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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Dec 29. 2019

미리 보는 2020 트렌드(10)

마이크로트렌드가 보인다

오랜만에 '미리 보는 2020 트렌드 10편'을 업로드합니다. 연말에 트렌드 강의와 컨설팅 요청이 많아 잠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업로드를 잠시 미루었습니다. 지난 글에 비해서는 보름 정도만에 작성하는 것인데 9편에 이어서는 근 한 달만에 글을 연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혹여 기다리신 분들이 계셨다면 심심한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번 10편에서는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IP-zation'에 대해서 한번 더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제시한 여러 마이크로 트렌드 또한 중요하지만 'IP-zation'이 뜨거운 주제인만큼 함께 사례를 살펴보면서 인사이트를 넓혀가는 차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배경의 펭수화면은 구글에서 얻은 자료입니다. 




 2019년이 며칠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미리 보는 2020 트렌드를 여름에 준비하여 가을부터 업로드를 시작했는데 2019년 하반기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의 트렌드가 벌써부터 들썩인다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2018년 말~2019년 초를 생각해보면 뉴트로 열풍이 굉장히 강하게 불어서 정말 행복한 과거 여행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2019년 연말인 지금은 어떨까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펭수'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혹시 펭수에 관심이 전혀 없으시다면, 트렌드를 놓치고 있지 않나? 하고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빠른 속도로 150만 구독자를 훌쩍 넘은 펭수는 단순 유튜버를 넘어 신드롬을 만들 정도로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펭수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들은 어느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지 아직 감이 안 오시겠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펭수를 잡으면 대박이 난다' 하고 생각하는 곳이 정말 많습니다. (실제 상장기업 관계자로부터 들은 내용입니다. 펭수를 잡으면 주가도 오른다고 하는 마당에 대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금액적인 부분을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는 하단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1911292503H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튜브 자이언트 펭 TV의 구독자수는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100만을 돌파했다고 보도가 되었고, 현재 글을 작성하는 일자 기준으로는 150만을 넘었습니다. 속도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200만까지는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펭수는 구독자(팬)를 부르는 애칭을 '펭클럽'으로 정했는데 이 펭클럽의 활동과 소비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업계에서 왜 대박이 난다 하고 입을 모으고 있냐면 바로 '펭클럽의 소비력' 때문입니다. 


 최근에 진행된 '펭수 캘린더'의 경우 판매 당일 실검 1위에 장시간 머물러 있었고, 판매처인 G마켓은 대기자만 3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굉장했습니다. 콜라보를 진행한 SPAO의 경우 준비된 잠옷 수량이 모두 판매되어 2차 물량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가격과 판매량을 단순 계산해보아도 수십억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펭수로 인한 매출효과, 펭클럽의 소비력은 보장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펭수 카카오톡 오픈톡방 캡처 화면(좌), 펭수굿즈 구매인증 캡처 화면(우), Sourced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펭클럽은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이 PPL에 가까운 영상이라 하더라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골적인 PPL이 있더라도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콜라보한 에피소드들이 브랜드나 상품을 과하게 노출시키려 하기보다는 IP인 펭수의 세계관과 캐릭터에 브랜드와 상품을 융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의 본연의 목적은 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상품을 노출시키는 전략인 것입니다.


 사실 이런 류의 PPL은 브랜드와 상품을 부각하는 것이 일반인데 펭수와의 PPL은 전반적으로 브랜드와 상품을 부각하기보다는 에피소드에 융화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이 배경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저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앞서 언급한 '노골적인 PPL에 대한 펭클럽의 거부감'이 매우 크다고 봅니다. 이 거부감은 펭수의 IP로써의 가치가 저하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콜라보는 좋지만 세계관이 파괴되거나
캐릭터의 개성이 무시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

 바꾸어 말하면 IP의 세계관이나 캐릭터, 특징에 녹아든 컬래버레이션이라면 브랜드의 상승효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똑똑하고 현명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IP는 펭수 밖에 없나요? 

글쎄요. 관심이 펭수에게 가있어서 그렇지 대활약 중인 IP가 정말 많습니다. 


https://youtu.be/S5vNnFkuhZY


 진로 이즈 백의 캐릭터인 '두꺼비'. 이미 뉴트로 열풍으로 2019년을 달군 진로는 'IP-zation'이 활발해지는 2020년의 방향도 빠르게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진로는 올 10월에 슈피겐 코리아와 함께 콜라보를 진행했습니다. 소주 브랜드와 휴대폰 케이스의 만남? 이어서 굉장히 생소한 콜라보라고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 콜라보는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아 행사 시작 10분 만에 종료가 되었습니다. 


 아니 이런 걸 누가 사?라고 생각하시면 정말 오산입니다. 

 

http://www.spigen.co.kr/m/board.html?code=spigen_image1&type=v&num1=999881&num2=00000

http://www.it-b.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745


 진로는 이 이외에도 IP를 활용한 OSMU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Official page(https://www.instagram.com/official.jinro)를 방문하게 되면 이제는 아예 펭수처럼 인형이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조회수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진로가 두꺼비 IP를 활용해서 앞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나간다면 다른 소주 브랜드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한 정말 고전을 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휴대폰 케이스는 콜라보였지만 진로가 IP를 활용하여 머천다이징으로 확대한다면, IP-zation이 주는 브랜드 상승효과로 인해 다른 소주 브랜드는 정말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IP-zation은 IP를 OSMU(One Sourced Multi-Use)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만 IP를 본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IP를 주도적으로 활용하여 브랜드의 동반 성장 효과를 누리는 것을 말합니다. IP는 서브가 아니라 메인인 것입니다. 


 요즘 주변에 눈에 좀 띈다? 하는 IP들이 있다면 해당 IP들은 100% OSMU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펭수와 진로는 기업이니까, 기업에서 IP를 활용하기 쉬운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기업이 아니어도 'IP-zation'을 한 대표적인 사례가 있는데 유튜버 '흔한 남매'의 경우가 정말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421&aid=0004371562

 

 구독자 158만 명에 달하는 유명 유튜버 '흔한 남매'는 자신들의 모습을 캐릭터화한 IP를 OSMU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에 출시된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는가 하면 캘린더의 경우 12월 초 예약 판매를 받은 직후 펭수 캘린더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흔한 남매를 주제로 아동뮤지컬이 기획되어 무대에 오를 예정이어서 '흔한 남매 IP'의 OSMU는 202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니 이걸 누가 사? 누가 봐? 하는 순간에도 IP-zation은 진행 중입니다


 

<흔한 남매 캘린더(좌), 흔한 남매 뮤지컬 포스터(우) Sourced  스타트업투데이(좌), 이슈메이커(우)>


 흔한 남매의 사례를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하였지만 이 전에도 유튜버의 굿즈 제작은 흔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캐릭터화하여 굿즈를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일은 흔했습니다. (구독자를 위한 선물 용도나 전시회 참가용 상품 정도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IP화하여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방송이나 콘텐츠의 안정성에 대해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IP-zation'은 그 고민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의 스텝이 빠른 만큼 IP-zation에도 속도가 붙지 않을까요?

 *캐릭터 IP 말고 다른 IP의 사례는 없을까요?


 캐릭터 IP만 OSMU가 가능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생각보다 다른 IP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펭수나 진로의 두꺼비나 흔한 남매나 여러 IP들을 보아도 정말 직관적으로 인지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화가 가능했다고 판단도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캐릭터 IP가 아니더라도 OSMU를 한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실 생활에서 직접적으로 보고 또 부딪히고 있지만 우리가 'IP-zation'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휠라 워니프렌즈(좌), 휠라 워니프렌즈 문구(우) Sourced 휠라 워니프렌즈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최근에 대형마트를 방문해서 신기한 상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가 그 대상이었는데 이 휠라가 의류코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구류 코너에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문구에 휠라 로고가 새겨져 있는데 실제로 제품을 보니 위화감이 든다기보다 굉장히 매력적인 굿즈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휠라에서는 '워니프렌즈(https://www.facebook.com/filawonniefriends)'라는 캐릭터 IP를 장기적으로 활용할 예정이지만 캐릭터만을 앞세워서 OSMU를 한다기보다는 휠라 로고가 가지고 있는 IP 파워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캐릭터 IP의 영향력이 확보되기 전까지 '휠라 로고 IP'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여 OSMU 하는 것입니다. 조사하기 위해서 찾아보니 생각보다 캐릭터 IP 쪽으로 무게중심을 많이 이동시킨 것 같습니다만 펭수가 워낙에 강해서 그런지 아직은 소소하게 활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휠라가 뉴트로 열풍으로 성장했고 뒤이어 IP로 방향을 선회한 만큼 진로 이즈 백과 동일한 양상으로 OSMU에도 좋은 결과를 낳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2020년 휠라와 워니 프렌즈의 성장을 보면 알 수 있겠죠?




 IP-zation을 위해 스토리 빌드업(Story Build-up)이 필요할까?


 IP를 활용하기 위해서 캐릭터에 세계관을 부여하고 스토리를 만들어야만 'IP-zation'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모름지기 IP의 OSMU를 생각하려면 기본적인 세계관이란 것이 존재해야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은 최근 들어 생긴 것이 아니라 몇 년 전에도 OSMU나 크로스 미디어, 트랜스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의가 되었던 주제입니다. 


 콘텐츠 IP를 감안한다면 IP의 스토리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세계관과 캐릭터의 특징들이 명확해져야 영화나 다른 콘텐츠로의 활용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뭐랄까,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처럼 원작이 있어야 활용도가 높아진다고 생각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https://woman.chosun.com/mobile/news/view.asp?cate=C01&mcate=M1001&nNewsNumb=20191162237#_enliple

 

 하지만 최근의 IP는 세계관이나 스토리 빌드업이 없이 OSMU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펭수'를 한 번 생각해보시면, 펭수의 경우 애니메이션화가 되었다거나 만화 원작이 존재한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펭수의 세계관이라고 해봤자 단편 소설 분량의 세계관도 존재하진 않습니다. 그저 펭수의 세계관이란,


'펭수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특징, 캐릭터가 존재할 수 있기 위한 최소한의 설정이 전부입니다.'


 최근의 IP는 OSMU를 위해 가벼워지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활용하는 것도 물론 매우 좋은 선택이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 제약으로 인해 다른 분야로의 확대가 쉽지 않다는 우려를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 애니메이션 '신과 함께'의 강림 차사 IP를 활용한 파우치가 있다면 구매를 조금 망설일 수 있다는 맥락과 같은 것입니다. 왜일까요?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특징이 명확하면 원작을 활용하여 OSMU가 일어나더라도 그 영향력의 범위는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세계관은 전혀 필요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관이 존재하거나 원작이 있는 등의 스토리가 빌드업되어 있는 IP들은 IP 나름의 확장성이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출판과 같은 분야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IP들은 굳이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로 이즈 백의 두꺼비로 영화를 만들겠습니까, 무슨 드라마를 만들겠습니까?




 IP-zation이 2020년 연초를 뜨겁게 달굴 주제가 되면서 펭수 이후의 어떤 IP가 등장할지 많은 이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펭수가 EBS 교육방송의 캐릭터이다 보니 사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여러 지자체, 정부 산하 기관들입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법제처 새령이, 경상남도 산기슭곰, 고양시 고양이, 거제도 몽돌이 몽순이 Sourced Official page>


 법제처 새령이, 고양시 고양이 캐릭터는 최근에 펭수와 함께 파자마 에피소드에서 함께 촬영한 바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펭수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해온 만큼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리게 되었는데 단순히 캐릭터가 유명해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관이나 지자체의 홍보 효과를 함께 누리기 때문에 예상보다 매우 긍정적인 효과들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제도 몽돌이도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서, 경상남도의 산기슭곰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펭수의 에피소드에는 다양한 캐릭터, 지자체 IP가 등장합니다)


 IP-zation에 대해서 다룬 지난 '미리 보는 2020 트렌드(4) (https://brunch.co.kr/@dpmarketing/107)'에서 기업이나 랜드마크 등의 IP도 다룬 바 있습니다. 펭수가 워낙 강세이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2020년에는 기업에서도 IP를 활용하고 지역 랜드마크를 활용한 적극적인 IP-zation이 더욱 이어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미리 보는 2020 트렌드 매거진은 '미리 보는 2020 트렌드'에서 '2020 트렌드가 보인다'로 매거진명을 변경하고 앞으로도 트렌드와 관련되어 있는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기업과 사업을 함에 있어서 어떤 트렌드가 인사이트를 줄지 함께 공부하고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해주시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본 글을 포함하여 지난 9편의 '미리 보는 2020 트렌드'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IP-zation을 위해서 그렇다면 기업이 어떻게 사업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리 보는 2020 트렌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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