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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꺼 Jul 11. 2024

본토에서 먹는 만두와 꿔바로우

션양, 청더 여행_새우호박만두 & 꿔바로우

꿔바로우


션양에서의 첫 점심은 찐만두였다. 만두는 대체로 중국 북방지역에서 많이 먹는 주식인데, 그중에서도 션양이 속한 동북 지역은 한국만두와 비슷하게 크기가 작은 물만두나 찐만두를 먹는다.


중국은 성찬을 차려놓고 먹는 외식문화 특성상 은근히 혼밥 할 거리가 많지가 않은 편이다. 그래서 혼자 여행을 할 때면 면요리를 많이 먹게 되는데, 면요리는 앞으로도 여행 내내 먹게 되지 않을까 싶어 이번에는 션양의 만두 맛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식당은 여행객들이 찾아오기는 애매한(?) 로컬들의 주거지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도 지하철로 연결되어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가능했다. 식당의 이름은 王厚元饺子(왕후원교자)인데, 만두가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다른 중식 메뉴도 두루 팔고 있었다. 규모도 연회장처럼 으리으리.


자리를 잡고 이 식당의 가장 인기 메뉴인 새우호박찐만두(虾仁黄瓜蒸饺)를 주문했다. 그런데 만두만 먹기에는 나 스스로한테 미안해서 꿔바로우(老师锅包肉)도 하나 추가했다. 사실 꿔바로우의 원조도 중국 동북지역이다.


요즘에는 꿔바로우도 한국의 양꼬치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사실 한국의 꿔바로우는 의외로 현지화가 된 편이다. 뭐가 다를 게 있냐 싶겠지만, 본토에선 처음에 음식을 받으면 기침이 날 정도로 시큼한 향이 코를 찌른다. 그래서 먹고 나면 ‘이건 좀 과한데?’ 싶다가도, 어느샌가 지독한 시큼함이 생각나는 마성의 맛이다.


찐만두
중국만두


주문한 음식 중에서 만두가 먼저 나왔다. 손이 큰 중국 답게 찜기 위에 만두가 가득 채워졌다. (애초에 작은 사이즈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먹기도 전에 다 먹을 수 있을지부터 걱정된다.


비주얼은 평범해서 큰 기대를 안 하고 먹었는데, 바로 ‘오?’ 소리가 절로 나왔다. 만두소 때문이었다. 메인 재료는 새우와 호박이었는데, 여기에 삶은 당근과 스크램블 에그가 들어갔다. 특히 스크램블 에그가 이 요리의 ‘킥’이었다. 전체적으로 튀지 않는 재료들 사이에서 스크램블 에그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만약 삶은 계란이 들어갔다면 이 정도로 식감이 좋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심심한 만두에 한국과는 다소 다른 맛의 중국 식초를 찍어먹으니 밸런스가 환상적이다.


꿔바로우

만두를 먹는 사이에 꿔바로우도 나왔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한국에서 파는 것과 비교하면 종잇장처럼 얇게 나왔다. 중국에서도 두꺼운 꿔바로우를 더 많이 먹긴 했는데, 원래 올드스쿨 스타일은 찹쌀이 많이 안 들어간다고 했던 것 같다. 기존의 스타일과 비교하자면 쫄깃함보다는 바삭감이 강조된 느낌이었다. 아마 한국사람들은 쫄깃한 식감을 좋아할 듯한데, 밥반찬으로 먹기에는 이 스타일이 더 낫다고 생각되었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새로웠던 두 개의 음식은 션양에서의 첫 정식으로 완벽했다. 지갑이 가벼워지고 내 배가 두둑해졌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만꺼의 여행 아카이브 바로가기 (노션 웹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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