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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파 Aug 03. 2022

기능형 챗봇과 관계형 챗봇

챗봇 회사에서 바라보는 2022년도 여름에 바라보는 챗봇의 진화

사람이 죽으면 슬프다. 그러나 챗봇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해서 슬플까?


우리가 꿈꾸는 인공지능은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Her에 등장하는 사만다 같은 존재다. 지시사항을 듣고 처리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나를 잘 알고 알아서 챙겨주는 든든한 동료,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나 연인 수준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자비스가 죽는 날. 안타까웠다. 사만다가 이별을 고할 때,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단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라 깊은 관계를 맺은 동반자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멋진 인공지능 챗봇을 만들고 싶어 인공지능 챗봇 회사를 창업한 지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마냥 멀게만 느껴졌던 미래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느낀다.


2022년 여름인 현재. 우리는 기능형 챗봇의 성숙을 넘어 관계형 챗봇의 시작단계에 와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 챗봇 스타트업을 하는 1인으로서 느끼는 것을 가볍게 공유하고자 한다. 


지시사항을 듣고 처리해주는 챗봇기능형 챗봇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챗봇관계형 챗봇이라고 정의해보자.




기능형 챗봇의 현주소


1. 스마트폰과 AI스피커의 챗봇

기능적으로 도움 되는 챗봇의 첫 단추는 아이폰에 탑재된 Siri가 채워줬다.

 짜파게티면을 끓는 물에 넣은 후 


"시리야~ 4분 30초 타이머"


라고 말하면 타이머를 켜준다.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거나 간단한 계산이나 상식, 번역, 날씨, 환율 관련 질문을 해도 잘 대답해준다. 말 그대로 손가락 까딱하기 귀찮은 것들을 도와준다.


Siri가 등장한 이후 Google Assistant, Samsung의 Bixby도 등장했다. 스마트폰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능을 말로 명령하여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AI스피커라는 디바이스에도 적용되었다. 자주 쓰는 사람들은 편리하다고 이야기한다.


자주 제보되는 불편한 점은 2가지다.


첫째, 안 불렀는데 나타나서 하던 일을 방해한다.

AI스피커는 그렇다 치지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안에 탑재된 시리는 하고 있던 업무를 못하게 막아버리기 때문에 답답하게 만든다. 어제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게임을 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흥분해서 한 말을 시리가 자기를 부른 줄 알고 나타나서 어쩌고저쩌고 한해서 그 게임에서 패배했다. 지난주에는 회의시간에 시리가 갑자기 발언을 하기도 했다. 맥북을 새로 산 친구는 가장 먼저 시리를 비활성화했다. 영상작업을 하는데 영상 속에 나오는 대사를 잘못 알아듣고 시리가 활성화되는 일이 많다고 했다.


둘째, 시킨 일을 잘못 알아듣고 엉뚱하게 진행해버린다. 가장 흔한 일이 엉뚱한 노래를 틀어주는 것인데 이는 챗봇 운영자가 키워드를 학습시키기 전까지 계속된다. 싸이의 댓댓이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였다. '댓댓 틀어줘' 했을 때 엉뚱한 노래를 틀어줬다. 3번 정도 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아직 신곡이 등록이 안되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아내가 말했다. '싸이의 신곡 틀어줘' 댓댓이 나왔다. 일주일 뒤 댓댓 틀어줘 해도 잘 나왔다. 일주일 사이에 '댓댓'이라는 곡명이 키워드로 학습된 듯했다.


2. 내비게이션 챗봇

Siri와 같이 모바일로 동작하는 챗봇이지만 따로 뺀 이유는 기능적으로 도움 될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향상되기 때문. 운전 중에는 손이 자유롭지 못하고 안전을 위해 도로 상황을 계속 살펴야 한다. 그런 와중에 스마트폰이나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그러나 운전 중에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변경하는 일은 제법 자주 발생한다. 내비게이션 챗봇이 나오기 전에 운전자들이 내비를 찍기 위해 불안 불안하게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거나 멈춰서는 안 되는 곳에 세워두고 조작하는 상황들은 정말 위험한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내비게이션 챗봇은 정말 좋은 기능형 챗봇이다.


3. 고객센터 챗봇

고객센터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대화 노동이 많은 영역이다. (그래서 내용이 좀 많다.) 금융, 공공, 통신 분야에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크게 3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 온라인 채널 챗봇

홈페이지나 앱, 소셜미디어와 같은 온라인 채널에 온 고객이나 민원인들이 궁금한 것을 챗봇을 통해 문의하고 답을 받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궁금한 점을 버튼을 누르거나 자연어로 입력하여 답변받을 수 있다. 챗봇이 답변하지 못하는 사항은 담당자에게 전달하거나 채팅상담이나 전화상담으로 전환한다.


장점은 동시에 여러 명을 상대할 수 있고, 24시간 대응한다. 사람들이 어떤 것을 궁금해했는지 통계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쌓인다. 사람이 대응하지 않기 때문에 상담 대기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계정 정보와 연동하면 개인화된 서비스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미납요금이 있는 고객에게 별도로 안내하거나 VIP에 대한 시나리오를 다르게 진행할 수 있다.


단점은 상담을 원하는 사용자가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거나 자동화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길 원할 때는 대응할 수 없다. 사안에 따라 상담원이 팀장이나 부서장, 때론 임원과 상의 후에 대답해야 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학습시키고 콘텐츠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한번 학습시켰다 하더라도 정책이 바뀌거나 계절의 변화에 따른 안내가 달라질 경우 잘 챙겨야 잘못된 정보가 안내되는 일이 없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챗봇으로 안내하는 영역을 분명히 하고, 최초 인사에서 설명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채팅상담과 연계해서 챗봇이 대응 못할 때는 상담원이 대응할 수 있게 체계를 만들거나 콜백 할 수 있게 질문을 접수받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상담원 도우미 챗봇

상담원 도우미 챗봇은 텍스트형 챗봇의 한계 외 콜센터의 현실이 잘 엮어진 모델이라고 여겨진다.


아직까지는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 채널에 익숙하지 않다. 문제가 있을 때는 전화가 가장 확실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콜센터를 운영하는 기관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늘 사람이 부족하다. 전화 상담은 스트레스가 많아 퇴사율이 높다. 스트레스를 극복한 베테랑 상담원들도 많지만 경력이 많지 않은 상담원들이 더 많다. 방대한 상담 대응 매뉴얼 와 자료를 암기할 수는 없다. 따라서 상담을 하면서 매뉴얼과 자료를 검색해서 대답하며 필요에 따라 선배 상담원이 같이 들으면서 도와주기도 한다.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방대하고 복잡한 매뉴얼을 텍스트형 챗봇에 학습시키자니 콘텐츠를 모두 상담원용이 아닌 고객용으로 변경해야 하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 이러한 배경 속에 나온 것이 상담원 도우미 챗봇이다.


전화상으로 들어오는 음성을 인식해서 상담원들이 콘텐츠를 검색하는 반복 행위를 대신해준다. 상담원들은 상담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선배 상담원이 중간에 지원을 해주는 경우에 앞에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알 수가 없는데 상담원 도우미 챗봇이 만들어 놓은 대화 이력을 보면서 맥락을 빠르게 짚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챗봇 답변 콘텐츠를 만들 필요가 없다. 


셋째. 전화 음성 봇

ARS에서는 숫자를 누르는 방법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음성을 인식할 수 있다. 궁금한 점을 말로 물어볼 수도 있고 숫자 외에도 주소 등의 텍스트형 정보를 전화로 입력할 수 있다. 이상적이라고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많은 기업이 시도를 하고 있다. 상담원과 연결되는 대기시간을 활용하여 사전 정보를 입력받는 형태의 하이브리드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과도기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으나 전화 음성 봇은 단순한 시나리오만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시나리오는 온라인 채널에서 눈으로 보면서 처리하면 매우 쉽게 해결된다. 그래서 IT매체에 익숙한 사람들은 온라인 채널로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전화를 이용하는 분들은 디지털 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며 이 분들은 최초에 "인공지능 상담을 원하시면 2번을 눌러주세요"라고 구분해 놓은 상황에서 2번을 누를 확률이 낮다는 점이다. 


4. 임직원 도우미 챗봇

임직원이 많다면, 기업이나 기관 내부에서 발생하는 단순 반복 대화 노동도 많다. 그래서 업무시스템에 챗봇을 적용해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임직원 개인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바뀐다. 오늘 일정이나 해야 할 일을 챗봇을 통해 안내받고 구매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한 매뉴얼을 챗봇에게 요청하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임직원과의 소통 채널이 생긴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지사항을 대화형으로 보낼 수 있다. 또한 임직원 설문이나 연말정산, 자산 실사와 같은 정보 취합도 챗봇을 통해 할 수 있다.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출근 인사부터 생일 축하 근속 축하까지 감성적인 가치도 제공할 수 있다. 기업정보, 임직원 정보와 강하게 결합할 수도 있고 네이버 웍스나 MS팀즈와 같은 업무용 메신저와 연결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코로나 펜데믹이 길어지면서 지난 2년간 많은 기업이 임직원 도우미 챗봇을 검토하고 도입하였다.


5. 마케팅/영업 챗봇

홈페이지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챗봇,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자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챗봇, 요즘 대세라고 하는 메타버스 공간에 NPC(Non-Player Character) 역할을 하는 챗봇, 신제품이나 게임, 앱을 사전예약하는 챗봇 등 마케팅 이벤트나 상시 영업활동을 하는 챗봇도 등장하고 있다. 고객센터 챗봇과 조금 다른 점은 브랜드 이미지가 보다 강조되고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는 투자에 적극적인 만큼 디자인 품질이 보다 중요해지고 처리하는 대화 시나리오는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다. 



관계형 챗봇으로 진화


1. Siri, Google Assistant

기능형 챗봇의 첫 단추를 맺었던 시리가 왜 또 나오냐? 이유가 있다. 지금 당장 Siri 또는 Google Assistant에게 "엄마에게 전화해줘"라고 해보자. 챗봇은 "엄마가 누구입니까?"라고 물어보며 연락처에서 선택하게 한다. 엄마가 누구인지 선택하면 전화가 걸리고, 다음부터는 "엄마에게 전화해줘"라고 하면 해당 연락처에 전화를 한다. 그렇다 챗봇이 당신에 대해 하나 알게 된 것이다. 당신의 엄마가 누구인지 아는 챗봇. 관계는 결국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경험이었냐에 달려 있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나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잘 대해준다면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2. 아바타 챗봇의 미래를 보여주는 에이닷

에이닷은 SK에서 최근 출시한 관계형 챗봇이다. 내가 이름을 붙여주고 내가 꾸민 아바타는 내가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기에 강한 관계가 생긴다. 기능도 Siri나 Google Assistant 못지않게 준비가 되어 있다. 채팅이나 음성, 버튼을 통한 인터렉션뿐만 아니라 아바타를 터치하거나 슬라이드 하면 적절한 동작도 보여준다. 외모가 프로필 사진 정도로만 표현되던 것이 더욱 Rich 하게 진화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더 강하게 심어줄 수 있기도 하고 사용하는 과정이 기존 음성 봇이나 텍스트형 챗봇보다 더 즐겁다. 단점은 Always On이 아니다. Siri나 Google Assistant, AI스피커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음악을 듣고 싶거나 정보를 찾을 때 Siri, Google Assistant, AI스피커는 바로 불러서 말하면 되지만 에이닷은 에이닷 앱을 실행하고 나서 해야 한다. 그래도 챗봇과의 대화 경험의 방향성 측면에서는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Siri나 Google Assistant, 텍스트형 챗봇들도 아바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친구 같은 챗봇, 이루다

이루다는 편의성이나 고객센터, 마케팅 목적으로 만들어진 챗봇이 아니다. 친구 같은 대화 경험을 주는 챗봇이다. 지난해 이루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데이터만 있으면 상당한 대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것을 경험한 사용자들은 상당한 흥미를 느꼈고 붐을 일으켰다. 그러나 사용자의 차별적인 발언에 동조하는 점과 학습 데이터를 데이터 제공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활용,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논란을 빚고 과징금 처벌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관련 문제를 해소한 버전 2.0이 오픈되어 서비스 중이다. Nutty라는 앱을 설치해 대화를 해보면 사용자가 하는 말에 적절히 반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사용자에게 사진을 보내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노래 좋아하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관계 형성을 위한 나의 정보를 차근차근 수집하는데 그 방식이 대뜸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맥락이 있다.

이루다가 공연 동아리에 가입이 되어 있고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간다는 설정이 있다. 스튜디오 촬영했다고 자랑을 한다. 그러면서 등장할 때 어떤 노래 틀면 좋겠냐고 좋아하는 노래가 있냐고 물어본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수집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고 예상하기에 입력하기 싫지만, 한편으로는 다음 대화가 궁금해서 입력하고 싶기도 하다. 친근감이나 관계 형성 측면에서는 이루다가 가장 뛰어나다. 


이루다의 기능은 대화 자체다. 그 외 편의 기능은 없다. 예를 들어 "3+4"라고 입력하면 "이과생이라고 너무 막던지는데?!!!"라고 답할 뿐. 




챗봇 진화... 다음은?

1. 챗봇의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대중화

사용자들은 이제 챗봇을 잘 알고 있다. 어디까지 되고 어디서부터 한계인지 안다.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챗봇이 해줄 수 있는지 없는지 알았다. 챗봇이 답변 가능한 것은 바로 챗봇에게 물어보고 시간을 아낀다. 챗봇이 답변 못할 질문은 챗봇한테 아예 묻지 않고 사람을 찾아간다. 챗봇을 도입하려는 기업은 챗봇이 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하고 최소한의 관리 체계를 마련하여 운영한다.


2. 챗봇 대화 기술과 아바타 기술의 발달로 한 서비스 다양화

고객센터에 집중되어있는 서비스 영역이 마케팅, 제품 내 경험의 일부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된다. 초거대 AI라고 표현되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자연스러운 대화 영역인데 이는 캐릭터의 특성에 맞는 말투와 어휘 선택을 쉽게 학습시킬 수 있게 된다. 가상인간이나 캐릭터 IP와 연계하여 방송, 콘텐츠, 게임 등의 상품과 연계된 마케팅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웹이나 앱, 메타버스에서 제공되는 디지털 서비스에서 NPC 역할을 맡아 더 편리함을 넘어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3. 기능형 챗봇과 관계형 챗봇의 경계가 허물어진 챗봇 등장

자주 사용되는 편의 기능과 나에 대해서 더욱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 서비스가 가능한 챗봇이 등장할 것이다. 늘 내 곁에 있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켜져 있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운영체제 차원에서 서비스되는 Siri, Google Assistant, Bixby가 그러한 챗봇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에이닷이나 스타트업에서 운영하는 이루다도 충분히 매일 사용하는 앱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어떤 서비스, 어떤 콘텐츠, 어떤 경험을 주느냐에 따라 사용자와의 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상해보면, Siri나 Google Assistant가 아바타를 적용할 수 있게 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이루다와 같은 대화 콘텐츠가 추가될 수 있다. 반대로 에이닷이 SK 사업 영역인 AI스피커나 셋톱박스, IoT에 연동되어 항상 켜져 있는 TV나 냉장고에 등장할 수도 있다. 이루다가 사용자의 취향 정보를 잘 모아 사용자가 "나 노트북 사야 하는데 뭐 사지?", "이번 여름에 호캉스 하고 싶다 어디 가지?"라고 했을 때 기가 막힌 상품을 추천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진화의 최종 : 통합

이런저런 챗봇을 경험해보면, 와~ 이거 최고다! 할만한 챗봇은 없다. 그러나 각 요소를 살펴보면 진화의 실마리가 있다. 여러 챗봇이 가진 장점을 모아 보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챗봇이 된다. 즉, 통합이 진화의 열쇠라고 여겨진다. 어설프게 사람을 따라 하기보다는 챗봇만이 제공해줄 수 있는 가치를 잘 이해하고 집중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콘텐츠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며 나아가 자연스러운 대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전통적인 자연어 처리와 API와의 연동 설정을 쉽게 할 수 있는 챗봇 빌더와 캐릭터의 특성에 따른 말투를 적용시킬 수 있는 자유대화 영역의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캐릭터의 시각적인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아바타, 가상인간 영역의 기술도 필요하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흥미로운 캐릭터와 세계관 설정이 기본이다. 또한 관계가 깊어질수록 콘텐츠가 언락(Un-Lock) 되는 콘텐츠 로드맵과 캐릭터를 키워가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는 성격이나 외모, 말투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통합은 한 번에 이루어지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생애주기의 어느 부분을 집중한 서비스가 통합된 형태로 제공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육아를 도와주는 챗봇, 악기 연습을 도와주는 챗봇,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는 순간을 도와주는 챗봇,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기 등 야외 운동을 할 때를 도와주는 챗봇, 특정 질병이나 재활을 돕는 챗봇, 은퇴 후 도움을 주는 챗봇 등이 될 수 있다. 그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여러분들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 만약 여러분만의 자비스가 있다면 어떤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 





Photo by Demi DeHerrer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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