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큰일이 생길 때면 사람들은
곧잘 나무를 찾아 손을 모아 정성을 들였지
누군간 미신이라며 손가락질해댔지만
절실한 마음을 대자연에 기대는 마음은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었어
사람들은 그저 예전부터 내려온 신앙을 따르는 것뿐
하지만 어느샌가 머리 긴 사내를 따르는 이들이 늘어났고
생경한 음악 소리가 들려오면서 나무를 찾는 이들은 줄었어
시대의 흐름이라지만 나무를 보살피던 이들도 손가락질받기 시작했지
나와는 다른 믿음이고 구닥다리라는 이유로 말이야
굳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나무에 치성을 드리며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고
일손이 필요하면 내 손을 기꺼이 내어주던 사람들은
당산나무와 함께 종적을 감추었어
오방색 천을 감고 마을의 안녕과 사람들의 건강을 기원하던
품 넓은 당산나무는 그렇게 자취를 감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