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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mGH May 20. 2019

08. 우리나라 언론사, 몇개나 있을까

하루에 4개씩 생기고 있다

'매체를 통해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
=언론

'언론을 담당하는 회사. 신문사, 방송국 따위가 있다'
=언론사


네이버 사전에서 발췌한 언론, 그리고 언론사의 뜻이다. 보통 신문사, 잡지사, 방송국, 통신사 등이 포함되는데, 요즘은 그 범위가 확장하고 있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누구든 신문사업을 '등록'만 하면 운영할 수 있다. 많은 온라인 매체가 생겨났다. 바야흐로 인터넷신문의 시대다.


누구든 시·도지사에게 등록만 하면 언론사로 인정받는다. 제호와 어떤 종류의 발행물인지 적고,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와 법인명 등을 채우면 된다. 발행인과 편집인, 인쇄인의 인적사항을 적으면 1장짜리 신청서의 반 이상이 찬다.


인적 자원만 확보하면 언론사 설립에는 큰 걸림돌은 없는 것 같다. '언론사 등록'이라고 검색하면, 블로그 기반의 인터넷신문사를 차리는 방법이 나온다. IT강국답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언론사는 증가세다. 언론사 수가 수천을 넘어선 지 오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하는 정기간행물 등록관리시스템(http://bit.ly/2M13FPB)에 따르면, 5월 15일 기준 1만8969개의 언론사가 있다. 이들이 만드는 정기간행물은 2만1307개다. 언론사가 쏟아내는 간행물은 2016년 이후 매년 5% 이상씩 성장하는 중인데, 올해도 상반기가 다 지나기 전에 2.76%의 증가율을 보였다. 연말까지 성장률이 무난히 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누가 이 업계를 사양산업이라고 했을까. SNS 덕택에 1인 미디어가 언론사를 대체할 거란 의견이 힘을 얻었지만, 실제론 신생 매체가 끊임없이 늘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은 탓도 있지만 이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새로운 도전자의 대부분은 인터넷신문이다. 이들은 이미 전체 언론사의 44.26%를 차지한다. 물론 8400여개에 달하는 인터넷신문이 모두 활동을 하진 않는다. 인터넷신문사 5개 중 2개는 '개점휴업' 중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홈페이지가 아예 없거나 1년간 생산 기사가 없는 경우다. 다만 인쇄, 유통 채널을 갖춰야 하는 과거와 다르게 진입이 쉽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인터넷신문은 한동안 상향 곡선을 그리며 늘어날 확률이 높다. 어떤 콘텐츠와 비즈니스 구조를 지녔건 말이다.


■인터넷신문과 기업의 관계

인터넷신문은 기업에게 '양날의 검'이다. 부담스러운 점도 있고, 좋은 점도 있다.


언론홍보의 기본은 '네트워크 구축'인데, 그만큼 관리해야 하는 매체가 증가한 걸 뜻한다. 시간, 경제적 자원이 드는 건 두말할 필요 없다. 비판적인 매체가 증가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에 외줄타기를 하는 기분이다. 큰 모니터에 네이버 뉴스 페이지를 열어놓고, '검색 자동 새로고침' 기능에 찬사를 보낸다. 인터넷신문은 언제든 우리 회사의 이야기를 터트릴 수 있다. 특정 시간에 신문을 찍거나 방송을 하는 고전 매체들과는 다르다.


한 곳에서 부정 기사를 송출하면, 수많은 곳에서 곧 추가 취재를 요청한다. 비슷한 기사가 쏟아지는 게 무슨 의미냐는 의견도 있지만, PR실무자에겐 이야기가 다르다. 이슈가 확대, 재생산되는 가능성을 높여 또 다른 위험을 낳기도 한다. 기자들은 특종을 원하면서도 '물 먹는 건' 용납 못한다. 많은 매체에서 나온 이야기를 안 쓰고 넘어갈 수는 없다.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악재가, 많은 기자들의 발제거리로 떠오르기도 한다.



반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파트너가 등장한 건 손뼉 칠 일이다. 영상 내러티브에 익숙하고, 탄탄한 전문성을 갖춘 미디어가 여럿 나타났다. 블로깅 하듯 쉽고 재미있게 IT를 해석하는 '아웃스탠딩', 각 기자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뉴스레터와 정기 리포트를 발행하는 '바이라인네트워크'까지. 리뷰 콘셉트로 독자를 매료시킨 '디 에디트'와 쫀쫀한 영상으로 사회 이슈를 환기하는 '닷페이스'도 매력적이다. 이해관계만 맞는다면, 감각 없는 PR담당자도 이들과 함께 감각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바이라인네트워크 '조조수트' 리뷰가 떠오른다. 코미디와 기자의 전문적인 리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영상이다. 볼거리를 제공하면서도, 트렌디한 상품을 소개하는 목적을 달성해 이래저래 입소문이 돌았다. 기업이 온라인에서 소구하고 싶은 '키치함'을 신생 미디어가 소화해줄 수 있다는 점 엿보였다.



다수의 기업이 PR 혹은 마케팅 측면에서 미디어와 협업을 꿈꾼다. 글을 쓰는 5월 20일까지, 올해만 해도 581개의 신규 간행물이 등록됐다. 140일 동안 하루에 4개 꼴로 새로 생겨난 셈이다. 인터넷신문은 같은 기간 510개가 탄생했다. 이들은 기업에게 기회일까, 위기일까. 언론홍보는 오늘도 두근두근하다.

 

*‘인터넷신문·인터넷뉴스서비스 운영 및 법규 준수 실태점검'(문화체육관광부, 201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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