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4일
아빠가 지쳐서 쓰러졌다. 이렇게 바닥에 엎드리거나 누워있으면 쏜살같이 기어 와서 올라 탄 다음 머리채를 붙잡고 흔들고 쥐어뜯는다. 그것도 아주 신나서 침을 흘리며 소리를 내어 웃는다. 무섭다. 누워있을 때 배에 올라와서 말을 타면서 침을 흘릴 때는 침이 점점 뭉쳐져서 큰 덩어리가 되어서 떨어진다. 옷이 젖으면 그래도 양반이다. 침이 아빠 입속에 떨어질까 봐 너무 두렵다. 얼마나 흔들어 재끼고 몸을 움직이는지 땀을 뻘뻘 흘린다. 이 깡패놀이는 네가 스스로 지쳐 떨어져 나갈 때까지 계속된다. 사실 지금까지 끝을 본 적은 없다. 네가 먼저 지친 적이 없거든. 엎드려서 언젠가는 지쳐서 떨어져 나가겠지 하고 헛된 희망이라도 품는다. 그래야 잠시나마 버틸 수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깡패놀이를 했다. 참고 참다가 도저히 울화가 치밀어서 아빠도 모르게 "니 몇 살이야. 나는 삼십네살이야 인마. 니는 도대체 몇 살이야?"라는 말이 나왔다. 그리고는 계속 쥐어 뜯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