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배우 고양이들을 만나는 시간
길냥이였던, 이름 없던 고양이 '나나'는 착하고 충실한 집사 '사토루'와의 여행을 시작한다. 그 여행의 끝, 둘은 서로 함께 할 수 있을까. 내 곁에 있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 영화 '고양이 여행 리포트'다.
영화의 구성은 여로형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 '나나'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사토루의 여행은 과거를 되짚어간다. 사투로의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이야기가 쌓여간다. 사토루의 곁에 고양이 나나가 어떤 존재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정직한 구성이다.
본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고양이'다. 등장하는 고양이 캐릭터들을 확고하게 구축했으며, 그를 표현하는 고양이 내면의 목소리는 더욱 그 캐릭터를 관객에게 다가오게 한다. 길고양이였던 '나나'가 사토루를 자신의 집사로 정하기 전까지의 모습을 봐도 그렇다. 스스로를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하는 고양이가 얼마나 귀여운가. 애니메이션에서는 꽤 많이 등장한 방식이고, 최근 본 영화 <베일리 어게인>에서도 등장한 방식이지만, 적절히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고양이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주인을 위로하기 위한 몸짓부터, 주인에게 달려가려는 모습, 차에 치여 생사를 오가는 모습까지. 어떻게 고양이 배우들의 연기력을 이끌어냈을까 싶다.
그리고 영화의 이야기가 단순하다. 범죄가 일어나거나 큰 악역이 없다. 본 영화의 가장 큰 악역이라면 '운명'이 아닐까. 단순한 이야기인 만큼, 그 전달 방식, 사소한 에피소드들은 본 영화가 사랑스러워질 수 있게 된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을 뒤집어 놓을 사건은 아니더라도, 그러한 사건들이 쌓여 현재의 우리가 된다. 그러니 우리의 일상은 모두 영화가 될 수 있다. 사토루의 일생은 평범한 듯, 아픈 구석이 많은, 외로움이 많은, 일찍 철이 든, 그리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습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사토루에게 고양이 나나가 가지는 의미, 가치가 남다를 것이다. 고양이 나나에게 새 주인을 구해주려는 모습도 그런 사토루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찍 철이 들었기에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달라고 쉽게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양이 '나나'는 자신의 충실한 집사 '사토루'의 그런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옛 친구, 첫사랑, 가족들과의 이야기, 여행 속에서 사토루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영상 이미지는 참으로 찬란하며, 서정적이다. 가만히 둘만의 여행길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지막 이별 여행이면서도 둘은 울음을 보이지 않고, 해맑게 웃는다. 찬란하고 행복한 순간을 기억이라도 할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이렇게 과거가 쌓여 현재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이다.
본 영화에서 어떠한 스펙터클한 면모를 기대하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장르의 정석을 잘 따라가는 영화다.
"나의 마지막 고양이가 되어 줘서 고마워"라는 말이 참 어울리는 영화다.
아쉬운 점을 적어본다면 더 차분했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과한 설정들이었다. 영화 후반부, 나름 차분히 쌓아놓은 감정선이 부서지는 기분이 든다. 전반적으로 에피소드들로 풀리는 이야기들이 하나의 설정처럼 느껴진다. 한 캐릭터를 완성하는데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모든 것이 대사로, 말로 설명되다 보니 아쉬울 따름이었다. 더불어 본 영화에서 가장 명배우가 고양이들인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