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아빠표 육아 일기 - 2016.01.29
"아빠 딸~ 아빠 언제까지 뽀뽀해 줄 거야?"
"..."
딸아이가 책상에서 고개를 들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아빠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상황 파악 중이다.
한글을 익힌 이후로 가끔씩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주는데
오늘도 열심히 자기 방에서 편지를 쓰고 있는 녀석을 보다가
그새 또 커버린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렇게 쑥쑥 커버리면 조만간 뽀뽀는커녕 상대도 안 해주겠지'라는 생각에
장난기가 동해 물어봤다.
"아빠 나이 몇 살 때까지 네가 뽀뽀해줄 거냐고~"
"뽀뽀? 내가 많이 해줄게"
"그래? 그럼 100살까지 해줘"
"알았어. 100살? 900살까지 해줄게"
"너 약속한 거야~"
아빠 900살까지 뽀뽀해 드릴게요
숫자가 크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요즘,
아빠가 부른 백보다 큰 수를 대는 녀석이다.
아무리 공수표라도 일단 대답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섰다.
조금 뒤 편지를 가져와서 건네준다.
편지라고 준 종이 말미에는
'아빠 900살까지 뽀뽀해 드릴게요'라고 적혀있었다.
앗싸 생각지도 않았는데...
뽀뽀 아이템 득템~
잘 보관해 뒀다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