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uluJ Jan 12. 2024

프롤로그: 서른 살, 캐나다 워홀 막차에 올라타다

사서 고생하는 게 좋은 나. 해외살이가 좋다고요!


30대를 맞이하며 쓰는 글


만 서른 살에 잘 다니던 직장도 관두고 워킹홀리데이를 간다고 하면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엥? 워킹홀리데이? 가서 뭐 하려고?" 

"진짜? 또 해외로 가는거야?"

"너의 새로운 삶을 응원해!"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정말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말로는 응원은 하지만 솔직히 왜 가는지 의아해하는 표정을 보여준 지인도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항상 그렇듯 '얘 또 나가는구나' 반포기 상태로 응원해주셨다. 


고등학교시절부터 계속 자의적 해외살이를 했던 나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너무나도 편했다. 모든 게 빠르게 처리되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들을 언제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눈치보며 붙어있어야 하는 한국의 직장생활은 달랐다. 특히 출근 첫날부터 팀장이 나를 견제해서 1년 동안 버티기가 정말 힘들었다. 온갖 비위를 다 맞춰줘야지만 나를 인정해 주기는 커녕 본인 밥그릇을 챙기느라 허덕이는 리더를 보면서 많은 현타가 왔었다. 내가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봐왔던 리더십의 모습이랑 너무 달라 솔직히 많은 실망을 했었다. 모든 리더가 다 이상적이진 못할 테니 '참고 버티자' 수없이 나를 다독이며 직장생활을 이어가려 했으나 내 삶에 전-혀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아 결국 퇴사를 하였다. 


여태껏 수년간 해외살이를 해왔어서 솔직히 워킹홀리데이을 신청해볼 생각을 1도 하지 않았다. 내게 워킹홀리데이란 그저 대학생 초반에나 휴학하고 다녀오기 좋은 일종의 현생 도피처라 생각했다. 20대 초반에 워킹홀리데이를 갔었던 지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자면 농장일, 카페에서 일하기, 길거리에서 액세서리 팔기 등 고생하면서 1년을 보내고 돌아왔다고 다들 말한다. 그래서인지 워킹홀리데이는 서른 살이 넘어서 간다고 하면 대부분 '나이 먹고 굳이? 왜?'라는 반응이 나온다. 부정적인 반응들을 보면서 더 워킹홀리데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30세 커트라인에 워크퍼밋 (Work Permit)을 받았다. (2024년 부터는 연령제한이 완화되어 만35세까지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사서고생하는 것을 즐기는 타입니다. 안 해본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실패도 해보고 성취도 해보면서 나 스스로 성장하는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성취중독자 성향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낯선 환경에 나를 노출시킬 때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성장한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운이 좋게도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에 신청하여 캐나다라는 한 번도 안 밟아본 땅으로 1년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1년짜리 워크퍼밋을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외국인 신분으로 일을 하려면 비자가 제일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취직을 하면 그나마 회사파워로 비자를 잘 내주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비자를 받기도, 비자 연장하는 것도 생각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나도 워킹홀리데이는 처음이라 앞으로 겪을 일들이 많겠지만 이렇게 기록하며 캐나다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고 성장과정을 나누고 싶다. 해외살이는 해보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는 분들에게는 용기를, 이미 나와 같이 해외에 나가 외노자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는 글이 되길. 


우리 모두 재미있는 인생을 살길 바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