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대딩
2호 재딩(재수생)
3호 고등
4호 초육딩
5호 초이딩
2녀3남의 5남매 엄마, 애많은김자까입니다 ^^
(구독자님들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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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초딩6학년이 된 4호 1학년일 적에, 내가 그반에서 최고령의 학모임을 알고
그 후론 웬만한 일이 아니고선, 학교에 등장하는 일을 자제하기로 다짐했다.
1호 첫애 때 와는 달리
요즘은 학부모의 학교출입이 자유롭지 않은데다
코로나19 훨씬 이전부터
학교 행사에
학부모의 손을 필요로 하지 않았고, 한부모의 발 역시 동원되는 일이 뜸해졌다.
1호때, 라떼는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다.
라떼는 말이야~~애들 체험학습때 선생님 도시락도 싸고
라때는 말이지~~바자회때 물건도 팔고, 음식도 팔아서 열심히 학교 발전기금이란 걸 냈어야 했다구~~
그러다가 코로나19라는 역병으로
학생도 못가는 학교, 더군다나 학부모가 학교 가는 일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5호가.
5호 : 엄마!
나 : 응
5호 : 9월 몇일 수요일 오전에 시간되세요.
나: 아니, 그 시간은 엄마는 늘 바빠.
5호 : 그래도 어떻게 시간을 낼 수는 없을까요?
나 : 응 없어. (5호 무룩) 왜?
5호 : 그날 공개수업이라서요.
그렇게 매일 똑같은 대화가 몇날며칠 되풀이 됐다.
그러다가 며칠 못가서 나는 버럭 짜증이 났다.
"엄마 그 시간은 안된댔자나
그리고 5호야. 너희 반 친구들 보다 엄마가 열살이상이 많아.
엄마가 가면, 애들이 '너희 엄마 늙었다. 할머니 같다' 이럴 수 있어."
5호 : 아니에요. 엄마는 젊어보이시고, 전 절대 엄마가 창피하지 않아요.
아무리 그래도, 초딩2학년 엄마가 50대인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나는 "그러면, 할머니가 가면되겠네." 이러면서 울엄마 김여사를 바라봤다.
이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아이는 서둘러 입을 뗐다.
5호는 말을 참 예쁘게 하는 아이다.
"할머니는 안오셔도 돼요. 할머니! 제가 할머니가 오시는 게 싫어서 그러는 게 절대 아니라요. 우리집이 높잖아요. 9시 50분에 공개수업 오셨다가 집에 가셨다가, 또 저를 데리러 12시 50분에 다시 오셔야 하잖아요. 할머니가 학교집을 두번이나 왔다갔다 하시는게 너무 힘드실까봐 오시지 말라는 거에요"
아무리 돌려말하고 이쁘게 말해도, 듣는 할머니 서운하겠다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할머니가 학교오는 거 챙피해"라는 말에 듣은 할머니 서운한 감정이 드는>은, 이미 1호때 깔끔하게 수료한 울엄마 김여사 이시다.
되려, 나에게 "얘, 다들 젊은 엄마들 오는데, 늙은 할미가 가면 애가 좋겠니?"
나는 "나도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늙은 엄마유"
울엄마 김여사는 내내 5호가 안스러웠다.
하지만, 당신의 딸도 생방송 준비로 아침내내 바쁘게 일하고,
마지막 원고 정리가 끝나는 정오쯤 돼서야
선채로 아점을 먹든지 거르든지 하고, 바쁘게 출근길에 나서는 일상이다보니,
"어떻게든 공개수업에 참석해보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결국 난, 난 5호에게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그만 얘기해." 야멸차게
아이가 일말의 기대를 가질 수 없도록 점선의 절취선이 아닌, 실선을 그어 버렸고.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5호 : 엄마....
나: 응.......
5호 : 모레 공개수업이라고, 선생님께서 부모님이 공개수업에 오시는 애들한텐, 학교 출입증을 나눠주셨어요.
나 : 그래서?
5호 : 전 안받았죠. 엄마는 바쁘시니까요
나 : 응. 애들 다 받아가디?
5호 : 네. 저만 안받아왔어요.
나 : 다? 다 오신대?
5호 : 네 그런가봐요.
나 : 그래서, 우리 5호 슬펐어?
5호 : 아뇨. 하나도 안슬펐어요. 엄마가 일부러 안오시는 게 아니잖아요. 엄마가 그시간엔 바쁘고. 아빠는 지방에 있고, 할머니는 힘드시니까.
그러면서 아이는 밝게 웃더니 천장을 한참 올려다 봤다.
키작은 아이의 천장을 바로보는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5호야 이리와."
아이는 눈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눈을 크게 뜨고, 입엔 스마일을 그리고 나를 바라봤다.
난 그런 아이를 끌어당겨, 꽉 안아주었다.
아이의 설움이 나의 가슴과 온몸으로 느껴졌다.
나 : 5호야. 그 출입증 내일이라도 받아올 수 있어? 엄마가 꼭 간다고는 약속 못해.
5호: 네.
다음날이 학부모 전화상담이라,
공개수업을 화제로 담임선생님과 얘길 나누는 데,
정말 모든 아이들의 부모님이 참석한다고 했단다.
5호는 거의 일주일동안 등교하자마자
선생님께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기를
"선생님, 저희 엄마는요. 그 시간이 너무너무 바쁘셔서 못올거 같다고 하셔요. 꼭 오고 싶으신데, 할수 없다시네요."
그러더니 오늘 아침엔, 아이는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와서는
"선생님 학교 출입증 주실 수 있어요? 엄마가 어떻게든 시간을 내보겠다고 하셨어요. 꼭 온다고 약속은 못해도 어쩜 오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난 다음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방송 준비를 마치고,
학교엘 갔다. 서둘러 갔지만, 공개수업엔 20분 가량 늦어버렸다.
누가봐도 50대 엄마로는 안보이도록 꽤 신경을 쓴다고 썼지만, 80년대생 엄마들이 대다수일텐데,
70년대 초반의 내가 아무리 수박에 줄을 긋는다 한들~
그리고 나이는 못속이는게,
공개수업 내내, 속으로 수많은 라떼 타령을 했다.
라떼는 말이지. 화이트 보드가 아니라, 칠판이었는데 말이지.
라떼는 말이지. 엄마가 대다수고 아빠는 어쩌다 한두명 올까 말까였는데, 요즘은 아빠들도 다 참석하는 구나
라떼는 말이지 라떼는 말이지...
공개수업이 끝나고 잠깐 아이를 만나는 시간이 주어졌다.
난 5호를 꼭꼭 안아줬다. 아이는 행복해보였다.
공개수업을 마치고, 평소보다 이른 출근을 해서,
친한 동료작가와 점심식사를 하고,
라떼가 맛있는 커피숍엘 갔다.
친구가 물었다.
"뭐 마실래?"
"나...라떼...........아니다 아이스아메리카노"
"왜? 너 여기 라떼 좋아하잖아"
"어. 근데, 오늘 아침에 그누무 라떼~~ 너어무~~~많이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