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 jakka Nov 17. 2020

5.폴 VS 다이아

명명철학

참으로 이름이란 지극히도 신성한 기호다.


수필가 김진섭의 명명철학 이라는 수필에 나오는 문장이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다 이름이 있다. 그리고 이름이 있어야 서로를 부를 수 있고, 서로를 기억한다.


암튼 우리 엔젤 여섯 명에게도 이름이 있다. 폴, 찰리, 카일, 케이티피, 조이, 케빈. 하지만 왜 이 이름일까? 드래그퀸에게 어울리는 이름인가? 왜? 굳이 이 이름일까? 생각해본 적 있는가? 없다면 생각해보길 바람. 하지만 지능테스트나 그런 건 아니니, 돈워리 비해피. 위에 열거한 이 이름들은 바로 브로드웨이 초연 엔젤의 이름이다. 아하! 뭔가 뇌에 전구가 들어오는 그런 느낌인가? 그들의 이름이 바로 폴, 찰리, 카일, 케이티피, 조이, 케빈이다.


(브로드웨이 초연 롤라와 엔젤들과 크리에이티브 팀.아 찰리도있다. 여기서 폴이 누군지 찾을 수 있겠는가?)


초연 연습 때는 연습기간 내내 크리에이브팀이 함께 했는데, 연습 초반 어느 날, 안무감독 러스티Rusy가 엔젤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드랙퀸으로 본인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하나씩 만들어. 개성이 들어간 이름이 좋고.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엔젤의 모습으로.


위에 말을 영어로 이야기해서 (그가 미국인이니 영어로 말하는 게 당연) 처음에는 내가 해석한 게 맞나 싶었다. 그런데 통역사 누나가 해주는 한국말로 들어보니, 내가 어렴풋이 이해한 게 맞았다. 오 마이 갓. 이런 게 바로 캐릭터 작업 아닌가?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뭘로 하지. 뭘로 만들까. 그때 내 이름은 뭐였을까요??


그때 내 이름은 호야자이져 였다. 내 지인들이 날 부르는 닉네임 호야와 에너자이져의 합성어. 드랙퀸 같지 않다고? 상관없다. 드랙퀸은 남의 시선 따위는 신경 안 쓰는 존재니깐.


그리하여 이번 시즌에 내 이름은 뭐였 나면. 그렇다. 제목에 힌트가 있다. 바로 다이아(몬드)였다. 이렇게 이름을 정한 건 순전히 내 직관 때문이다. 내 머리에 딱 떠올랐다. 그렇다고 내가 다이아(몬드)가 많은 건 아니다. 아무튼 직관 때문이라고 하면 글이 너무 짧아서 네이버에서 사전적 의미도 찾아봤다.


천연의 광물 중에서는 제일 단단하고 광택이 매우 아름다우며, 광선의 굴절률이 커서 반짝거린다


맞았어. 난 단단하고 아름다우며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였다. 콜미 다이아언니.


ㅁ 댓글과 공유는 큰 힘이에요. 언니 오빠들.

ㅁ 배경화면의 사진은 브로드웨이 킹키부츠 KINKYBOOTS 초연 롤라,엔젤, 크리에이티브 팀.

매거진의 이전글 4. 월요일에 엔젤은 뭐하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