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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ngkwon Lee Nov 20. 2022

세일즈맨 vs 사업개발자 vs 기업가


저의 공식적인 직무는 사업개발자(Business Developer)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세일즈맨(특히, B2B)으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저는 코멘토라는 회사의 공동창업자로서 기업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기도 합니다. 세일즈맨과 사업개발자 그리고 기업가로서 동시에 여러가지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역할을 무리해서 수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저만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고 나에게 맞는 커리어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요. 저는 세일즈맨과 사업개발자 그리고 기업가는 핵심적인 역량을 공유하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자신의 커리어와 역량을 발전시키는 과정 가운데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방향성은 세일즈맨 > 사업개발자 > 기업가 의 순서로 발전하며, 다음의 역할은 이전 단계의 역량을 모두 포함하면서 새로운 역량과 가치를 발현하는 형태로 나아간다고 봅니다.


우선 사업개발자로서 자기인식과 노력을 하지 않는 단순한 세일즈맨은 성장의 한계가 명확합니다. 또한 기업가로서의 비전과 아우라를 갖추지 못 하는 사업개발자 역시, 기능적인 수준에서의 효용성을 넘어서 자신만의 특별한 아우라를 뽐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비록 지금은 단순한 세일즈맨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더라도 절대로 작게 보이지 않습니다. 고객과 시장은 그를 아마도 세상을 바꿀 위대한 혁신가 또는 기업가로 기억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회사의 새로운 영업담당자를 채용할 때 반드시 사업개발자 또는 기업가의 모습이 보이는 사람만을 채용합니다. 비록 지금은 세일즈 기술이 서툴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람들은 빠른 시일안에 압도적인 세일즈 성과를 기록함과 동시에 회사의 사업과 제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입사한 팀원들에게는 아주 기본으로서의 세일즈 스킬과 역량을 가르칠 뿐, 그들이 갖고 있는 사업개발자 또는 기업가로서의 야심을 자극하고 코칭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세일즈맨과 사업개발자 그리고 기업가는 어떻게 다를까요? 아래 표와 같이 각각의 차이점에 대해서 정리해보았습니다.

세일즈맨 vs 사업개발자 vs 기업가


세일즈 스킬과 제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인 성과를 높이는 세일즈맨


탁월한 세일즈맨은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타겟팅하는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수주 가능성이 높은 잠재 고객을 정확하게 구별해냄으로써 효율적으로 세일즈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포착된 거래기회 속에서 어렵지 않게 고객의 고민과 니즈를 파악하여 성공적으로 거래를 이어나갑니다. 회사 관점에서 탁월한 세일즈맨은 그야말로 복덩이와 같은 존재입니다. 자신의 몫(매출)을 걱정없이 달성해줌으로써 회사는 그들을 믿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탁월한 세일즈맨은 그만큼 귀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쉽지만 명확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자신이 세일즈하는 정해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넘어서 새로운 사업분야를 개척하거나 시장을 확대하는데 있어서는 서툰 편입니다. 그들은 마치 약속된 룰과 제한된 영역 속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고도로 훈련된 병사와 같습니다.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싸움의 룰을 수립하고 미지의 공간으로 침투하는데에는 역량을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들은 제품이 시장의 검증(PMF, Product Market Fit)을 받고 성장기에 있는 단계에서는 큰 성과를 만들어내지만 반대로 제품과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드는 순간 제품과 함께 추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락하는 제품의 멱살을 잡고 리바운드하거나 새로운 성장 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을 넘어 한 사업단위의 매출을 만들고 시장을 돌파할 줄 아는 사업개발자


사업개발자는 개별 제품과 고객에서 머물지 않고 이를 시장과 사업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답을 찾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스스로 정의할 수 있고 이를 구매가능한 상태로 상품화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더 쉽게는 기존의 사업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시장과 사업모델로 진출/확대하는데 역량이 발휘되기도 합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단순한 개인 매출을 넘어섭니다. 개별 제품과 고객을 넘어, 타겟팅하고 있는 전체 시장과 사업 단위에서 사고하고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만들어 내는 가치는 하나의 어엿한 사업 매출입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사업개발자로서 한정된 사람들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탁월한 세일즈맨으로서의 역량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고 사업개발을 할 줄 알기 때문에 회사에 큰 단위의 사업매출을 가져다 주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존 시장의 관행을 뒤흔들거나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지는 못 합니다. 훌륭한 사업개발자는 쇠락하는 회사를 살리기도 하고 반대로 급격한 성장을 이끌기도 하지만, 기업가로서의 면모를 갖추지 못 했다면 여전히 뛰어난 선수(Player)에 그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혁신과 함께 전혀 다른 미래가 기대되고, 존재 자체로서 아우라가 발산되는 '영웅'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세상이 나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시장을 끌어당기는 기업가


훌륭한 기업가의 말과 행동에는 확신이 넘쳐납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명확한 관점과 담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고 이를 사업을 통해서 혁신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뛰어난 기업가들은 그들이 내뿜는 강력한 아우라로 만나는 사람들마다 매료시킵니다. 저는 기업가적 자질을 가진 세일즈 지원자를 아주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물론 저 자신 스스로도 훌륭한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 항상 반성하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래야만 기업가의 자격을 갖춘 지원자를 부끄러움 없이 채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관심을 갖고 만들어 내는 가치는 '세상의 변화'입니다. 단순히 개인과 사업 단위의 매출을 높이는데에 머물지 않고 그들의 담대한 비전이 실현된 상태로 변화된 세상을 꿈꾸기 때문입니다. 20억 또는 200억 숫자가 무슨 소용일까요? 그들이 원하는데로 세상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세상이 변화하는 는 그 순간까지 그들은 지치거나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 훌륭한 기업가에게 한계나 아쉬운 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회사를 넘어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영웅'의 존재에 가깝습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남다른 진정성과 담대한 비전으로 하여금 손길이 닿은 곳 마다 사람들과 시장을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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