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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고래 Mar 14. 2017

책상 여행.

그리고 마음의 위로.




그런 날이 있다. 떠나고 싶은데 어디도 갈 수 없는 날 말이다.

난 그런 날이 좀 많은 편이었고, 돈도 넉넉하지 않았다. 

선교 때문에 남아공에 다녀온 이후로는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마음은 절박한데 떠날 수가 없었다.

남아공에 있을 때 심심해서 끄적끄적 그런 그린 그림을 보더니 한 동생이 여행 스케치를 그려보라고 한 말이 생각났다. 옳거니 싶어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려고 펜을 들었다.

그리고 나의 책상 여행이 시작되었다.






남아공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숙소와 비행기 표.


남아공 케이프 타운 숙소에 도착했을 때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린 것이다.

새삼스럽게 그때의 뜨거운 햇살이 생각나서 좋았다. 이날은 아직 취업하기 전이어서 하루 중에 시간이 많이 남은 때였다.. 문제는 시간이 많이 남는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많다는 게 남아공에서는 괴로운 일인 줄 몰랐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너무 초조하고 미래가 산산조각 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여유로웠던 남아공의 시간을 그리게 되었다.




남아공 케이프 타운 숙소의 풀장 파티.



남아공 숙소에 맨 처음 도착했을 때 숙소 안에 있는 풀장에는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남아공에 간 것이 12월이었으니까 아마 그들에게는 연말 파티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들은 안정된 직장이 있으니까 그렇게 즐거웠던 거겠지? 하지만 나도 그때는 즐거웠다. 


그리고 지금 봐도 즐겁다. 특이했던 것은 연등 같은 것으로 장식을 했던 것이었다. 연등이라는 쓰임을 알고 한 것인지 아니면 어느 나라나 이런 장식물을 쓰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친근감 드는 장식물이었다.





공항에서 갈아탄 흔적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다. 처음 출발할 때 갈아타고 예방접종확인서를 받고, 준비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리고 붙이고... 즐거웠다. 다시 남아공에 가는 기분이었다. 


사진을 정리하고 그리면서 조금씩 불안한 마음이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 


안녕? 남아공 그리고 즐거웠어. 


나머지 모습들은 접어두고 또 생각나면 꺼내어 그리도록 하자. 

나는 그렇게 일단락을 접고 스케치북을 덮었다. 그리고 얼마 후 취업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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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의 마지막날 사역을 마치고 짐을 정리하러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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