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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 Aug 04. 2019

런던의 자투리 기억

그럴싸하게 런던 즐기기 4

1. '세븐시스터즈(Seven sisters)', 7개 언덕의 굽이진 하얀 절벽

  런던 아닌 교외지만 충분히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곳이므로 추가했다. 런던에서 세븐시스터즈를 가기 위해서는 1번의 기차, 1번의 버스 탑승이 필요하다. 브라이튼(Brighton) 도시까지 가는 기차를 타고 다시 세븐시스터즈로 가는 버스를 탄다. 기차는 4명 이상이면 그룹 요금, 버스는 2명 이상이면 그룹 요금이 가능하니 참고하자.(버스는 올해 새로 생긴 패키지다, 기차역 앞 정류장에서 구입 가능) 편도에만 약 3시간 정도 걸리며 반나절은 훌쩍 넘게 소요된다. 아침에 런던에서 출발하여 브라이튼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세븐시스터즈로 출발한다. 유람 후에 브라이튼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런던으로 출발하면 당일치기 완성이다. 해안가 도시인 브라이튼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런던에 이미 숙소를 예약해두어서 1박을 머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날씨가 좋을 때만 가라고 하던데, 그건 아니다. 사진을 잘 안 나올 수 있지만 거대한 자연경관을 보는 것은 항상 볼 만하다. 거대하게 늘어선 절벽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아무 말 없이 감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계단을 타고 내려와 절벽 밑으로 가보는 것도 좋다. 귀에 가득 찬 파도소리와 함께 한참을 앉아 있었다.



2. 오후에는 크림티(Cream tea)

  나에게 영국의 차문화를 즐기는 것은 과하지 않게 크림티 하나면 충분했다. 어느 카페나 빵집에 들어가든 크림티를 즐길 수 있다. 애프터눈티(Afternoon tea)의 간소화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향긋한 티와 따끈따끈 스콘, 풍부한 클로티드 크림, 상큼한 과일 잼이 한 조합이다. 데번(Devon)과 콘월(Cornwall) 지방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크림티 하나 주세요" 하면 홍차/커피를 고르고 라즈베리/스트로베리 잼을 고르면 된다. 자리에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종업원이 먹음직스러운 한 접시와 차를 들고 오신다.

  한국에 찍먹과 부먹이 있는 것처럼 크림티를 먹을 때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먹는 방법이 갈린다. 빵을 반으로 가르고 크림을 먼저 바를지 잼을 먼저 바를지의 차이이다. 찍먹과 부먹만큼의 식감 차이는 나지 않을 것 같지만, 입에 처음 들어올 때 맛의 차이는 조금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해본다. 주문하면 매장에서 방식에 따라 직접 발라주는 경우도 있고 취향에 따라먹게끔 온전한 스콘을 그대로 주기도 한다. 보통 5~6파운드 사이에서 주문이 가능하다. 오후에 시간이 남을 때 남은 일정을 돌아보면서 먹기 딱 좋았다.



3. 낯선 곳에서 낯설지 않은 산책

  런던에 오면 템즈강 근처에 숙소를 꼭 잡고 싶었다. 열심히 검색해본 결과, 좋은 위치에 괜찮은 가격으로 에어비엔비를 예약할 수 있었다. 아침마다 강변을 산책하겠다는 계획은 늦잠 덕분에 하루만 해보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숙소 주변의 강가에는 해머스미스 다리(Hammersmith Bridge)가 있었다. 올해 4월쯤에 다리에 결함이 발견되어서 차량 운행은 중지되었다. 덕분에 보행자만 현재 사용이 가능하다.

  여행을 가면 이방인이 아닌 현지인처럼 그곳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시장을 가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냥 주변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숙소에 도착해서 구글맵을 켜고 주변의 후기가 좋은 음식점이나 카페를 찾아보는 것은 신나는 설렘이다. 산책했던 이 날은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새파란 하늘과 눈부실만큼 하얀 뭉게구름은 정말 아름다웠다. 히드로 공항을 향하는 비행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이제 곧 한국으로 떠나야 하는구나 하는 아쉬운 생각에 계속 다리 주변을 머물렀다.



4. 해가 지면 음악과 함께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지만 곧잘 즐긴다. 춤은 못 추지만 얼렁뚱땅 리듬 타는 것은 할 줄 안다. 런던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계획에 없었는데 동행 분의 제안으로 흔쾌히 가게 되었다. 런던에서 유명한 재즈바 로니스콧(Ronnie scott's)에 예약 없이 방문했다. 메인스테이지(Main stage) 공연은 만석이었고 어퍼스테어바(Upper stair bar)는 이용이 가능했다. 이 날 하루 재즈 음악을 즐기면 충분했기 때문에 어퍼스테어바로 올라갔다. 마지막 테이블 하나가 비어 있어서 다행이었다. 테이블이 다 찼다면 바 앞에서 관람할 수도 있다. 입장료는 10파운드이고 음료는 로제 와인을 9파운드에 주문했다. 다른 이방인들과 섞여 런던에 왔다는 사실에 흠뻑 취할 수 있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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