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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많은김자까 Jul 06. 2022

K아줌마들의 용감무쌍 자유여행1. "웨어 아유 프롬?"

50대 전후, 다섯명의 우리 K아줌마들의 '코로나 뚫고 해외여행'은 팔자가 좋아서가 아니라,

"어쩌다보니"로 시작해 "어쩔수없이"를 거쳐 "어라우리진짜가?""우리진짜가도돼?"가 돼 버린,

초특급 울트라 대책없음의 끝판뫙 해외여행이었다.

다섯명은 2호 초딩친구들의 엄마들로

평소 종종 만나 수다를 떨고,

비록 '누워서 침뱉기'라 할지라도, 애끓는 모성들이 모여,

공부안하고 못하는 녀석들(2호와 친구들/현재 다섯 중 넷이 재수생ㅜㅜ)을 흉보고, 성토하는...엄마들의 신나는 동병상련 모임이다.

그러던 어느날, 여섯명 중 한명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고,

"우리 (언젠가) 미국가자"는 빈말로 시작됐던 작당모의가 조금씩 현실이 되고,

"미국은 무슨 미국!! 이탈리아로 가자"는 나의 역시나 현실감없는 부추김이,

최저가 항공권 예약으로 실행됐다.

하지만, 그렇다 치더라도....설마....진짜 가겠어?

코로나로 이지경인데? .............그도 그럴것이, 항공사는 제멋대로 항공권예약을 취소하고 변경하기를 몇번.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현실이 될 것 같지 않았던, 그날이 와버렸던 것이다. 출국일. 2022년 5월 31일


애초, 친목계로 밥이나 먹자는 의미에서 

조금씩 돈을 모았던 터라...예산이 충분하지 않았고

패키지 깃발 따라 다니는 고분고분한 아줌마들이 아니었던 지라. 자유여행!! 렌터카를 빌리고, 숙소로는 에어비앤비 아그리투리스모를 예약하고,

각자 도시 한곳씩을 맡아 자료조사를 하고. 

미술관박물관 등등은 사전 온라인 예약을 하고,

그렇게 일정을 짜서, 일단 부딪혀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된 일정은 5월 31일 밤 11시 40분 출발. 6월1일 정오(현지시각) 밀라노 도착 (개뿔 정오는....무슨........인천공항 출발 24시간만에 밀라노에 도착. 밀라노숙소에 문따고 들어간 건 28시간만이었다....;(......./이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정말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밀라노 꼬모 아레초 (더몰아울렛) 아씨시 몬탈치노(토스카나) 시에나 피렌체 로마.......11박 13일 이탈리아 자유여행 중.....마지막 일정이자, 여행 9일째 피렌체에서 로마로 가던 일화를 소개합니다.

(구독자님들 안녕하셨지요~~^^)

  


이태리의 종착지는 로마였다

피렌체에서 로마로 이동하는데,

차로 세시간 반 정도가 걸렸고

내가 두시간을 운전하고

동행했던 최고연장자 언냐가 나머지길을 운전했는데,

내가 운전대를 넘기고,

삼십분이 채 안돼,

그야말로 어마무시 무지막지한 우박이 퍼부었다.

우박은 손가락 한마디 두마디 크기였고.

ㄲㅑ악~~공포 그 자체였다.

현지인들조차 고가다리 밑에서 비상등을 켜고 정차해서는

우박을 피하는 지경이었는데,

렌터카 반납이

로마 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 정오였기에

우린 죽기살기로 전진또전진했다. 덜덜 떨면서~~

우박이나 비바람 자체도 무서웠지만,

우박에 차가 찌그러지면 어쩌나.

이것들(렌터카업체)이 우리 데파짓 500유로를 떼먹으면 어쩌나

(사연: 밀라노에서 차를 인수할때, 사기꾼 직원과 두시간을 싸워, 우리 K아줌씨들이 승리한 터라...우리에겐 깔끔한 결말. 그러니까, 온전히 500유로를 받아내는 게 K아줌마들의 존심이자 위상을 지키는 국가적 사명같은...뭐 대충 그런...)

그렇게 로마 톨게이트에 도착해

톨비를 내기 위해, 교통표딱지를 기계에 넣으려는데

운전석에서 차창 밖으로 팔을 내미는 순간

우박이 치고, 비가 치고, 바람이 쳐서

표는 찢어졌고,

기계에 들어가지 않았다.

한참 헤매고 빨간 버튼을 눌러대

저짝서 말을 걸어왔다


"뭔 문제 있어?"

-헬프미. 티켓 찢어졌어

"웨어ㄹ아유 프롬?"

-싸우스코리아 (그리고 묻지도 않는) 노 이탈리안!!


하지만, 그 후로도 한참을 뭐라뭐라 하던 저짝 (아마도)이탈리아도로공사?? 직원이 (마지못해. 물론 교통비도 계산하지 않았는데) 차단기를 열어줬다.

우린 들리든 말든 땡큐를 연발하며,

그렇게 톨게이트를 빠져나왔고

비록 30분 반납이 늦었지만

밀라노와는 다른

젠틀한 로마 렌터카 직원들의 환대 속에 무사히 차를 반납했다.

그리고 그날 미친듯이 몰아치며 셀프로마투어를 마치고,

기진맥진 모두 숙소에 널부러져 있을 때,

당시 운전을 했던 '이대나온녀자'이자

모기업 이사님인 최고 연장자 언니(당시 운전자)가 입을 뗐다.


"그런데 말이야. 아까 톨게이트에서 말이야. 그 사람이

'웨어 ㄹ 아유 프롬?' 했자나. (끄덕×4) 그거 답이 싸우쓰코리아가 아니라 피렌체였던거 같아.

어느 톨게이트에서 왔냐구...톨비 계산해서 받으려고..."




한국식 주입식 교육의 폐해였지 뭡니까?

"웨어 아유 프롬?"이면....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답은 "싸우스코리아"

의도치 않게, 한국에서 로마까지 차끌고간 K아줌마들이 되고 말았더랍니다.

이탈리아도로공사?? 여러분~~~!! 어서어서 청구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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