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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병찬 Nov 04. 2021

두나무의 우리금융지주 인수전 참여 소식을 듣고

혁신의 진짜 걸림돌은 '이전의 성공'

지난 10월 20일, 저녁을 먹다 갑자기 카톡 채팅방이 분주해져 들여다보았는데, 두나무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에 대해 지인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날 점심식사 자리, 그리고 오후 미팅에서 이런 일 - 금융 산업에서 스타트업이 기존의 거대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하는 일이 언제쯤 일어날까 - 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던 터라, 뉴스가 더 의미있게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뉴스를 듣고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 뿐 아니라 기존의 대형 사업자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입장에서 든 생각을 정리해 보았는데, 한국경제에서 기고문으로 실어주셨습니다. 브런치에 원문을 남깁니다.




Photo by Ross Findon on Unsplash


단톡방을 분주하게 만든 ‘두나무’의 ‘우리금융지주’ 인수전 참여


지난 주 수요일 10월 20일 저녁, 필자의 카카오톡에 있는 여러 대화방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다양한 연령대, 직업, 배경의 친구들, 선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방이 분주해진 이유는 한 가지, 바로 ‘예금보험공사가 진행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입찰에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가 참여했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두나무는 ‘금융과 기술을 결합하여 누구나 더 쉽게, 효과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금융 환경을 만들겠다’는 모토를 가지고 대한민국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주식 애플리케이션 ‘증권플러스’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올해 암호화폐 거래가 폭증하면서 업비트가 선발 업체인 빗썸을 제치고 압도적인 국내 1등 거래소로 입지를 굳혔을 뿐 아니라 전세계 대형 거래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런 성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업이익을 합쳐도 두나무의 영업이익에 미치지 못할 정도의 재무적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향후 두나무가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12년 주식시세 확인 서비스 ‘증권플러스’, 2017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출시한 스타트업 두나무가, 빠르게 성장하여 국내 5대금융지주회사 중 하나인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업계의 지인들에게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Big Fish vs. Small Fish


물론 이런 사건은 우연한 기회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먼저, 대기업들의 ‘사냥감’으로 인식되던 토종 스타트업들이 ‘사냥꾼’으로의 역할을 하는 것은 이미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유니콘 스타트업들은 대규모의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른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의 자회사 또는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엑시콘, 데카콘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M&A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의 국내 사례만 보더라도, 제 3호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타다’ 인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로부터 2조원의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 국내 1호 프롭테크 스타트업인 직방의 ‘삼성SDS 홈 IoT 부문’ 인수 등을 꼽을 수 있다.


두나무의 입장에서도, 올해 상반기 기준 2조원 가까이 쌓여 있을 것으로 보이는 현금성 자산을 그대로 묵혀두기보다는, 전략적인 투자, M&A, 사업 확장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과점주주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업 자본, 외국 자본에게도 M&A의 문호를 적극적으로 열고자 하고 있어서, 금번 지분 투자는 두나무 사업 포트폴리오의 성장을 위한 중장기적 파트너를 만드는 포석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도 암호화폐 거래소 고객을 위한 안정적 계좌 공급처를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2019년 재출범 이후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동양자산운용을 인수하는 등 다수 회사를 인수하는 공격적 경영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두나무가 의미있는 민영화를 완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디파이 (DeFi), NFT 등 암호화폐 기반의 새로운 산업에 참여하기 위한 실험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느리지만 전진하는 규제 완화, 그리고 혁신을 위한 노력의 확산


'Regulating the Internet' by Nate Beeler, The Columbus Dispatch


전통적으로 금융 산업은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인프라라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 그래서 시스템 안정, 소비자 보호 등의 이유로 전방위적 규제, 그리고 그 뒤에 어느 정도의 그림자 규제가 존재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네이버, 카카오 등과 같은 빅테크 뿐 아니라 혁신적인 ‘테크핀’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규제 당국도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함으로써 금융서비스의 수준을 한차원 높이고, 결국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한다는 철학 하에,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금융규제 샌드박스,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 등 굵직한 규제 완화책을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출범한지 4년만에 자산을 40조 규모까지 늘리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도 1,000만명이 넘는 월간 활성이용자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멀티플을 바탕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 공격적인 M&A와 사업 확대를 꾀할 것이다.


2년 전부터 시작된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출현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벤처캐피탈들은 여기에 약 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지난 9월 기준 마이데이터 사업 최종 허가를 받은 업체는 70여개에 달한다. 데이터의 주인인 ‘개인’에게 자기 정보의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초개인화 서비스의 방향으로 발전할 텐데, 고객에 대한 엄청난 집중도, 데이터 기반 사업의 경험과 기술적 역량 등을 보유한 빅테크와 테크핀 기업들에게 약진의 기회를 부여하여, 기존 금융사들의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대형 금융사를 위주로 한 금융권도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기술 도입 등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 신한금융지주는 TODP (Total Open Digital Platform) 추진단을 꾸리고 금융, 비금융을 아우르는 컨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는데, 올 초 조직개편에서 20개 사업그룹 안에 ‘디지털 혁신 랩(DI Lab)’을 만들어 매트릭스 체계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에도 열심이어서, 블록체인 기반의 정책자금 대출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인공지능 기반 투자자문회사인 신한 AI를 설립,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그룹의 디지털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유망 벤처, 스타트업 및 예비 유니콘 기업에게 투자하기 위해 총 3,000억원 규모의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펀드를 조성하였다.


KB금융지주는 2018년 ‘K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열고 2025년까지 2조원의 디지털 관련 사업에 투자, 4,000여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그룹의 ‘1등 금융 플랫폼’ 도약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지난 해 말 디지털, IT, 데이터 등 기능별로 분리되어 있던 조직을 ‘고객’ 관점에 기반을 둔 플랫폼 조직으로 전면 개편한 바 있다. 또,  IT 기술 인프라, AI, 클라우드 등 혁신기술을 총괄하는 테크그룹을 신설, 노하우를 가진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테크그룹의 신설은, 은행 현업의 파트너이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조직으로서 다양한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며 빅테크 및 테크핀 회사들과 기술 경쟁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KB국민은행의 인공지능 기술 도입은 테크그룹 내 AI 센터를 통해 추진되는데, 내년까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금융비서’를 개발, 대면 업무의 한계를 극복하고 디지털화를 선도한다는 목표 아래, 금융 특화 한글 자연어 모델인 ‘KB-ALBERT’를 개발, 공개하기도 했다.


기존 사업자가 빠지기 쉬운, ‘존속적 혁신’의 함정


Prof. Clayton Christensen (1952~2020) by John Lamparski/Getty Images


문제는, 기존 대형 금융사들이 추진하는 변화가 그 속도와 깊이의 측면에 있어서 충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국은 ‘존속적 혁신’의 영역이지 ‘파괴적 혁신’ 방향이 아니라는 점이다.


작년 1월 세상을 떠난 클레이튼 크리스텐센 교수는, 혁신을 ‘존속적 혁신 (sustaining innovation)’과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으로 구분했다. 존속적 혁신은 주요 시장에서 활동하는 주류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에 맞춰 기존 제품의 성능을 향상하는 것으로, 크리스텐센 교수는 “특정 산업 내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기술 진보는 존속적인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반면 파괴적 혁신의 과정을 살펴보면, ‘기존 기업들이 간과해왔던 고객층을 겨냥해 적절한 기능을 낮은 가격에 편리하게 제공하여 발판을 확보하고, 이 장점을 유지한 채 기존 기업의 주류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까지 제공하면서 시장의 상층부로 올라가 결국 주류 소비자들이 신규 진입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규모로 사용하기 시작할 때’ 파괴가 일어나게 된다.


Image by Viva Republica/Toss


토스는 바로 이 파괴적 혁신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토스의 가장 초기 서비스였던 ‘간편 송금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고스트 프로토콜’이라는 프로젝트로 3개월간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어떤 불편함을 겪는지 관찰하여 필요할 만한 앱을 기획하는 과정을 반복, 100여개의 아이디어가 탄생했는데, 그 여섯 번째 시도가 바로 토스였다고 한다. 이마저도 런칭 이후 1년 동안 액티브 엑스와 공인인증서 관련 규제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다가 한류 열풍 덕택에 외국인의 간편 결제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규제가 풀리고, 이후 본격적 성장을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 조그맣게 생긴 틈을 계속해서 넓히고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니즈와 행동을 추적해가면서 은행, 보험, 카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결국 올해 10월 제 3 인터넷 전문은행 서비스를 런칭하게 되었다.


Image from Toronto Star


반면, 이미 거대한 규모의 고객과 그에 맞는 조직을 갖추고 있는 주류 기업은, 새로운 소비자가 있는 소규모 신생 시장에서 강력한 포지션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자본과 인력을 자유롭게 배분하기 어렵다. 새로운 소비자를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들자는 시도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 이를 운영하는 조직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로 변질되기 일쑤이고, 그 진행 과정 또한 여러 가지 이해관계에 얽혀 의사 결정의 적기를 놓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파괴적 혁신’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존속적 기술’에 대한 투자가, 모두의 마음과 이해관계를 다치지 않는 대안이 된다. 필자의 의도를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절대 주류 기업 조직이 혁신을 거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거나, 자원과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고객, 기존 사업과 서비스, 기존 투자자에 대한 열심과 헌신이 역설적으로 그렇게도 원하는 진정한 혁신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는 것이다.


결국, ‘파괴적 혁신’을 하려면 적합한 비용 구조와 자원을 가진 독립적인 조직을 별도로 두고, 여기서 극단적인 소비자 지향의 실험을 빠르게 반복적, 학습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기존 사업자의 ‘파괴적 혁신’ 노력 : ‘Diagram Ventures’ 사례


Diagram Ventures (Image from T-Net)


기존 주류 사업자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새로운 혁신적 사업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사례로 캐나다의 Diagram Ventures를 소개하고자 한다.


Diagram Ventures는 캐나다 7위 금융그룹인 Power Corporation of Canada가 설립한 ‘벤처 런치패드’ 또는 ‘하이브리드 벤처 펀드’라고 할 수 있다. Power Corporation of Canada는 생명보험, 연금보험, 자산운용 등 다양한 금융 사업을 전개하는 지주회사로, 2020년 기준 총자산 약 1,200조원, 매출액 약 70조원 규모의 대형 금융그룹이다. 대표적인 자회사는 캐나다 2위의 생명보험사인 Canada Life가 있다.


2016년 Power Corporation of Canada는 “(주력 사업인) 보험, 금융서비스, 그리고 헬스케어를 파괴적으로 혁신할 스타트업을 만들어낸다”는 목표로, 그룹의 투자 전문 자회사인 Sagard Holdings를 LP로 하는 벤처 캐피탈 Diagram Ventures를 설립하였다. Diagram Ventures는 기존의 VC처럼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가진 외부의 누군가가 접근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Diagram Ventures의 파트너들과 Power Corporation of Canada 및 금융계, 그리고 스타트업의 네트워크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수집하고, 까다롭게 검토하여 걸러내는 과정을 정기적으로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선별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소규모의 내부 팀과 리소스를 동원해 Seed Round를 거칠 정도의 프로토타이핑을 해서 외부 검증을 하고, 그 이후 이 스타트업 아이디어와 맞는 ‘창업자’를 찾는다. 이 창업자와 합을 맞추고 아이디어를 창업자가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동안,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각종 네트워크, 파트너십, 자원, 경험있는 인력 등을 함께 준비하고, 그 이후 본격적 펀딩과 확장의 과정을 진행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캐나다 뿐 아니라 북미 전역에서 진행함으로써, 보다 넓은 시장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보다 넓은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기존 사업의 외부에서 혁신을 위한 Seed를 만들어내고, 이를 진두지휘할 창업자를 찾아내어 경험과 자원을 투여함으로써 스타트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이후 스타트업이 성장했을 때 IPO 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M&A를 통한 ‘우군화’ 등 다양한 Exit 전략을 취하는 이 모델로, Diagram Ventures는 지난 5년간 14개의 포트폴리오 회사를 만들어냈으며 이 중 2개는 Exit, 1개는 IPO를 하며 Power Corporation of Canada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다시 한 번 한국의 산업 전체가 ‘파괴적 혁신’을 시도할 시기


Image by Ed Jones/AFP via Getty Images


돌이켜보면, 한국의 70년대 ~ 80년대는 세계 시장을 향해 도전한 ‘파괴적 혁신’의 시기였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 기업들은 효율성에 근거한 ‘존속적 혁신’의 덫에 붙들려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뿐 아니라 제조, 금융 등 기존의 주력 산업에도 엄청난 재무적 자원 뿐 아니라 뛰어난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 더 늦기 전에, 성장 시장의 이코노믹스에 대한 이해와 글로벌하게 열린 시각을 바탕으로, 기존 산업을 ‘파괴적으로 혁신’하면서 새로운 역동성을 만들어내고, 사회 전반에 혁신의 기운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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