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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영준 Oct 12. 2022

현장 분위기를 망치면 아예 회의도 망한다

회의 운영 4단계 프로세스, 스펙(SPEC) 노하우 터득하기

'인사말 하실 대표님께서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

'김 팀장님, 모니터 화면이 노트북과 연결이 갑자기 안 됩니다. 큰일입니다.'

'앗, 발표 자료에서 동영상 슬라이드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마이크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회의 때 배포할 인쇄물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현수막 달았습니다. 그런데 틀린 글자가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각종 소규모 회의부터 대형 국제회의까지 실제 회의 현장에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회의 담당자가 철저히 준비해도 막상 회의실에 도착하면 몇 가지 문제가 꼭 생기기 마련이다. 평소 '나 홀로 업무'만 챙겼던 입장에서 회의 때는 '참가자 다수'를 고려한 업무를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저 별난 에피소드가 생겼다며 웃어넘길 수도 있지만, 회의를 진행하는 담당자로서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아마 회의가 작게는 소규모 몇 명부터 수백 명이 참석하는 모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사람 눈초리를 한 몸에 받는 상황 자체가 이미 부담이다.


회의는 참가하는 인원수가 많아지거나 고위직 임원들이 참가할수록 현장 분위기가 중요해진다.

예컨대 중요한 기업 전략 회의에서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모니터 화면에 띄워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요 임직원 수십 명이 눈살을 찌푸린 채 한참을 기다린다. 그야말로 눈앞이 깜깜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사실 상급자로 올라갈수록 권한이 막강해지는 기업 문화에서는 회의 형식이나 격식을 더욱 따지는 분위기가 심하다. 사실 회의 분위기가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공식적인 회의일수록 형식이나 규칙이 뒤따라야 큰 무리 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


해당 부서만 모이는 소규모 정례 회의라면 가벼운 느낌으로 운영해야 좋다.

18분 스탠딩 회의(Standing Meeting) 방식으로, 회의 참가자들이 그냥 서서 18분 내로 회의를 마치는 방법을 권한다. 현재 업무 상황을 부서원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당장 해결할 현안만 의논하고 마친다. 속도감 있는 회의 방법으로 스타트업이라 부르는 기업에 적당하다. 하지만 공식적인 회의나 많은 참가자가 함께하는 회의라면 현장 분위기를 망치지 않도록 꼼꼼하게 챙겨야 문제가 생기지 않겠다. 그야말로 준비가 최선이다.  


회의 운영 4단계 프로세스를 스펙(SPEC)이라는 단어로 세부 과정을 설명한다. 

스펙(SPEC)은 ‘회의 조성(Setting)-회의 진행(Progress)-회의 종료(End)-회의 점검(Check)’으로 맨 앞 철자들만 따서 만들었다. 회의를 진행한 경험이 없더라도 4단계 스펙으로 회의 진행이 가능하다. 먼저 각 단계에서 필요한 내용 설명이다. 자, 회의 진행 단계를 하나씩 짚고 넘어가자.    


Step 1. 현장 조성(Setting), 회의 시작 전에 회의 현장을 조성한다.

Step 2. 회의 진행(Progress), 정해진 시간과 규칙에 맞춰서 진행한다.

Step 3. 회의 종료(Eed), 회의 결론을 재고하고 제시간에 마친다.

Step 4. 회의 점검(Check), 회의 결과를 요약해서 즉각 공유한다.


Step 1. 현장 조성(Setting), 회의 시작 전에 회의 현장을 조성한다. 

회의가 시작하기 전에 최소 1~2시간 이상 미리 도착한다.

만약 아침 일찍 시작하는 회의라면 하루 전날에 미리 준비해도 좋다. 담당자가 회의실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주변 위치 확인이다. 참석자를 위한 동선 파악 때문이다. 회의실 입구, 화장실, 엘리베이터, 계단 등 문의가 올 때 유용하다. 또 회의실에 들어가서 조명을 점등해보고 각종 장비를 한 번씩 작동해본다. 그래야 실수가 없다. 회의실에 현수막을 걸 때 현수막 크기는 미리 확인해서 제작한다. 부착할 공간이나 자석, 테이프, 압핀 등 사소하지만 꼼꼼하게 챙긴다. 현수막은 실사 출력으로 즉시 제작이 불가능하다. 현장 조성 과정에서 각종 준비 사진을 찍어 놓으면 결과 보고서에 활용하기 좋다.      


회의에 프레젠테이션(PPT), 발표 자료가 있다면 사전 시연은 필수다.

회의 시작 전에 발표자가 자료를 직접 확인해야 안심이 된다. 간혹 발표 자료에서 동영상이나 사진이 화면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마 동영상에 문제가 있거나 컴퓨터와 프로젝터 호환 문제일 수도 있다. 여유가 있다면 사전 리허설도 좋다. 마이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회자나 발표자 등 필요한 수량만을 확인해서 준비한다. 자칫 걱정이 앞서서 마이크를 너무 많이 챙기면 잘못 스피커와 충돌이 생겨 큰 소리가 난다. 회의에서 프레젠테이션만 지나가도 나머지는 비교적 쉽다.

        

회의실 입구에 등록 데스크(Registration Desk)나 안내 데스크를 운영한다. 

우선 회의 참가자 연락처를 미리 확보한다. 최소 하루 전에는 문자로 공지하고 회의 전에 주요 참가자 대상은 도착 여부를 확인해야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회의에 필요한 음료와 다과는 참가자 책상 위에 놓아두거나 회의실 입구 가까운 공간에 비치한다. 입구에 운영하는 등록 데스크는 회의 참석자 확인과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운영한다. 소규모 회의라면 담당자 한 명이 입구에서 안내자 역할을 맡아도 충분하다.   


   

Step 2. 회의 진행(Progress), 정해진 시간과 규칙에 맞춰서 진행한다.     

회의 운영에서 반드시 지켜야 규칙 3가지를 회의 시작 무렵에 안내한다.

첫째, 회의는 반드시 시간과 규칙을 지킨다. 둘째, 회의에 관련한 안건만을 다룬다. 셋째, 의사결정을 위해 구성원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를 위해 시작 단계에서 미리 인사말이나 안내 공지와 함께 참가자들에게 당부를 곁들이면 회의 운영에 도움이 된다. 회의 참가자들이 경직되지 않도록 다소 부드럽게 강조하는 말투가 좋다. 또한, 회의가 정해진 시간 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진행자가 중간에 시간을 자주 확인한다.     


회의 참가자의 현장 등록을 마치면 예정한 시간에 반드시 시작한다.

그래야 전체 일정이 무리가 생기지 않는다. 진행자 또는 사회자가 회의 시작을 참가자 모두에게 알린다. 사회자가 회의에 대한 전체 일정을 공지한다. 뒤따라 회의 리더 또는 가장 상급자가 회의 참석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한다. 다음은 진행 상황에 대한 경과보고가 일반적인 진행 순서다. 간혹 회의 리더가 인사를 먼저 하고 사회자가 경과보고를 하는 방식도 문제없다. 회의 진행을 맡은 진행자가 정해진 일정과 맞춰 규칙을 정해 회의를 순서대로 이끌어간다.


회의 진행자는 진행 관리를, 회의록 작성자는 회의 내용을 기록한다.

논의한 안건에 대해서 회의록 작성자가 바로 정리해야 나중에 기억하는데 어렵지 않다. 또 누가 어떤 내용으로 발언을 했는지 알아야 실행 단계에서 책임자 결정에 참고가 된다. 회의를 진행하면 '침묵형 참가자', '예스맨형 참가자', '적극 참여형 참가자' 등 다양한 성향 때문에 회의 진행이 어려울 때가 종종 생긴다. 이때는 회의 진행자가 규칙에 따라 중간중간 조율한다. 가령 의견을 개진할 때는 손을 들어 의사표시를 하거나 메모지에 의견을 써서 진행자에게 전달하는 방법 등을 안내한다. 여기에 프로젝터, 노트북, 마이크 등을 점검하여 회의 중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Step 3. 회의 종료(Eed), 회의 결론을 재고하고 제시간에 마친다.

회의 결과를 정리하고 후속 방향을 알린다.

가장 지키기 어려운 일이 회의 종료 시각이다. 시계를 가져다 놓고 종료 시각을 중간에 알려주는 편이 효율적이다. 정해진 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타임 키퍼(Time Keeper)가 중간이나 끝에 발표자에게 살짝 시간을 알려주면 도움이 된다. 마지막 회의 마무리는 진행자나 리더가 회의를 정리하고 종료 인사를 한다. 회의 중에 언급됐던 중요 발언은 다시 짚어준다. 또한, 결론으로 도출된 내용은 실행으로 옮겨지도록 다시 한번 강조한다. 혹시 논의하던 안건 중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다음 회의에 논의할 것을 밝힌다. 만약 회의 내용을 정리하지 않은 채 끝나면, 아예 기억에 전혀 남지 않을 수도 있다.    


알려준 진행 규칙과 방식을 지켜야 정해진 시간 안에 회의를 마칠 수 있다.

토론하면 떠오르는 글자가 있다. 찬성과 반대다. 회의 안건에 대해 서로 자기 의견을 내세우면 상대방과 차이를 좁힐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결론을 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딪히는 토론이 예상된다면 회의 진행자나 리더가 회의 규칙이나 시간을 공지하고 수습한다. 관심 있는 발표자에게 청중 질문이 쏟아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정해진 시간에 회의를 끝낼 수 있다.   

   

회의에 사용한 물품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깔끔하게 정리한다.

회의실은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프로젝터나 노트북, 마이크, 각종 비품을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담당자는 정리한 후에 사용 종료됐다고 전달한다. 회의실을 유료로 빌린 경우라면 장소 임차, 장비 사용, 음료, 다과 등 비용을 정산하고 마무리하면 된다.  



Step 4. 회의 점검(Check), 회의 결과를 요약해서 즉각 공유한다. 

회의 종료 후 가능한 한 빠르게 '회의록과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여 공유한다. 

참석자에게 이메일로 내용을 보낸다면 회의 참석에 대한 감사 인사와 내용 요약, 그리고 회의록과 결과 보고서를 함께 보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의 참가자들이 회의의 의미와 중요성을 느끼게 되며 결정사항에 대한 실행 의지를 느끼게 된다. 사실 회의록이나 결과 보고서 작성조차 번거로운 과정이다. 만약 문서 작성에 부담을 느낀다면 결과 보고서만 작성해도 충분하다. 즉시 회의 내용 공유하는 속도감이 중요하다. 


말만 남는 회의보다 문서로 후속 조치까지 명시한다. 

이미 회의가 끝났다. 하지만 결론도 없고 실행도 없다면 회의 참가자들은 회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다음 회의부터는 참가자들이 입을 닫거나 회의 중에 딴짓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회의 후에 검토(Review)라는 사후 관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저 상급자와 실무자 간의 피드백 관리라고 불러도 좋다. 서로 문서를 주고받으면서 후속 조치나 실행 단계에서 자기 역할과 책임을 의식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의미가 생긴다. 

 

    

>>>회의 매뉴얼 : 회의 진행에 따른 점검 사항     

1) 회의 직전, 회의실 조성 상태 점검

① 회의실 조명과 각종 장비 작동은 확인했는가?     

② 현수막, 일정표, 방향표시 등 설치물은 확인했는가?

③ 발표 장비(노트북/모니터)와 자료는 사전 시연해서 확인했는가?

④ 참가자를 위한 음료 다과 등은 비치했는가?

⑤ 좌석 배치(Place Card)와 착석 위치는 확인했는가?

⑥ 등록/안내 데스크를 입구에 설치했는가

⑦ 주요 참가자 확인을 위한 명단과 연락처를 확인했는가?      


2) 회의 시작, 회의 진행 상태 점검

① 진행자가 회의 시작 전에 주요 일정을 안내했는가?

② 진행자가 첫인사, 회의 방식, 참가자를 소개했는가?

③ 진행자가 경과보고, 회의 목적, 안건 등을 공지했는가?

④ 진행자가 사회자, 회의록 작성자, 발표자의 역할을 확인했는가?

⑤ 진행자가 회의에서 필요한 주의사항을 공지했는가?     


3) 회의 중, 세부 안건별 진행 상태 점검     

① 발표자는 먼저 세부 주제를 요약해서 소개했는가?

② 진행자는 주제에 벗어나는 안건을 적절히 조치했는가?

③ 진행자는 참가자 모두에게 발언 기회를 제공했는가?

④ 진행자는 회의 진행상 필요한 조치를 했는가?     


4) 회의 마무리, 회의 결과 상태 점검

①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모두에게 확인시켰는가?

② 추가 논의 사항은 재논의하기로 정리했는가?

③ 진행자 리더가 총평과 마무리 인사는 했는가?   

④ 현장에서 사용한 비품과 준비물은 모두 정리했는가?  


5) 회의 후, 회의 상태 점검 

① 회의록 작성자가 회의록은 정리했는가?

② 회의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는가? 

③ 감사 인사와 회의록은 참가자에게 배포했는가?

④ 회의 후 참가자들의 마지막 의견을 취합했는가?

⑤ 회의 비용 정산은 완료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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