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섣부른 마음에 덜컥 들이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물가에 웅크려 흐르는 물을 한껏 움켜쥐려 애를 쓰고
길가에 쪼그려앉아 환히 핀 꽃을 낚아채려 하기도 하고
언덕에 올라서서 스치는 바람을 안으려 하기도 하죠
그 모습을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게 마음을 비우라는 말을 숱하게 내뱉어요
채우는 걸 먼저 배운 나에게
비운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예요
흐르는 물, 환히 핀 꽃, 스치는 바람
그 모두가 내겐 반짝이는 순간들이기에
내 어두운 마음을 반짝 켜주는 것들이기에
그럼에도 욕심을 내려놓을까 싶어요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자리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