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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시호시 Apr 07. 2022

만약

사라지고 싶다.

그렇게 하루에 수십 번도 되뇌었다.

사라지고 싶다고,

먼지처럼 가루처럼 날려 사라지고 싶다고

그래, 그래도 내가 이렇게 

쿵쿵 뛰는 심장 부여잡고 사는 건 

내가 겁쟁이라서

아니, 짧은 봄 잠깐이라도 피는 꽃을 보며

나도 언젠가 꽃 처럼 만개할까

그 기대감에 사라지지 못하는 걸까

만약, 만약에라도 꽃 핀다면

꽃에 둘러싸여 꽃이 되어 흩날리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2018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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