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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십편 Jan 11. 2024

돈 이 백, 돈 삼천

< 가난의 속성 > 83년생의 집


나서부터 '얘는 목구멍이 생기다 말아 삼키지를 못한다, 밥을 소여물 먹듯이 느릿느릿 먹는다'고 타박을 들었던 나는 목구멍이 정말 그렇게 생겼는지 알약 삼키는 게 두렵다. 얼마 전 작은 수술(일상의 정말 작은 수술)을 받고 항생제 처방을 받았는데 모양이 다른 알약 세 개가 다 보통 알약보다도 훨씬 커다란 것이 아닌가. 한 알씩 따로 삼키는 데, 한 알씩 삼켜도 식도를 훑으며 천~천히~ 내려가는 느낌이 느껴져 물을 벌컥벌컥 마셨더니, 세 알을 다 먹을 때쯤 물배가 차서 배가 나왔다. 어제는 지각할 같아서 급하게 알을 한꺼번에 입에 털어 넣었는데,


물을 머금고 눈을 질끈 감으며 얼굴에 힘을 주는 동시에 그 힘의 반동으로 꿀,꺽, 온 힘을 다해 쏘아내듯 알약을 넘기려는 순간,  목에 걸려 죽는 것이 아닌가 공포가 느껴졌다. (역시 한 알이 식도를 훑으며 천천히 꾸역꾸역 내려갔고)



더부룩한 속으로 전철역을 향해 달리면서, 유난히 큰 알약을 삼킬 때마다 느끼는 죽음의 공포, 굉장히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야, 그거 매달 말 일 네가 느끼는 감정이야, 그거 있잖아, 돈 이백 돈 삼천 말이야.



젠체하는 또 다른 내가 중얼거렸다.  아 어쩐지 익숙했어.










9월에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어느덧 4개월을 꽉 채우고, 세전 백만 원이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는데도, 카드 돌려 막기를 멈출 여건이 안된다.


'항상 이백이 모자라네.'


일 안 했으면 어쩔 뻔했을까. 항상 삼백이 모자랐을까. 그럼 돌려 막기도 못했을 거다. 12월, 바로 지난달엔 카드대금 납기일을 이틀 넘겨서 (연체로) 해당 카드 단기대출이 막혔는데, 당연히 단기든 장기든 대출 잔여분이 있을 줄 알았던 다른 카드 두 개도 대출 한도가 '제로'로 바뀌어 있었다. 이런 상황은 이 브런치 시작하던 해 여름에 한 번 있었고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있을 수도.. 기억이 자꾸 '어쨌든 무사했다'로 윤색되니까)


이제 정말 마지막 남은,

친정엄마가 아이들에게 준 용돈으로 사놓은 미국 주식 (두 배 가까이 되었다고 애들이 그렇게 기뻐했는데) 그것에 손을 대야 하는 가, 하는 생각이 다시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고,

아이들 돈 삼백....

내가 코인으로 몇 천을 날려 부서져 내리는 벼랑 끝에서 휘청였을 때도(현재 진행형) 손대지 않고 지켜왔던 아이들의 삼백만 원 드디어 세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지겠구나, 아이들보다도 힘들게 목돈 건네주셨던 엄마에게 미안하고 자괴감이 들었다. 늘 쪼들리는 친정엄마가 큰 결심하고 그 돈 건네줄 땐 천만 원이었는데, 내가 '애들 미래의 목돈보다 가정의 급한 불이 중요하지' 하며 800만 원을 쓰고, 200만 원 만 묻어 둔 것이 300만 원으로 불어난 것이니까... 이미 찔리는 상황.



손이 떨리고 입술이 마르고 눈밑은 더 꺼지고, 이제 나이 든 얼굴이 무표정한 척 그렇지만 확 가라앉아있으니 사람이 정말 며칠 새 폭삭 늙었다. (글로 쓰는 게 처음일 뿐 자주 폭삭 늙는다. 새삼스럽진 않다.) 남편은 내게 마법의 날이 도래했다고만 생각하는 듯했고, 눈치채지 못했고, 정말 다행이었다. 남편에게 내가 사고 친 액수만큼은 절대로 전가하고 싶지 않았고, 남편이 갚아줄 상황도 안되고 (그는 집 대출과 등등 등등에 깔려 있으니) 코인 빚과 생활비는 어떻게든 내가 해결한다. 이 고통을 그에게 들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연체 독촉 문자는 계속 오고, 해외주식 팔기 검색 몇 번 하다 하기 싫어서 말아 버리고 힘 없이 비척이고 있는데, 좋은 생각이 났다.


"그래, 애들 주식 파는 거 딱 한 달만 미루자. 이번 달은 방법이 있어."


이렇게 마음 먹으한결 나아졌고, 당당한 표정을 연출할 수 있었다. 산뜻한 표정으로 소파에서 쉬고 있는 남편에게 명랑하게 말을 걸었다.



"여보, 아, 나 딱 하루면 되는데, 이 백만 원 잠깐 송금해 줄 수 있어?"


남편의 눈이 커지다가, 나의 명랑하게 그렇지만 절박하게 치켜뜬 눈을 보고 자세를 고쳐 앉으며 답했다.


"하루?"


"응, 내일 바로 줄게. 이게 내가 하루 넘겼더니 현금 서비스가 막혀버렸어. 돈 입금하면 풀릴 거고 그걸로 갚으면 돼.^^"


웃어? 웃어도 되는 상황이야? 하는 표정을 짓던 남편.


"도대체...... 너 빚을 얼마를 굴리고 있는 거야."


나는 울컥해서 울음기가 미세하게 섞인 광기 어린 미소로


"알고 싶어? 궁금해?"라고 했고


"그래, 니 이자가 더 비쌀 거 아니야."


"맞아, 오빠 이자는 몇 프로야?"


"은행마다 다양해서 하나로 말하긴 어려워."


"나는 19.9프로야."


"하... 꽃님아, 남은 빚이 도대체 얼마야?"


저렇게 묻는다는 건, 남편 선에서 대환대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놓칠세라,


"진짜?! 오빠가 생각해도 대출 하나로 합치는 게 나을 거 같아?"라고 말을 했고. 달려드는 내 기세에 놀란 남편은 뒷걸음질 쳤다.


"아니야...... 알고 싶지가 않아.... 아니, 진짜 말해봐.  아니다. 지금은 나도 한도가 꽉 찼어. 하... 도대체 얼마길래........."



웃는 선에서 끝내고 싶었다.



"응응, 오빠, 농담이야. 내가 할 수 있어. 이제 애들 3학년 4학년이니까 전일제로 일하면 돼. 내 건 내가 할 게."



지금 하고 있는 병원의 업체 팀장님이 나를 좋게 보셔서, 언제든 전일제 가능하면 말만 하라고, 이 병원 아니면 집 근처 다른 병원 어디로든 넣어주겠다고 하신 것이 요즘 내겐 또 다른 희망, 마음의 보험 같은 것이었다.



"꽃님아. 200만 원은 일단 줄게. 근데 오늘은 안돼. 그 돈이 있는 통장은 이체 한도가 낮아서, 자동이체 등록을 해야 그 액수를 꺼낼 수 있어. 자동이체 걸고 나가기 기다리려면 하루는 걸릴 거야."


"고마워, 바로 갚을게."


웃으면서 안심하라면서 뒤돌아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남편이 말했다.


"그 돈은 안 돌려줘도 돼."



방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12월, 모자라는 200을 그렇게 넘겼다. 정말 매달 말일은 내게.... 내 식도 너비보다 큰 알약을 삼키는 공포가 되었다. 11월은 어떻게 넘겼지, 10월은,  그건 기적의 생존이었는데 거짓 없이 진실로 2022년 8월부터 16개월 동안 200만 원을 어찌어찌 막을 일이 생겼다.


보조출연 아르바이트와 재택 아르바이트를 힘들게 하기도 했고, 펑크가 나는 날엔 동아줄처럼 온 가족이 걸렸던 코로나 지원금, 멀쩡하던 가전제품이 갑자기 고장이 났는데 수리기사님이 여섯 번을 재방문해서 고쳐도 점점 더 망가져가서 일곱 번째에 화를 못 참고 클레임을 걸었더니 모르쇠 해서 소비자 보호원에... 코로나 시국에 일곱 번을 방문해서 고치는데 고칠 때마다 더 망가졌다.라고 하자 바로 환불을 해줬는데 그 금액이 150만 원.  공황증 치료해 주시는 남편의 사촌고모님이 갑자기 카카오톡 송금으로 100만 원.


이런 식으로, 내가 힘껏 벌다 빵구가 나는 달에는 넘어갈 방법이 생겼었고, 이번 달이면 열일곱 번째 허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열일곱 번째 허들까지 온 것도 감사하다.... 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알라딘에 내다 팔 책들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책장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돈의 속성' '세이노의 가르침'이 보였다. 그리고 내가 주식의 열병을 알았던 때 샀던 '올어바웃 모니'라는 주식 투자 관련 책도.


한숨이 났다.


빳빳하니 '최상'급이겠네, 팔아버리자. 하고 팔을 책들 쌓아 놓은 곳에 얹었다. 이거 읽어도 지금 당장 달라질 게 없다. 돈을 인격적으로 소중히 대하라, 아껴라, 아끼고 또 아껴라, 돈이 돈을 벌게 해라, 네가 아닌 우수한 기업에 니 돈을 맡겨라, 분수에 맞게 살아라, 빚이 있으면 집 처분하고 월세로 돌아가라.


"나보다 똑똑한 기업에 투자할 돈도 없고, 당장 집을 팔 수도 없어요.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그러다가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망했어도, 아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경제 교육을 해줘야 할 텐데. 팔 책 위에 올려놓았던 돈의 속성을 다시 책꽂이에 꽂았다.



나는 가난의 속성이다.



나는 가난의 속성 그 자체다. 똑 부러지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심약함, 사람만 좋은 사람, 생각만 많은 사람, 남 걱정마저 많은 사람, 부자 걱정도 하는 사람, 독하게 무언가를 이뤄내지 못해서 일용직을 전전하는 사람, 비합리적인 사람.



우선 전문직이 아니라는 것에 학창 시절 독하고 성실하게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이 집약되어 있고. 20대에도 많은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마음은 문학이라는 콩밭에 가 있어서 마찬가지로 야무지고 독하게 직업으로 끝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 물론 일생, 대학 시절부터 끊임없이 수도 없이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쉼 없이 살았지만 사회의 가장자리로 몰려도 크게 할 말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는 눈만 있어서, 진실하고 성실하고 대기업 다니는 남편을 꽉 잡아 결혼했다. 그런데 또 헛똑똑 한 부분이 있어서 그 남자, 가진 것이 빚뿐인 것, 왕창 망한 집이라는 것 마다하지 않고 월세부터 시작하자며 결혼했다. 남편은 변함없이 벌고 있는 데 나는 수십 년 공부하고 투자하는 친정엄마를 따라 한다고 주식을 하다가 코인으로 대략 5천을 날렸다. 이 부분에서 정확히 얼마를 대출받았고 정확히 얼마의 손실을 입었는지 계산도 못하는 것이 주식을 하면 안 될 사람이 주식을 했다는 걸 보여주는 아찔한 지점이다.



합리적으로 한다면, 가계 전체의 대출 금액을 따지고, 대출 금리가 현저히 낮은 남편의 명의로 대출을 옮기고 버는 만큼 남편에게 주고 벌이를 늘리면서 방법을 찾는 것이 맞다.



하지만 심약한 나는, 회사에서도 완전히 마음 둘 곳 없이 소진되고, 집 대출과 공과금, 신용대출 만으로도 어깨가 돌덩이처럼 굳어 버린 남편에게 내 빚까지 지우고 싶지 않다. '그걸 네가 지금 갚고 있듯이 남편한테 갚으면 되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싫다. 그냥 그의 명의로 내 몫까지 빚을 얹고 싶지 않다. 이렇게,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우습게도 아직도 내겐 자신이 있다. 일자리도 있고, 전일제로 바꾸어 일하면 빚도 줄어들 거고, 공모전에도 계속 도전하면 된다. 그러니 이렇게 내뱉어 보면 별거 아니다.




"그깟 돈 이백, 그깟 돈 삼천."



"돈 삼천 때문에 내가 죽기야 하겠어? 갚으면 되지."











몇 달 전 막내 삼촌이, 술 마시고 내게 전화해 신세한탄을 하다가 자기 합리화를 하기 위해서인지? 갑자기 맨 손으로 일구어낸 자산 자랑을 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삼촌이, 저기 오피스텔도 있고, 집도 몇 채 있고, 지금 현금이 3억이 있고, 당장 인출할 수 있는 돈이 삼천이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 


 

우리 가족은 삼촌을 애틋해하면서도, 술 마신 삼촌은 멍멍 멍으로 보기 때문에 (얼마나 깊은 역사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는 직장에 있는 시간 외에는 늘 취해있기 때문에 상대를 하지 않는다. 특히 나는, 삼촌의 호의를 신뢰하지 않는다. 삼촌은 평생 내게 용돈을 준 적이 딱 두 번 있고, 술 취해서. 그때 모두 삼촌이 이상해졌다고 곧 죽는 것이 아니냐고 했었다. 돈이 그렇게 많다는 삼촌은 옛날 승합차? 봉고차 뒷 칸을 개조해서 좌석을 싹 없애고 작업실로 만들어 온갖 공구를 걸고 다녔다. 고물을 주워서 고쳐서 팔 수 있는 간이 고물상이었다. 서울시 OOO의 급수 높은 공무원이었고, 지금도 여기저기 감사를 하러 다니는 삼촌은 아주 성격이 불같고 정의롭고 타협이 없어 언제나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다녔다. 어릴 때 동네에서 싸우고 길바닥에 누워있는 삼촌을 경찰들이 얼른 데려가라고 전화하면, 우리 엄마를 비롯한 형제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창피해서 못 데리러 가겠다고 할 때, 꼬맹이 내가 가서 손 잡아끌고 오곤 했다.



이런 미친!!

그런, 삼촌에게

그런 삼촌에게

이런 말이 흘러 나갈 뻔했다.



"삼촌... 그럼 저 삼천만 빌려주세요. 저 19.9프로 이자 내고 있는데 삼촌이 한 10프로 정도 이자로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꼬박꼬박 갚을게요."



미쳤어!! 더 이상한 생각이 들기 전에 얼른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자꾸 전화목록에서 삼촌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 머리를 뜯고 싶을 만큼 화가 나지만

미칠 듯이 외치고 싶었다.



"삼촌!!!! 그렇게 놀고 있는 돈 저 좀 빌려주세요!!!!!!! 저 죽을 거 같아요!!!!!!!!"



정말 웃긴 게, 갑자기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바다에 둥둥 떠서


"은희야! 돈 좀 빌려주라!!!!" 하던 차승원이 떠올랐다.



당연히,



당연히 그런 말은 꺼내지 않았다. 나는 살면서 타인에게 돈을 빌려본 적이 없다. 주거나 빌려주고 뜯긴 적은 있다. 돈을 빌려달라는 말을 꺼내 본 적도 없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없다. 나중에 유명해져서 이 글이 회자되어도 당당할 수 있다. 그 누구도 나에게


"너 나한테 돈 빌려달라고 했잖아?"라고 나타날 수 없다.


엄마도 타인이라면 엄마는 할 말이 있을 텐데, 엄마한테도 평생 단 한 번이었다.

엄마 아빠에게도 단 한 번도 돈을 빌려달라 한 적 없이 내가 아르바이트해서 썼다. 딱 한 번, 2020년에 이 집을 살 때, 엄마 명의로 담보대출받고 우리가 갚겠 다고 했을 때, 그때가 평생 처음이라 정말 떨렸었다. 그 외엔 없다.




그래서 나는


일가족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운다.




정말로 운다. 아주 많이. 지하철에서도 울고, 길에서도 울고, 집에서는 꺼이꺼이 운다.

내 브런치를 다 읽어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가식적으로 들렸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가 자꾸 일가족이 자살하는 것 때문이었다.


여기 저도 있어요, 저 같은 사람도 살아요, 여기 친구 있어요. 그러니까 좀만 더 버텨봐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자식을 죽이고 죽을 때 도대체 얼마 때문에 그런 짓을 하는 가. (물론 나는 자식을 죽인 그들은 어떤 여지도 없이 살인자라고 생각한다.)


돈 이백, 돈 삼천, 돈 삼억? 돈 삼십억?? 삼백억??


아마 삼십억, 삼백 억을 빌릴 수 있었던 사람들은 만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카드 대출이 꽉 차고, 그래서 다른 대출이 정지되고, 2 금융권으로 3 금융권으로 가게 되면 그렇게 될까 싶다. 사채를 쓰기 시작하면 그러는 건가 싶다. 2 금융으로 가게 되는 시작이 한 달에 돈 이백, 크게 돈 삼천 아닐까 싶다.



그 사람들 철저히 혼자라고 생각 했을거다. 주위에 아무리 돈 많은 그 누가 있어도 묻지 않았을 거다. 아마도. 가난 이란 게 한 두번 돈 빌려 막는다고 해결 되지 않는 다는 것, 잘 알기에 혼자 해결하고 혼자 지고 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언발에 오줌누기인데, 구지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었을 거다. 자신을 원망했지,

도움 줘야하는 지 조차 몰랐을 주위를 원망하지 않았을거다.


결국 생은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이란 걸 모두 알아 그렇게 살아가는 데,

누군가 그 짐을 못 이기고 자살을 택하면

주위 사람들은 죄책감에 마음이 무너진다.


그깟 돈 이백 때문에, 그깟 돈 삼천 때문에 지인이 죽었을 때,

"말을 하지, 그게 목숨 보다 큰 돈이 아닌데."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래서 미안하고 비참하겠지만



액수의 문제가 아니었을 거다. 한 번, 두 번 도움 받는다 해도 근본적으로 해결 될 수 없다고 생각 할 때, 퇴로가 없다고 생각할 때 하는 선택일 거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번 달에는 진짜로 아이들 주식, 삼백을 팔고 200을 갚고, 100은 원금을 갚을 것이고, 다음 달에는 장학재단에서 생활비 대출 150만 원이 나올 테니 2월까지는 넘길 수 있을 거다.


3월부터는 학교 방과 후 돌보미에 아이들을 맡기고 전일제로 근무하거나, 새로운 일을 찾고 200만 원씩 벌어볼 거고, 그러는 매일매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 공모전에 낼 글을 쓸 것이다.



독자님들께 웹소설로 일확천금을 벌어보게 다고 큰 소리를 쳤는데,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지금 차곡차곡 쌓이도록 쓰고 있는 것은 소설과 시이고, 신인 문학상은 상금이 500만 원이니까

일하면서 그것 도전하며 하루하루 사는 거다.



가난의 속성 그 자체라고 내가 내 입으로 말할 수는 있어도, 누군가 악플을 달면 지울 것이다. 합리적인 그들에게 그냥, 나 같은 사람이 있어서 그네들이 돈을 버는 거고 부자가 되는 거니까, 열심히 빚 갚고 열심히 벌고 열심히 아이 키우며 사는 사람에게 상처는 주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상처받지 않을 거다.





+


친애하는 이웃 작가님들, 구독자님들, 오랫동안 방문도 못 드리고 브런치를 열어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뜸했어요, 죄송해요. 잘 지내시지요,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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