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포항에서 프리미엄 돌잔치 서비스를 하는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요즘은 환갑은 건너뛰고 칠순잔치부터 하잖아요. 그래도 돌잔치는 하게 마련인데 지방은 대규모로 하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그 사이에서 소규모로 진행하고 싶은 고객들을 타겟으로 꽤 잘하고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점심, 저녁 한 팀씩 10명 내외의 서비스를 하고 계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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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분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의외로 호텔이더라구요. 포항에서 가장 큰 호텔이 똑같은 서비스를 하나 봅니다. 사실 10명 내외의 고객들에게 음식 서비스 정도 하는건 호텔한테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요. 그래서 이 대표님은 자신의 서비스를 차별화하는데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프리미엄이라서 당연히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호텔이 가장 약한 음식 부분을 공략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놀랍게도 호텔에서 짜장면과 피자를 제공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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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브랜드를 보자마자 강남에서 성업 중인 어느 '스몰 웨딩' 브랜드가 생각이 났습니다. 최대 60명 정도 수용 가능한 조그만 웨딩홀인데 매출과 수익율이 꽤 높더라고요. 이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브런치에 몇 개의 글을 써뒀으니 한 번 참고해주길 바랍니다. 중요한 건 작기 때문에 가능한 경쟁력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업종은 다르지만 비슷한 서비스라서 참고할 만한 여지가 많다고 생각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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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건 그 차별화 요소가 '카피 가능'하느냐의 여부입니다. 잘된다고 하면 너나 할 것이 없이 따라하는 곳이 한국 시장이니까요. 심지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세상인데 마냥 잘된다고 해서 좋아할 수만은 없습니다. 잘되는 식당은 그 건물주가 얼마나 쉽게 많이 가져가는데요. 그러니 대표님께 '디어파티스튜디오'에만 있는 그 무엇을 함께 찾아보자고 말씀드렸어요. 물론 그걸 30분만에 찾을 순 없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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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서 소개한 웨딩 브랜드 '메리스 에이프럴' 사례를 보면 그게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될겁니다. 간단히 몇 가지만 얘기하자면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MC가 한 주 전에 신랑신부와 사전 미팅을 진행합니다. 당일 얼굴을 보고 스몰 웨딩의 살가운 분위기를 연출하는건 불가능하니까요. 그리고 꽃으로 된 구조물에 하객들이 엽서를 써서 올려두면 결혼식이 한창일 때 기 구조물이 내려와서 신랑신부가 엽서를 읽는 시간이 있어요. 선택받은 엽서를 쓴 사람에겐 당연히 선물이 주어지죠. 스몰 웨딩이니까 가능한 이벤트잖아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훈훈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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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거대하지만 살아남은건 언제나 작은 동물들이었어요. 왜냐하면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지방이라고, 작다고, 영세하다고 코 빠트리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분명히 방법이 있을겁니다. 커다란 대기업이 알고도 들어오지 못하는 우리만의 니치 마켓을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오히려 더 짜릿한 법이지 않은가요? 혹이라도 이 돌잔치 전문 브랜드에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하겠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