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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s Jang Nov 13. 2024

시인과 전자담배




너무나도 좋아하는 시인이 근처 도서관에서 강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의 시들은 연애편지를 비롯하여 나의 말에서 또는 글에서 자주 맴돌았다.



반가움에 종일 들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루의 일정을 미리 끝낸 참이었다. 딱 하나, 도서관옆 다이소에서 몇 가지 생활용품을 사는 것만 제외하고...


시간을 계산하여 물품을 담고 결제를 했다. 어깨에 착 감기는 에코백을 씩씩하게 메고 집으로 돌아가 물건들만 몇 개 내려놓고 다시 도서관으로 달려가면 되는...



밤은 어두워지고 빠르게 집에 도착하기 위해 주차장을 가로지르는 순간,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어렴풋이 보이는 실루엣과 함께 저~기 어느 곳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시인이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도서관에 들어가기 전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까? 눈이 마주쳤으나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



집으로 돌아와 물건들은 내려놓았는데 도서관으로 향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연초였으면 괜찮았으려나?'



준비했던 질문들만 연기처럼 사라졌다. 캄캄하고 캄캄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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