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조금 다른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는 개발자로서 개발 기록을 하기보다는 사실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일기처럼 적을 공간이 필요해서 였다. 물론 여기서는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작가' 라는 프레임을 씌우다 보니, 당연히 내 전문분야와 업무에 대한 소고 따위만을 작성해야 할 것 만 같은 강제력이 적용되기는 해서 여태 일 관련 글만 썼던 것 같다.
매일이 업무의 연장선이다. 첫번째 서비스 런칭을 끝내고 앞으로 4~5주 안에 런칭 하게 될 라이브 스트리밍 앱을 한창 개발중에 있다. 이 브런치에 작성한 것 처럼 여러가지 이슈들을 해결하며, 또 연쇄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며 하루하루를 바삐 보내다 보니, 집에 돌아오면 자는 일 뿐이다. 책을 읽지 않은지도 한달정도 된 것 같다. 말이 나온김에 오늘은 한권 읽어봐야 겠다.
아무튼 사업을 하다보면 회사의 재무상태 처럼 하루하루 멘탈의 상태가 가변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불안정한 하루를 보내다 보면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감정의 화살비를 잠시나마 피할 보호소 같은게 필요한데 나에게는 그게 없어진지 몇개월은 되었다. 날카로운 화살촉들을 맨몸으로 매일매일 받아내고 있는 것 같은 따끔함은 생생하지만 또 어떻게 살아가기는 한다. 나름 형편이 좋아진 지금에도 비는 내린다.
훨씬 힘들었던 몇개월 전에는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지금은 전부 부서져 흔적마저 없어져 버린- 그 보호소 역할이었던 친구가 종종 떠오른다. 어떻게든 희미하게 만들어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나만 더더욱 괴로워질 뿐이었던 것 같다. 그 노력은 심지어 나를 추하게 만들기까지 했으니 역효과 뿐이었으리라. 한때는 어떤것 보다 소중했었는데 문장 하나로 모든것들이 바스러진다는것에 덧없음을 느낄 뿐이다. 다시는 이런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아질 정도로. 사실 그날 이후 그 누구도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사람의 모난 부분을 깎으면 사랑이 된다고 언젠가 편지에 썼던 구절이 있다. 사람의 모난 부분들이 깎이면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