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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민 Nov 10. 2017

마음이 움직이는 곳

새벽 잠을 설치는 나에 대한 고찰

상담이 끝날 때 물어보는 질문이다. "오늘 이야기 하신 것 중에 어느 부분에서 마음이 움직이셨나요?"

나는 어디에서 마음이 움직이고 있나?

새벽 2시 30분에 깼다. hypermanic 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depression에 대한 defense라고 할 수도 있고. 그렇게 병적으로 본다해도 할 말은 없지만 깨서 나의 느낌은 '두근두근하다. 행복하다' 이다. 

페이스북을 이리저리 보다가 윤미를 통해 알게된 사회적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서 마음이 두근두근 해졌다. 준영이가 다니는 디랩 대표의 동영상도 보고 더 나은미래 라는 조선일보의 기사도 읽어보면서 . 나의 일에도 가슴이 두근했지만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 들에 마음이 움직였다. 스스로 페이스북에 무엇을 꼭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자발적으로 침구에서 일어나 노트북을 기어이 켰다. 마이클 애플 교육가의 기사를 공유하고 싶어서. 

"교육이 소비자로서의 정체성만을 키우고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왜 사는지 (Why to live)에 대한 고민 없이 무엇을 사는지(What to buy)에 대한 고민이 넘치는 현실의 문제를 잘 짚어주었다. 


1주일전 DBR 기자 2분과 만났을 때 힙스터의 mentality에 대해 기사를 기획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때도 그런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자신이 무엇인지 왜 사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하고 자라난 20대가 소비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서 정체성을 만들려고 하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존재에 대한 고민을 소비의 취향으로 대체한다는 생각. 힙한 곳에서 놀고 힙한 곳에서 먹는 것 힙한 즐거움을 가지는 것이 자신의 고유성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면 그 곳을 그 즐거움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는 힙함. 


2주전인가 만났던 어떤 대표분이 힐링과 관련하여 오래 일을 하였는데 어느새 방향이 바뀌고 EAP가 성장하는 것 같아 부서를 신설했는데 그 새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해서 어떻게 다음을 만들어가야할지 걱정이라고 하였다. 나는 트렌드를 쫓아가거나 트렌드를 앞서가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변하지 않는 중요한 것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관심, 인생에 대한 관심. 더 나은 삶 더 풍부한 삶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스스로 하고 다른 이와 나누고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 트렌드보다 더 트렌디한 흐름이 아닐까. 김생민의 영수증이 한 방의 기획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김생민의 삶의 태도에서 나온 것처럼. 


나와 친구는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다. 사람들이 어느 때에 유행처럼 좋다고 찾는 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각자의 삶에서 디디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런 부분을 보여주고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 . 처음에는 기업의 CEO와 중간임원들이 자신의 mental health를 챙길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었고 지금은 사회 초년생이 자연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사회인으로서 transition 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야겠다 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이 , 그리고 지금의 젊은 20대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관계 안에서 자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고민하고 시험해볼 기회가 적은 채 학업과 취업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사회인으로 바뀌고 있으므로. 입사 1년만에 퇴사자가 20%가 되는 기업의 현실을 보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일하는지, 지금 들어간 직장이 자신의 인생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고민하고 잘 얽혀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수직적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고, 기업이 아니라 개인창업을 해서 삶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한데 내 생각에는 개인이 자신을 아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 같다. 내가 왜 직장을 다녀야하는지 그 직장이 기업이어야 하는지, 창업을 해도 좋은 것인지, 내 삶에서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고, 나의 성격은 무엇이며 그것이 팀 내에서, 조직내에서, 협력해야하는 외부의 사람들과 어떻게 마찰하고 어떻게 비쳐지고 어떻게 융화할 수 있는지 10년간의 헛발질 후에 깨닫기 전에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읽고 하면서 경험과 함께 생각이 정리되고 있는 중이라 위에 적은 생각이 옳다거나 그 방향으로만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루 하루 만남이 쌓이고 읽은 글과 생각과 대화가 모이면서 내 생각과 내 일의 방향에 대한 수정과 발전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아마 이것이 나를 가장 두근두근하게 하는 새벽 잠 설침의 원인 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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