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서 새어 나오는 슬픔의 총량
구슬
1. 보석이나 진주 따위로 둥글게 만든 물건. 흔히 장신구로 쓴다
2. 유리나 사기 따위로 둥글게 만든 놀이 기구
3. 아름답거나 귀중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슬프다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구슬프다
처량하고 슬프다
'슬피 우는 새'라는 말에서
슬픈 것은 새일까, 그걸 듣는 사람일까.
누군가 내게 물어본다면 나는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슬프다는 말은, 그 마음은, 굉장히 주관적이다.
우리가 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내게 슬픈 일과 네게 슬픈 일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저귀는 새소리를 구슬프게 듣는 인간의 마음도 모르는데
새의 마음이라고 인간이 어찌 알까.
일반적으로 구슬프다는 단어를 말할 때면
'슬프다'는 뜻에 방점을 찍는다는 걸 안다.
하지만 어째서 늘 '구슬, 프다'라고 읽게 되는지.
어쩌면 그건 나의 소설 [심장개업]에서
구슬이 곧 심장을 의미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슬픔을 눈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파도처럼 밀려들어오는 슬픔들을 볼 수 있다면
인간이 미쳐버릴지도 몰라서 그렇다.
살아가는 내내 슬픔에 절여진 우리의 심장은
넘쳐흐를 것 같은 슬픔을 꾹꾹 눌러 담아 압축시킨다.
그렇게 심장은 빨갛고 작은 하나의 구슬이 된다.
우리의 겉모습은 전부 다르게 생겼을지라도
모두 똑같이 조그마한 구슬 하나를 품고 산다.
심장이라는.
세상의 모든 슬픔을 집약시킨 이 작은 구슬은
어마어마하게 높은 밀도를 가진다.
어쩌면 가끔씩 새어 나오는 슬픔 덕분에
우리는 아픔을 느끼고 상대방에게 공감할 수 있는 걸지도.
구슬프다는 말은 이런 심장에서 자꾸만 흘러나오는 슬픔의 총량이 아닐까.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 처량한 신세가 아닐 수 없다.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보잘것없는 구슬을 가슴에 품고
전전긍긍하며 슬픔에 몸서리치는 나날들이라니.
하지만 그토록 연약한 것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건지도 모르겠다.
심장은 구슬이어라.
인생은 슬픔이리라.
구슬픈 인간이여.
저의 첫 장편소설 [심장개업]이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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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참고 : 네이버 사전
사진참조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