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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룩켓매거진 May 12. 2023

이별까지 아름다워야 진짜 힙이다

옷과의 아름다운 이별 방법

매년 옷 정리를 하다 보면 매번 방출되는 옷의 카테고리가 정해져 있는 편이다. 잘 안 입는 걸 알면서도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사서 한두 번 입고 만다. 그 유혹을 참아야 하는 시기는 매년 돌아오는데 그때가 바로 지금. 왜냐하면 나의 옷장에서 늘 방출되는 옷이 '블라우스'이기 때문이다.

블라우스는 누구나 옷장에 하나쯤 있을법한 클래식 아이템이지만 나에게는 유독 벽이 느껴지는 옷이다. 옷만 봤을 땐 예뻤는데 막상 입으면 원했던 느낌이 아닐 때가 많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간헐적으로 기부 천사가 되었던 지난날…


이별까지 아름다워야 진짜 힙이다

안 입는 옷을 지인에게 기부하고, 당근하고, 교환하는 등 나름대로 작은 노력을 기울이며 느낀 점은 만남은 가벼울지언정 이별은 아름답게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동물이니 쇼핑은 당연히 실패할 수 있고, 그게 반복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신중히 고르고, 그럼에도 실패했다면 나름의 구제 방안을 시도할 책임이 따른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것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 진짜 힙한 건 이런 게 아닐까? 그래서 오늘은 <옷과의 아름다운 이별 방법>을 소개한다.


photo by. 효

➊ <다시입다연구소>의 21%

지난해 패션 파티도 즐기고 환경도 지키는 <21% 파티>와 의류 교환에 수선 체험, 리폼 등 또 한 번 버려지는 옷의 구제 방안을 제안하는 <21% 랩>에 참여하며 안 입는 옷들을 교환하고 기부했다(그중 반 이상이 셔츠와 블라우스였다) 현재 9일에 오픈한 <21% 랩>이 31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이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➋ <올디>의 새 쓰임을 찾는 일

<올디>는 내 옷장에 있는 옷의 새로운 쓰임을 찾아 다양한 디자인으로 리폼할 수 있도록 사용자와 리폼 및 커스텀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필요한 리폼 방식을 문의하거나 전문가의 리폼&커스텀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현재는 기존 서비스가 <일오그>라는 이름으로 확장되어 운영 중이다. 앞으로 선보일 가치소비 제품 펀딩과 키트가 기대하며 올디의 리폼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➌ 내 손에서 재탄생하는 옷

내 손으로 직접 옷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 열전사지와 다리미만 있다면 가능하다. 먼저 마음에 드는 스티커를 고르고, 옷이 열을 가해도 괜찮은 원단인지 체크하면 준비 끝. 원단에 스티커를 올리고 뜨거운 열로 다림질한 후, 미지근한 열감이 남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은 보호필름을 떼면 완성. 작은 얼룩 때문에 안 입는 옷이 있다면 열전사지로 다시 새 옷처럼 즐겨보자.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들로 인해 지속 가능한 소재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며 다양한 업사이클링 브랜드들이 생겨고 있다. 물론 가치 있는 일이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선 그런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 또한 결국 새 의류를 사는 것이다. 진정한 지속 가능한 의생활의 시작은 최대한 있는 옷을 구제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필요하다면 오래 잘 입을 수 있도록 내 취향을 잘 파악하고 구매하기. 그리고 잘 입기. 잘 입다가도 마음이 멀어진다면 아름답게 이별하기.




<원문>

@looket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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