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지인과 커피를 마시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단톡방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대화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떤 점은 매우 공감이 되면서도 어떤 점은 잘 공감이 되지 않았다. 불편했던 점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것들이 예민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았다.
2. 예민함의 성질은 다양하고 누구나 예민한 지점이 다르다. 누군가는 소리에 민감하고, 음식의 맛, 분위기, 냄새, 느낌 같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보통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대했던 바를 채워주지 못하거나 어떤 지점에서 불편한 태도를 보일 때(말이 많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다거나 장난이라는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한다거나) 혹은 소위 예의 없는 행동을 할 때 주로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3. 여러 방면에서 남들보다 예민한 나는 그런 예민함을 둔감함으로 승화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결코 노력으로 성향이 바뀌진 않는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예민함을 무기로 섬세함으로 바꾸려고 했다. 내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지점에서 조금 더 배려하고 애초에 그런 불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여러 개 마련해두기도 했다. 그랬더니 조금은 나아진 것 같지만 그래도 많이 부족하다.
4. 결국에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타협이 필요하고 그 상황 속에서 한 발짝 멀리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
5. 반면에 둔감하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사람의 형질일 뿐이며 예민한 사람은 예민한 사람대로 둔감한 사람은 둔감한 사람대로 그렇게 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