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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작가 Jun 21. 2024

이야기를 담는, 담 작가


1. 말씀
2. 이야기
3. 언론
4. 이야기하다
5. 농담하다
6. 기리다
7. 깊고 으슥하다


'말씀 담(談)'이라는 한자는 '말씀 언(言)'과 '불꽃 염(炎)'이 합쳐진 한자이다.

불을 피워놓고 그 옆에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불꽃이라는 글자가 합쳐져서인지 이 한자는

열정적으로 말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 뜻을 보면 '언론'이라는 뜻도 있으니

'담합, 담판' 등의 논쟁과 합의의 단어에도 쓰이는 것이다.


하지만 한자의 유래를 보고 떠오르는 장면은

열정적이고 격정적인 토론의 장이 아니라

타닥타닥 타오르다가 종종 튀어 오르는 불똥,

낮은 목소리로 두런두런 떠드는 사람들이다.

다섯 번째 뜻에는 '농담하다'라는 뜻도 있지 않은가.

불 옆에 모여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이라면

더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말씀 담'이란,

'말씀 언'에서 뜻을, '불꽃 염'에서 음을 따온 것이다.

그럼 '말씀 염'이어야 하지 않냐고?

그게 사실 '불꽃 염'자는 '아름다울 담'으로도 통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말씀 담'인 것이다.


앞뒤 딱딱 들어맞지 않는 뜻과 음의 합은

'談'이라는 한자를 더욱 매력적이게 하는 요소이다.

말씀과 아름답다는 조합이라니.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아름답다는 것인지,

그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아름답다는 것인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가 아름답다는 것인지,

모두가 이야기를 나누는 이 상황이 아름답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 전부를 의미하는 것인지.

글자를 쓰는 때마다 아름다운 것이 매번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주에서 일간이 불의 글자인 내가

필명으로 '談'이라는 한자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깊고 으슥한 곳에 따스한 불을 피워놓고

내 이야기를 들을 사람들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으니까.

이제는 내 이야기를 들려줄 준비가 되었다.



소중한 글자를 눌러 담아 만든 소설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밀리로드_담자연 [심장개업]

사진 출처 : 픽사베이 言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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