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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KJ 유가장 Mar 08. 2020

왜 효율적인 업무 배분이란 존재하지 않는가?

회사를 10년 다녀보니

“돈으로 해결하려 그래서 미안하다. 내가 배운 게 고작 이런 거라서 정말 미안하다. 내 수준이 그래. 하지만 이 것만은 분명히 알아둬. 도움받을 줄 모르는 사람은 누구도 도와주지 못해.”

- 영화 ‘약속’ 中


저 영화를 볼 당시에는 몰랐는데

(고등학생이어서 비디오로도 보면 안 되긴 했지만)

참 멋있는 대사다.

저 대사가 멋있는 이유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저 대사가 들어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누구나 한번 정도는 유관부서나 관련 업체 담당자나 상사 또는 후배와 트러블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 심각한 이유일 수도 있고 사소한 다툼일 수도 있고 자존심 때문에 싸울 수도 있고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몇 년 전, 여러 부서들이 함께 모여 TFT를 이루어 업무를 진행했다.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갑자기 결성된 기획팀이었기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삐그덕거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서로 얼굴은 웃고 있지만 폭풍이 오기 전의 전야 같은 느낌이랄까.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 ‘업무 배분’이었다.

신사업을 위해 새로 결성된 팀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니 업무량이 굉장했다. 회사에서 삼시 세 끼를 해결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특히,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맡게 되면서 본인이 기존 부서에서 하지 않았던 업무들이 배당됐다. 

그리고 나름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3~4년 전에 이미 끝내고 부서의 막내들이 하는 업무도 누군가는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이는 어느덧,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내가 연차가 몇 년 차인데 저런 업무를 해!’라는 이야기를 그 누구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 손짓으로 발걸음으로 다 느껴졌다.

그중, 한 명이 의견을 내었다.

‘업무 효율성을 위해 일부는 외주를 맡기는 것이 어떨까요?’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왜 주어진 업무를 모두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만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모두들 지쳐 있었고 외주에서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초적인 업무가 있었다.

칭찬을 받아야 마땅한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찰나, 문제가 발생했다.


“외주를 맡기라고 신규 TFT를 구성했을까요?”


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고 했던가?

딱 봐도 매일 밤샘으로 인해 제일 지쳐 보이는 동료가 반대 의견을 내었다.

그 이후로 ‘외주 찬성파 vs 외주 반대파’의 의견의 대립을 보이며 결국 우리는 팀워크라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채, TFT는 해체되었다.


영화 ‘약속’의 대사처럼 돈으로 해결 좀 하자고 했다가 정작 중요한 업무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는 시작도 못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맡겨진 업무를 완벽하게 스스로 처리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물론, 이 경험은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고 다른 업무는 도움을 받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물론, 이 방향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다.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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