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MMER Dec 31. 2017

2017 올해의 어워즈

닷페이스가 전부였다 

1. 2017년 총평 

닷페이스가 전부였다. 

그래서 좋았고 또 힘들었지만, 인생에서 후회 없이 가장 많이 성장한 1년을 꼽으라면 2017년을 꼽을 것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서 일을 만드는 사람으로 스스로의 포지션을 잘 이동해갔다. 

어려운 일들이 있을 때마다 '다시 이정표를 찾는 과정'을 올해 착실히 배워나갔다.

힘이 빠지는 순간들이 있었으나 조급해하지 않고 맞는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했다. 

스스로를 잘 돌보기 위한 고민들을 했고 힘을 빼야할 때 적절히 잘 빼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창업은 '사회적인 경험'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말 걸고, 이야기하고, 나누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 같긴 하다. 좋은 딸이나 누나나 동생,친구는 아니었다. 


2. 올해의 단체사진

주철님이 찍어주신 사진. 
매년 찍을 예정. 올해의 닷페이스는 유진상가에서 많이 컸다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3. 올해의 잘한 일 

예전보다 스스로 잘 돌보고 잘 쉼

해보지도 않고 말했던 것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해보고 판단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스스로와 동료들을 믿었다. 


4. 올해의 가족 행사

작년엔 언니가 결혼했고 올해는 동생을 군대 보냈다

동생 군대 보낸 날 사진이 어디있더라.. 


5. 올해의 합성(이 아닌 사진)

+) 첫번째 사진은 걸스로봇 진주님과 함께한 심상정 대선후보 초청 특별 대담.

진주님에게도, 심상정 님에게도 심쿵해버렸었다. 이 날 와서 닷페이스가 계속 '작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줬으면 좋겠다고 왈칵 울면서 쪽지를 주셨던 팬 분도 생각이 나고... 이 날의 공기, 이야기가 더 계속 커질 수 있도록 스케일 있는 작당을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쩌다보니 추천을 받아 들어가게 된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첫 자리에서 '출산할 권리보다 낙태할 권리에 더 관심이 있다'는 말을 하였고, '엄마,아빠,아이'로 구성되는 정상가족 프레임을을 벗어나서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했다. 노랑머리에 젊은이라 그런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아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할 말은 잘 해야지. 그러려고 간 건데. 


6. 올해의 해변

금진해변 여름 엠티. 우리에겐 나름 최초(!)의 엠티였다. 일하지 않고 정말 잘 놀고 먹고만 왔다.  바다에 들어가니 기분이 좋았다. 

7. 올해의 고생

고생했어도 다 좋았다. 페미니스트 선생님 악플들 고소 건 때문에 아침 7시마다 일베에 접속했던 기간과 

주말 아침부터 미성년자 성매수자들 만나고 세상에 대한 애정 파사삭..했던 기간이 있는데,

잘 했다. 잘 고생했다 싶음.  

8. 닷페이스가 함께한 순간들



9. 개인적으로 좋았던 우리가 만든 올해의 스토리

는 꼽자면 끝이 없지만 다섯 개만 추려본다. 


10. 올해의 음악


강아솔 - 그대에게

선우정아 - 구애

새소년 - 새소년 


강아솔 이 노래 덕분에 여러날 위로 받았다. 나는 음악을 많이 듣는 사람이 아니고, 몇 곡만 계속 반복해 듣는다. 내 일상의 감정들을 이 노래들에 빚졌다. 


11. 올해의 넷플릭스

단연코 그레이스. 보통의 서사에서 생략되기 쉬운 '악하고' '약하고' '순수하고' '교활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고, 복잡한 삶을 그대로 굳이 생략도 미화도 하지 않고 보여준다. 단연코 그레이스! (라고 해놓고 나니 빨간 머리 앤이 약간 마음에 걸린다. 빨간 머리앤도 좋았다.) 이런 시선의 논픽션 스토리를 2018년엔 만들 수 있기를.   


단연코 그레이스 
그리고 아쉬워서 끼워넣어보는 올해의 사랑... 재력과 능력을 갖춘 썅년 캐릭터가 돋보이는 다이너스티의 펠론 캘링턴. 


12. 올해의 좋아하는 문구 

더기가 쓴 이 글. 1월 홈페이지 오픈 때 Join Us 페이지에 들어간다. 


과정이 쉽진 않을 겁니다. 일의 범위를 정해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만큼만 클 수 있습니다. 일의 한계는 우리 스스로의 태도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놀라움도 있을 겁니다. 내가 이런 일까지 하게 되다니. 우리가 이런 일까지 할 수 있다니.


13. 올해의 아쉬운 일

일기든 뭐든 많이 쓰자고 생각했지만 기록을 잘 못했고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사람들 간의 좋은 연결을 많이 만들지 못했고 - 내 맘이 각박해서..

내 역할을 스스로 더 잘 정의했었어야 했다는 아쉬움. 이 남는다.

괜찮아, 계속 나아질테니까. 


14. 올해의 사랑하는 만남 

범서파 모임에 가면 세상에 대한 애정을 되찾고 돌아온다.

단단하고 성급하지 않게 뭔가를 해나가는 사람들과의 '소소한' 맞장구 타이밍이 얼마나 큰 에너지가 되는지 모른다. 물론 대화 중에 나오는 주옥 같은 말들도 빼놓을 수 없는데다가 항상 맛있는 걸(!) 먹는다. 최고다 최고. 

범서파에서 들은 말들




15. 올해의 핸드폰 배경화면

올 초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결심한 것이 있는데 

정말로 '우리답게' 가자는 것이다. 

그럴싸한 모델과 본보기들로 스스로를 가리지 말고

그 어떤 권위도 우리에게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걸 알며

우리 스스로가 스스로의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는 거. 

픽사의 애드 캣멀이 쓴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이 있어 배경하면을 해두었다.

비틀즈의 첫 등장을 보고 뉴욕타임즈에서 평한 글.

"그들은 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무엇보다도 그들 자신의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소리를 만들어냈다"

우리도 '우리 자신의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것'을 만들어갈 것이다.  

16. 올해의 잘한 일 <자취>

집이 파주로 이사가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결정된 일이었고

집 구하면서 정말 애환을 느꼈지만

35/500 월세방을 안전하게 잘 겟또! 하였고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의 야경도 겟또!

17 올해의 장소 <월미도>

여러가지 일이 겹치면서 사무실의 바이오리듬이 바닥으로 처지던 금요일 오후.

이러고 앉아있다가 집에 가느니 그냥 월미도나 가자 싶었고

월미도에 갔고 신이 났고 다시 즐겁게 일할 기운이 났다 

제대로 잘 못하겠으면 (잠깐) 때려치고 다시 돌아와서 제대로 하는 것이 좋다,는 리빙포인트. 

 


18 올해의 채소 <가지>

어렸을 땐 먹지도 않던 이상한 보라색 물컹거리는 채소를 이렇게나 내가 좋아하게 되다니...


19 올해의 파티 <닷페이스 꿈의 제인 상영회> <크리스마스엔 오르가즘을 토크쇼> <닷페이스 프라이빗 연말파티>


위로는 거리를 둔 사람들이 함께할 때 생기는 기적


20. 올해의 오열 

버블패밀리 GV를 갔고 영화를 보고 나서 마민지 감독님을 붙잡고 오열해버렸다 (;;)

뭔가 복합적인 '왈칵'이었지만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담아내는 사람이 있다니, 그리고 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대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첫째였다. 

 

21. 올해의 영화 <땐뽀걸즈>

영화관 가서 본 건 잘 기억이 나질 않고. 땐뽀걸즈를 벼르다가 봤는데 정말 좋았고 주말에 햇살 가득 든 것처럼 행복했다. 원래 방송 다큐였는데 영화로 나왔다고. 감독님 만나서 제발 어떻게 만들었는지 다 물어보고 싶어서 인터뷰 기사도 열심히 찾아봤다. ;ㅁ; 우리도 2018년엔 이런 것을 만들 수 있기를.. 



22. 올해의 재밌었던 인터뷰


23. 올해의 릴레이 글쓰기 <우리에겐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나도 한토막 글을 썼다. 다른 분들 글이 모두 너무 좋아서 계속 읽었다. 우리는 목소리를 낼 준비가 되어있다. 누구나 자기 삶의 서사는 잘 이야기할 수 있다. 계속 이런 이야기들을 나왔으면 좋겠다.

24. 올해의 내가 좋아하는 내 사진 <닷페이스 프라이빗 연말 파티 중 춤을 추는 나>

아주 신이 나부렀어 

25. 올해의 의외의 재능

2018년도 잘 부탁한다.

재밌게 살아보자. 

2018년은 우리가 새로운 판을 짜는 시간으로 만들자. 

뒤집어놓자. 

작가의 이전글 우리에겐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