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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ngkwon Lee Jun 16. 2023

멍청한 질문을 안 하면, 멍청한 실수를 하게 된다.

챗GPT와 AI 환경에서, 사람들이 질문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려면.

이번 2023 HRD 컨퍼런스의 핵심 키워드는 챗GPT와 AI로 촉발된 변화된 디지털 기업환경에서 요구되는 HRD의 역할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과 트렌드에서 본질과 핵심을 망각하는 것을 경계하는 편입니다. (작년에는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이 HRD 시장에서 큰 화두였었는데요, 지금은 허망하게도 쏙 들어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만들어낼 변화는 호들갑을 떨어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사고'하고 '행동'하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방식을 뒤흔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챗GPT에 대한 자세한 이해와 그것에 대한 가치판단의 문제는 뒤로하고, 일단 저는 '질문'이라는 개념과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챗GPT를 인간이 어떻게 활용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에서 가장 첫 번째로 제기되는 문제가 "인간의 질문하는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HRD 역시,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과 숙제가 될 것입니다. 생성형 AI가 활용되는 세상에서는 좋은 '질문'을 던지지 못하면 결국 시작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좋은 질문을 좀 처럼 던지지 못 할까요?


어제 참가한 컨퍼런스의 세션에서 제가 배운 2가지는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최소한 그래도 뭘 좀 알고 있어야 질문을 한다"와 "애정이 없다면 질문이 나오지 않는다"였습니다. 배경지식과 전문지식이 전무한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배움이 먼저이기에 질문이 생겨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질문이라는 것은 남이 아닌, 나로부터 출발하는 능동적 행위이기 때문에 질문의 대상이 되는 주제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면 질문은 애초에 성립이 불가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 한가지 더 특히 대한민국 사회의 특수성이 반영된 사실 한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바로 질문을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문화입니다. 교실에서 또는 강의장에서 세션이 끝나고 질문을 받겠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질문을 하면 그 사람의 질문내용에 대해서 감히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왜 저런 멍청한 질문을 할까" 이런 생각을 머리 속으로 하면서요.



그런데 외국 특히 미국의 교실이나 강의장에 가보면, 정말 분위기가 180도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nA 세션이 시작되면, 질문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손이 마치 들불처럼 일어납니다. 여기에서 한국인들은 첫 번째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질문 내용을 듣고 두 번째 충격을 받습니다. "왜 저런 멍청한 질문을 할까?" "도대체 강의내용은 잘 들은 걸까?" 이런 평가를 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저는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앞으로 챗GPT가 촉발한 세상에서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크게 제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멍청한 질문을 해서는 절대 안돼!"라고 스스로 질문에 제동을 거는 문화와 분위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제가 과거에 미국에서 근무를 하면서 상사로부터 듣게된 피드백이 저의 그릇된 사고를 고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미팅이 시작되고 나서 각자의 의견과 질문이 이어졌고 저는 역시 질문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가 상사가 저에게 와서 물어보았습니다. "강권, 왜 너는 질문이 없어?" 그래서 저는 대답을 했습니다. "사실 몇 개 질문이 있긴 했는데, 너무 간단하고 멍청해보이는 질문 같아서 차라리 내가 스스로 공부하거나 알아내려고 했어"라고 말하자, 상사가 저에게 이렇게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세상에 멍청한 질문은 없어" (There is no stupid question in the world)
"멍청한 질문을 하지 않으면, 멍청한 실수를 하게 될거야" (People make stupid mistake, because they don't ask stupid question)



상사의 피드백을 들었을 때 저는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 질문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발전하기 위한 행동인데, 왜 나는 질문을 스스로 남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제한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며 깊이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일화를 질문을 주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무리 배경지식과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일에 애정을 갖게 된들, 질문하는 행동을 두려워하고 너무 신성시하게 생각하는 사고를 갖고 있다면 자연스러운 질문이 나오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더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사람들의 문제제기와 질문에 가치평가를 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질문의 내용보다는 질문을 한 행위 그 자체를 인정해주고 그 사람이 질문과 답변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누군가의 질문이 나오면 이렇게 해주면 어떨까요?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질문을 해줘서 감사합니다". "그 질문을 하게 된 배경과 이유가 궁금하군요.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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