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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본질은 환상이다
콘텐츠 사업(게임, 엔터테인먼트, 영화, 음악)은 본질적으로 '환상'을 판매한다.
환상은 감성의 영역이다. 현실세계에서 해소하지 못하는 인간의 근원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이곳으로 도피한다.
게임 폐인, 애니메이션 덕후. 우리는 왜 이들을 나쁘게 볼까.
이들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증거로, 현재 영화와 음악 폐인은 그리 나쁜 취급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초기 비평가들의 영화에 대한 비평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의 게임처럼 사람을 홀리는 어떤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하지만, 현재 영화와 음악은 현실과 가상의 영역의 경계가 명확하다.
영화는 그 동안 영화 감독들의 작가주의 같은 노력, 잦은 관람으로 높아진 사람들의 인식 등으로 해소되었고
음악은 언제든 내가 원할 때 빠져나올 수 있다는 그 성질부터가 그러하게 만든다.
환상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가장 잘 아는 곳, NC
NC가 왜 엔터테인먼트 사업, 웹툰 사업을 하려 할까.
게임 뿐 아니라 '총체적인 환상을 파는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NC는 리니지를 통해, 사람들의 근원적 욕망이 무엇인지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곳임을 증명했다.
욕하면서도 하게 되는, 누군가를 완벽히 가상으로 끌어들이게 만드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아이돌도 같다. 모두가 좋아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환상을 제공하고, 그것에 극히 끌려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돌아간다.
애니메이션과 아이돌 모두 캐릭터 사업이다.
아이돌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2가지가 있다. 퍼포먼스 아티스트, 아이돌.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보는 사람들은 아이돌의 열애기사나 사생활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 아티스트의 수준 높은 공연만 관람하면 되기 때문에.
하지만 아이돌을 아이돌로 소비하는 (주로 돈을 쓰는) 사람들은 굉장히 분노한다.
이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산업 자체가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그 캐릭터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의 인생서사, 성격, 외모의 특정 부분 등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게 만든다. 그 존재자체를.
그 존재자체를 구성하는 것은 어떤 능력이라기 보다는 사생활이다. 때문에 아이돌은 환상으로 존재하며 이를 팔지만, 현실의 인간이라는 근원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매번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게임중독과 니코틴의 차이
게임은 사람에 따라 중독성이 극명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현실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록, 상상력이 풍부할 수록 중독이 심할 것이다.
하지만 니코틴은 누구든 10번만 피워보면 중독이 된다. 현실의 만족도나 개인의 상황과 상관 없이. 화학용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넣는다고 하면 충족되지 않는다.
그 자체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누구나 일상속에서 가상을 소비하고 산다. 가상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 욕구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만 생각해봐도 동화 한 번 안 읽고, 드라마 한 번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의식주가 해결이 되지 않던 고대인들도 쓸데없이 벽에 그림을 그리고 제사를 지냈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요구하는 가상은 종교, 예술의 이름으로 충족되어왔다.
이제 그 형식이 더 적나라한 형태로, 더 적극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바뀌었을 뿐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