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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은 Nov 12. 2020

공백을 여백으로

김찬호교수 칼럼 '재난이 세상을 멈춰 세울 때'


재난이 세상을 멈춰 세울 때 그 공백을 창조의 여백으로 삼은 사람이 있다. 물리학자 뉴턴이 23살이었던 1665년 런던에 전염병이 발생했고, 그가 재학 중이던 케임브리지대학도 휴교에 들어갔다. 이후 20개월 동안 뉴턴은 시골집에 머물며 연구에 몰두했는데, 그 시기에 미적분학과 중력 버빅 등의 윤곽을 잡았다고 한다. 고립과 은둔 속에서 정신을 확장한 셈이다.
지금의 난국에서 우리는 무엇에 눈 뜰 수 있을까.
[김찬호/성공회대 교수/ 한겨레신문  2020. 2.14]


코로나 사태는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무수한 영감을 주었을 거라 생각한다. 나또한 몇 자 적었던 기억이 있다. 인용한 문장은 김찬호 교수 칼럼의 일부이다. 칼럼 제목은 '재난이 세상을 멈춰 세울 때'이다. 

이 글은 2020년 2월 14일에 실렸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얼마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생전 겪어보지 못한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작가는 그동안 추앙하던 과학 기술, 빅데이터, 인공 지능 등도 이런 '환란' 앞에서 아직 속수무책'이라며 처음겪는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감을 드러냈다. 많은 국가의 정부는 무능했고 국민들은 무력감을 느꼈다. 산발적이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로 공포감은 더욱 커졌다. 이런 사태를 겪으며 경쟁 성장보다 생명을 중시해야한다는 것, 연대가 필요하다고도 썼다. 우리의 삶은 국경을 넘나들며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이 글을 최근에서야 읽었다.  작가의 글은 여전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칼럼이 실린 후 코로나의 시간은 계속 되었고 여전히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의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다. 작가는 이런 혼란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성찰을 들려주는데 한동안 그의 성찰은 꽤 유효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재난이 세상을 멈추세웠을 때' 고립되고 단절된 우리의 공백을 여백으로 바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코로나 때문에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무엇으로 채울 수 있는 여백의 시간을 부여받은 것이다. 작가는 뉴튼의 사례를 들려주었다. 전염병때문에 시골집에서 20개월을 칩거한 덕분에 뉴튼은 새로운 과학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벌써 11월이다. 코로나와 함께한 시간은 벌써 9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나는 코로나가 준 여백의 시간동안 무엇을 했던가.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뿐만 아니라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큰 고통의 시간이니  부디 빨리 코로나가 소멸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런데 한켠  전대미문의 시간에 머무는 동안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참신한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지는 않을까하는 기대도  가져본다. 앞으로  코로나가 계속 된다면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뉴턴처럼 세상에 없던 과학의 원리를 발견할 가능성은 낮더라도 20개월, 혹은 그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는 이 시간 동안 자신만의 이야기 한편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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