당으로 실현될 확률)'의 값이 1보다 작게 나타나면 투자자는 해당 기업이 장부가치에 비해 저평가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값들은 거의 모든 경우 1보다 크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순자산가치와 주가를 비교해서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주가가 실현될 주당 순자산가치보다 높다면 '저평가'는 확실히 아닌 것이기 때문이다.
PBR이 낮다는 것은 주가 저평가의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저평가 고평가를 수치로 판단하려고 하지만 진정한 저평가 고평가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가 결정한다. PBR을 사용해 미국 증시가 져평가일 때 진입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미국 증시에 평생 진입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