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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고래 Oct 17. 2017

제목 없는 시-01

산다는 것.


치열해야 삶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하늘하늘 봄날처럼 따뜻한 삶도 삶이다.

그것이 진짜 삶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칼날처럼 날카롭게 벼려진 삶이

진짜 삶인 줄 알고 살았다.

그래서 봄날처럼 길가에 피어난 작은 꽃처럼

한들한들한 삶을 살 줄 모른다.

그 삶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그리 살면 안 될 것 같아서 옷깃을 여미고

더 칼날을 비벼 날카롭게 만든다.


내가 신께 기도하기를...

그렇게 칼날처럼 살다가 무뎌져

녹이 슬어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나를 녹여 다시 흐물흐물한 녹물로 만들어

이제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놋그릇이 되게 해달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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