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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한의사 Sep 02. 2019

빨래 훼방꾼

2018년 9월 15일

 빨래가 산더미다. 매일매일 빨래를 해도 빨래가 계속 쌓인다. 빨래라는 것은 옷이나 수건 이불 따위를 사람이 입거나 사용을 해서 이물질이 묻고 더러워져서 세탁물이 된 것을 말하는 것인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실제로 집에 있는 옷보다 빨래가 더 많은 것 같다. 어떻게 된 일인가. 누군가 우리 가족이 자고 있을 때 몰래 집에 들어와 빨랫감을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나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빨래를 갤 때 혹시 공짜 옷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내심 기대를 해보지만 역시나 다 개어진 옷들을 보면 모두 우리 옷가지들이 맞단 말이지.


 오늘 아침도 아빠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빨래들을 개고 있는데 훼방꾼이 나타났다. 빨래 개는 것을 훼방을 놓으면 결국 가족 내부의 일이기 때문에 우리 가족에게 고스란히 그 피해가 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빨래를 개는 사람. 즉, 엄마 아빠는 상대가 빨래를 갤 때 훼방을 놓을 이유가 없다. 일방이 훼방을 놓게 되면 빨래를 개던 사람은 성질을 부리며 남은 빨래를 집어던질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훼방꾼이 그 빨래를 갤 수밖에 없다. 그러니 누구 한 명이 자진해서 빨래를 개고 있을 때는 옆에서 과하지 않게 돌려서 칭찬을 하거나 혹은 잔 말 말고 조용히 숨을 죽이고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이유로 가족 내부에 훼방꾼이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빨래를 갤 수 없는 사람. 바로 딱 한 사람 너 밖에는 없다. 네가 바로 훼방꾼인 것이다. 빨래를 물고 빠는 것을 시작으로 곱게 개어 차곡차곡 쌓아두면 기다렸다는 듯이 팔다리를 휘저으며 빨래를 집어던지고 온 사방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좀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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