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성철 Dec 10. 2021

공부를 잘하자?

아빠의 바람

아들들의 기말고사가 다가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첫째를 제외하고, 고1인 둘째와 초 5인 막내의 기말고사가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막내는 둘째처럼 거창한 시험은 아닙니다. 그저 몇 과목 시험을 보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둘째는 기말고사 준비를 한다고 스터디 카페에서 새벽 2시쯤 귀가를 합니다. 집보다는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가 잘 된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평소에 하면 좋겠는데 시험기간에 몰아서 공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도 시험기간에라도 공부를 하니 다행입니다.


막내는 집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공부는 가끔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과 유튜브 시청으로 보냅니다.


아빠 : 이번 주가 시험인데 공부는 안 해?

막내 : 이것만 보고 하려고요


그러고는 한 시간 정도 더 보다가 잠시 책상에 앉아 책을 봅니다. 30분쯤 지나자 일어나 컴퓨터 앞으로 가서 게임을 합니다.


아빠 : 벌써 공부를 다 한 거야?

막내 : 머리 좀 식히고 하려고요


그렇게 한두 시간 머리를 식히고, 30분 정도 공부를 합니다. 그러고 난 후 유튜브 시청을 두 시간 정도 하면서 또 머리를 식힙니다.


공부가 될 리가 없습니다. 공부하는 시간보다 머리 식히는 시간이 두 배가 더 많은데 공부가 되는 게 이상합니다.


아빠 : 이번 주부터 시험인데 인간적으로 공부를 좀 해야 되지 않겠나?

막내 : 나름 공부하고 있는데요

아빠 : 나름? 그렇게 공부해서 되겠나?

막 내 : 아빠는 내가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어요?

아빠 :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좋지.

막내 : 얼마나 잘했으면 좋겠어? 전교 1등? 아님 전교 5등?

아빠 : 뭐 딱히 그런 기준이 있는 건 아니고..... 최선을 다한 만큼 나오면 좋겠지.

막내 : 최선? 음.... 애매하군. 솔직하게 한 번 말해 보시지.

아빠 : 음..... 아빠 욕심 같으면 전교 10등 안에는 들면 좋겠지.

막내 : 전교 10등? 그건 거의 불가능한데. 그렇게 되려면 내가 좋아하는 거 거의 못하는데. 그러면 재미가 없는데. 그러기는 싫은데

아빠 : 아니.... 꼭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아빠 욕심에 그렇다는 거야. 네가 아빠 욕심을 다 채워 줄 필요는 없어.

막내 : 진짜? 아닌 것 같은데. 아빠는 내가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지?

아빠 : 솔직하게 말하면 그래. 못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게 좋겠지.

막내 : 근데 나는 공부보다 더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서... 그런 걸 안 하고 공부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아빠 : 그래도.... 학생이니까 공부는 좀 해야 되지 않겠나?

막내 : 틈틈이 공부도 하고 있어. 아빠도 아까 봤잖아.

아빠 : 봤지... 잠시 틈틈이 공부하는 거.....

막내 : 일단 공부가 더 재미있어지면 그때는 열심히 해 볼게

아빠 : 그래....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막 내 :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어. 그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를 했으면 좋으련만. 그건 부모의 욕심이겠지요. 여기서 더 이야기해 봤자 그건 잔소리만 될 뿐이니 소용이 없을게 뻔합니다.


지금은 막내가 공부보다 더 재미난 게 많다고 하니 어쩌겠습니까?  더 재미있는 걸 하도록 해야지요. 


그래도 속마음은 막내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야! 이놈의 자식아. 공부 좀 해라! 공부 좀! 최소한 시험 치는 기간에는 공부란 걸 좀 해야 되지 않겠냐?’


아빠는 그렇게 절규하는데,  막내는 옆에서 유튜브 보면서 낄낄 거리고 있습니다. 이 놈의 자식을 그냥!


#네이버 밴드 신성철교수와함께하는 행복한 부모교육 이야기 #좌충우돌 불량 아빠의 행복한 부모교육  #행복한 부모교육 #자아존중감 #신성철 교수  







매거진의 이전글 자신의 인생 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