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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티스트 Jul 20. 2016

떡볶이 한 접시 속 개똥철학.


질문하나 던질께요.

정말 진지하게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오늘 점심은 드셨습니까?

그럼 이따가 저녁도 드시겠군요. 제가 지금 밥 먹었냐고 물어 본게 진지한 질문 이냐구요?


에이 설마 아닙니다. 설마 그럴리가요.

홍대와 합정 사이 이 곳에는 떡볶이 하나로 주변 상권을 장악한 무서운 저력의 즉석 떡볶이 집이 있습니다.

블로그나 포스팅같은 광고를 통해 알게 된 곳이 아닙니다. 전래 동화가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온 것처럼 어느 날 제게도 들려 온 동화 같은 가게 입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는 소문과 함께)


그러한 소문 때문인지, 정말 맛있는 집이기 때문인지, 이 곳은 떡볶이 맛을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가게 입구에서 시작 된 줄은 계단을 지나 건물 밖 까지 이어져 있습니다.(가게가 1층이 아님)


매 번 올 때마다 줄을 서서 대기를 해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매 번 맛 보기를 실패했던 이 곳.

사실 오늘도 실패했습니다. 지인이 떡볶이를 그 닥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또 다시 포기해야 했던 거죠.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요? 오늘 따라 가는 가게마다 넘쳐나는 사람들로 숨이 막혀 옵니다.


"아니 도대체 우리가 언제부터 밥 한 번 먹으려고 줄까지 서기 시작 한 거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자신의 차례가 언제가 될지 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이 떙볕 더위에서 본 사람들의 표정. 그 표정들이 밝아 보였습니다.


웃어? 지금 웃음이 나와? 잘 들어 봐. 당신들은 지금 하루 24시간 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사용 중이라구. 시간의 가치는 화폐로는 거래가 불가 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거 아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7월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음식점 앞에 줄을 서서 대기 번호를 받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는 당신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먹기 위해서 살고 있습니까? 살기 위해서 먹고 있습니까?


6.25사변 이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한민구이라는 나라. 짧은 시간 동안 장족의 발전을 이루어 낸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 이지요. 그 덕분에 국민들의 생활 수준도 불과 이 십여년 전과 비교해도 굉장히 나아 졌습니다. 


왜 비교 대상이 이 십 년 전이냐구요?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제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 입니다.

초등학교 재학 시절. 아버지가 월급을 타오신 날로 기억 합니다. 그 때마다 우리 가족은 외식을 하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날이었죠. 이렇듯 한 달 혹은 두 달마다 찾아 온 가족 외식의 날, 친한 친구의 생일 잔치 날 같은 

특별한 날. 우리는 무엇을 먹었었는지 기억 하십니까?


(제 기억을 빌리자면)


첫째, 탕수육 이 당시 탕수육은 정말 고급 요리 였어요.


둘째, 돼지 갈비 이 것을 먹는 날은 아침부터 굶었던 기억이...


그리고 대한민국 사 천만이 넘는 인구가 선택한 치킨. 이 세가지 음식. 그 당시만 해도 아주 귀한 날에만 접할 수 있었던 음식들이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일상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한 끼 식사로 해결하고 계시지 않은가요? 그 만큼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 입니다.


그런데 잠깐! 그런데 말 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이십 여 년 전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입을 즐겁게 했던 떡볶이.

이 떡볶이에서 아이러니한 문제가 발생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 떡볶이라는 놈은 서민들의 음식이라 불리기엔 불편한 모습으로 성장했습니다. 요즘 떡볶이 일 인분 가격이 얼마죠? 보통 2,500에서 3,000원 입니다.

여기에 튀김까지 시키면 보통 한 끼 식사 비용에 맘먹는 가격이 나오게 됩니다.

게다가 이 즉석 떡볶이라는 놈은 더 놀라운 가격으로 우리의 간담을 서늘케 합니다. 뭐 물론 떡볶이의 유래가 궁중에서 왕이 먹던 음식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놀라운 사실은 아니겠지만 말 이죠.


그런데 이 엄청난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하루의 시간까지 소모하며 음식을 즐기려는 사람들.

전 그들의 모습에서 요즘 사람들은 살기 위해 먹는 다기 보단 먹기 위해 산다르는 성급한 결론에 도달 했습니다.


2000년 밀리니엄 시대를 경험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어르신 들.


"잘 살아 보세"

"빨리 빨리" 라는 말들을 입에 달고 실천하며 살던 새 마을 운동의 주역들. 이 분들이 현재 음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시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예전에 무한도전 식스맨으로 나 온 슈퍼쥬니어 최시원 씨는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먹기 위해서 운동해요."


사람은 음식을 통해 에너지를 섭취해야 그 생명력이 유지 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살기 위해 먹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몸매 유지를 위해 다이어트다, 먹고픈 음식만 골라서 먹는다, 맛 집을 찾아 다닌다 등의 말들은

먹는 것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 싶습니다. 이러한 세상. 사람은 먹기 위해 산다라는 말이 살기 위해 먹는다라는 말보다 더 맞는 세상이 아닐까요?


여러분 지금 음식을 드시고 계십니까? 지금 음식을 먹고 계신 여러분은 살기 위해 먹나요? 먹기 위해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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