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추영준 Aug 11. 2022

비즈니스 마켓을 향한 첫걸음 내딛기     

박람회-엑스포-페어-살롱, 전시회 명칭과 유래를 찾아서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 박람회. 2030년 부산에서 개최하겠습니다.'

부산광역시가 세계엑스포 유치에 두 팔을 모두 걷어붙였다. 대략 60조 원이 넘는 돈벌이와 일자리 50만 명까지 어마어마한 성과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로마와 사우디 리야드가 경쟁 상대로 치열한 유치 전쟁이 벌어졌다. 과거 2002 한일월드컵에서 부가가치 창출 약 6조 3000억 원. 고용 창출 43만 명이라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챙겼었다. 그저 단순하게 수치만 비교해도 역시나 세계엑스포 유치에 온 몸을 내던질만하다.


월드엑스포, 세계박람회, 만국박람회, 만국전람회 모두 동일한 의미로 쓰인다.

정식 명칭은 세계박람회(世界博覽會, World Exposition)다. 줄여서 월드엑스포(World Expo)라고 부른다. 5년 주기로 개최하는 월드엑스포를 결정하는 조직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국제박람회기구인 'BIE(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다. 현재 BIE에서는 '월드엑스포(World Expos), 인정엑스포(Specialised), 원예엑스포(Horticultural Expos), 밀라노 트리엔날레(Triennale di Milno)로 네 가지 형태의 엑스포만 개최한다. 이 가운데 월드엑스포가 가장 큰 규모이며, 과거 1993 대전엑스포와 2012 여수엑스포는 '인정엑스포(Specialised EXPO)'로 개최되었으며 비교적 작은 규모로 열렸다.


1851년에 개최한 런던만국박람회(Great Exhibition of the Works of Industry of All Nations)가 세계 첫 박람회로 알려졌다.

행사 기간 6개월간 25개국 참가하였으며 600여만 명의 구경꾼이 박람회장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른바 경이로운 수정궁 (Crystal Palace)를 보기 위해서였다. 당시 영국 런던의 총인구가 불과 220만 명 수준이었으니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행사 개막식에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오늘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날'이라고 추켜세웠을 정도였다. 이에 질세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미국 등이 앞다투어 박람회를 개최했다. 그야말로 박람회가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글로벌 일류 국가로서 국제적 홍보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 산업 교류를 위한 다양한 전시회를 앞다투어 개최했다.  


박람회 공식 명칭_1851 만국산업제품 대전시회의 수정궁_그림 출처_Wikipedia


18~19세기에 폭발적인 산업 발달과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속에서 바야흐로 근대적 전시회가 시작됐다.

'산업혁명'은 근대적 전시회의 도화선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당시 산업혁명 덕분에 서구 열강은 각종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들은 막강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약소국을 식민지 만드는 제국주의 확장 전략을 펼쳤다.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국제회의와 박람회를 열어 국제 교류와 영향력을 확대시켰다. 특히 서구 열강 가운데에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등이 전시회를 통한 교류 확대에 큰 관심을 가졌다.


독일의 메세(Messe), 영국 페어(Fair), 프랑스 살롱(Salon), 일본 견본시(見本市), 미국 교역전(Trade show) 등 전시회를 다양하게 부른다.

우선 전시회(Exhibition)의 의미를 살펴보자. 전시(Exhibition)는 중세 라틴어 'Exhibitionem'에서 유래했다. 통상적으로 '전시회란 여러 가지 물품을 한 곳에 벌여 놓고 보이는 행사'라고 정의한다. 보다 자세하게는 '일정한 공간에서 상품 및 서비스 등을 전시, 소개하고 판매 상담이나 정보와 지식 등을 교류하는 모임'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나라마다 부르는 명칭 너무 달라서 그 출처부터 유래까지 자세하게 살펴봐야겠다.


페어(Fair)는 라틴어 'Feria'에서 출발한 영어 단어다. 전시회, 장터, 종교행사 등 의미로 쓰인다.

'Feria'는 종교적 휴일(Holy day)이나 축제를 의미한다. 독일 메세(Messe) 역시도 라틴어 미사(Missa)라는 종교행사에서 출발했다니 그 의미가 비교적 일맥상통한다. 중세 유럽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요일 교회 근처나 축제 장소에 열리는 시장(市場)으로 이해하면 쉽겠다. 아마 고대부터 종교행사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는 자연스럽게 시장이 열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페어(Fair)라는 단어에서 즐거운, 아름다운, 활기찬 느낌을 든다고 말한다. 아마 아트페어(Art Fair)라는 행사 단어가 유난히 귀에 착 감기는 이유를 알겠다. 주로 유럽 지역에서는 'Fair'를 미국에서는 'Show'를 각각 많이 사용하는 경향 보인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미술 전람회인 살롱(Salon)은 신인 작가들의 등용문이자 작품전시회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살롱(Salon)은 프랑스어로 상류층 저택의 '거실'을 뜻한다. 프랑스 왕족이나 귀족들이 모이는 사교공간으로 상류층 사교 모임이나 전시회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과거 정치·사상·문화·예술을 교류하는 장소로 이른바 '살롱문화'를 만들었다. 오늘날 작품전시회나 미술전람회의 출발로 여겨진다.


1667년부터 프랑스 정부가 개최한 미술전람회를 '르 살롱(le Salon)'이라 부른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로 이른바 왕실 전람회로 불리며 루브르궁(현재 루브르 박물관) 살롱(Salon)을 행사장으로 활용했다. 19세기 당시에도 프랑스 파리 인구와 맞먹는 100여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니 실로 엄청난 행사인 셈이다. 이제는 미술에 국한하지 않고 프랑스 전시회 이름으로 살롱(Salon)을 사용한다.     

 

<프랑스 예술가들의 모임에서 금요일> 프랑스 루앙 미술관 쥘 그룬(Jules A. Grun/1868~1938)_그림 출처_Wikipedia


전시회(Trade fair/Trade show)는 견본시(見本市, Sample Fair)로 출발했다.   

1896년에 근대식 전문 전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견본시(見本市)를 개최했다. 독일 라이프치히 메세(Leipziger Messe)에서 전시회(Trade fair)라는 표현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당시까지도 전시회에 판매자가 상품을 직접 전시하고 현장에서 그 제품을 바로 구매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산업화로 인해 제품 판매 방식이 변화하여, 판매자가 견본(Sample)을 전시하고 구매자에게 주문을 받아 계약하는 방식을 변화했다. 이러한 견본시(見本市)는 전문 전시회(B2B)로서 성격을 명확하게 확립했다.    


흔히 베이비페어, 건축박람회, 게임엑스포, 창업박람회는 소비재 박람회(B2C)라는 대중성을 나타내기 위한 통상적인 이름이다.

"제1회 대한민국 건축박람회가 일산 KINTEX에서 2022년 9월에 개최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성원 바랍니다."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광고 문구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박람회(EXPO)'라는 의미보다는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대중적인 행사라는 느낌을 주는 명칭 사용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전국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전시회 가운데 B2C(Business to Consumer), 즉 일반 소비자 중심 행사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전시회를 일반 전시회 또는 소비재 전시회(Public Show/Consumer Show)라고 부른다.


'띵굴마켓', '어서오세요 마켓움', '보부상마켓' 계속 변화하는 색다른 전시에 관심이 쏠렸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 '띵굴시장'이 전국에서 32회 행사를 열었다. 회당 방문객만 4~6만 명이 북적거리며 시장통을 메웠다. 당시 띵굴시장 주인장 이혜선 띵굴마님은 개인 파워 블로거였다. 그녀는 언론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아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즐겁게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라며 띵굴시장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이와 같은 비슷한 마켓 플레이스인 '어서오세요 마켓움'이나 '보부상마켓'이 사람들에게 큰 인기였다. 이제 더 이상 '마켓'이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기반한 새로운 상거래 장소 또는 행사'라고 설명한다. 앞으로 정보통신 발달로 인한 또 다른 신개념 전시회가 눈 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띵굴마켓은 2015년에 25명의 셀러들과 시작한 부산  플리마켓_그림 출처_일산나팔꽃 개인 블로그 참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