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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 May 01. 2020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고전읽기

『페스트』  같이 읽기 1







 오늘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입니다.╰(*°▽°*)╯ 석가탄신일과 달리 근로자의 날에는 주민센터도 약국도 열었네요! 이번 주부터 마스크도 3장씩 구매할 수 있게 되었고, 날씨도 화창하고, 코로나19 확진자도 제법 감소해서인지 근교로 여행 가는 사람들도 꽤 보였어요! 그래도 아직 방심하면 안 된다는거...✨


 마스크 대란을 잡기 위해 마스크 수출을 금지하고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지 어느덧 두 달 가량 지났습니다. (っ °Д °;)っ그동안 마스크와 손소독제 가격 폭등, 체온계 품귀 현상,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약까지 코로나와 관련해 많은 뉴스가 있었죠. 코로나 시대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눠 현상을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책이 출판되기도 했고요. 얼마 전 종영한 모 티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함께 이야기해볼 책으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방송 이후 각종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량이 급증했다기에 저도 한 번 읽어보았는데요.


 한번쯤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책장을 들춰본 거 같긴한데, 정작 제대로 읽어보진 않은 책들 참 많죠? (☞゚ヮ゚)☞ '페스트'도 아마 그런 책들 중 하나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찾아보니 카뮈 3부작이라 해서 페스트와 이방인, 시지프 신화를 한데 묶어 민음사에서 팔더라고요. 왠지 사서 책장에 꽂으면 저도 뭔가 읽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만 같아 3권을 플렉스해버렸습니다.. (●'◡'●) 흠흠 그렇지만 결국 완독했다는거!  아직 페스트만요!





 ✔ 페스트, 무슨 내용이에요?

프랑스령 알제리 북부 해안의 작은 도시 오랑 시에 갑자기 페스트가 발생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요. 죽어가는 쥐들이 도시에 몰려왔고, 도시에는 페스트가 창궐하는 도시에는 사람들이 죽어나갔습니다. 시 당국은 무슨 병인지 처음에 알지 못하다가 심각성을 느끼고서는 시 문을 봉쇄하고 외부와의 모든 통신을 차단했어요. 작가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 발병으로 혼란과 두려움에 싸인 오랑 시에서 인간은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재난적 운명에 대처해나가는지 다양한 인간군상을 현실적으로 묘사했어요. 의사 리외, 신문기자인 랑베르, 타루, 그랑, 파늘루 신부 등 극 속의 다양한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같은 상황 속에서 다른 선택을 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게 돼요.



 ✔ 알베르 카뮈는 어떤 작가에요?

카뮈는 1913년 알제리 몬도비에서 프랑스계 알제리 이민자로 태어났어요. 진보 일간지 신문기자로 일했고, 1942년에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에세이 <시지프 신화>도 이후에 발표했고요. <페스트>는 무려 7년 간의 집필 끝에 탄생했다고 해요.




54

그래서 사람들은 재앙이 비현실적인 것이고 지나가는 악몽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재앙이 항상 지나가 버리는 것은 아니다. 악몽에서 악몽을 거듭하는 가운데 지나가 버리는 쪽은 사람들, 그것도 첫째로 휴머니스트들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들이 딴 사람들보다 잘못이 더 많아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겸손할 줄을 몰랐던 것뿐이다. 그래서 자기에게는 아직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고 믿었으며 그랬기 때문에 재앙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추측했던 것이다.


 : 무조건적 낙관은 상황이 나아질거라는 희망과는 다른 것 아닐까. 다르다면 얼마 만큼 다른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



96-97

그것은 오히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결혼 생활을 해 온 늙은 의사 카스텔과 그 부인의 경우였다. (...) 그 가정은 세상 사람들에게 모범적인 행복의 예를 보여주는 그러한 가정 중 하나도 아니었다. (...) 그러나 갑작스럽게 시작된 별거 생활이 끝날 줄 모른 채 연장되면서부터 그들은, 서로 떨어져선 살 수 없으며, 백일하에 무득 드러난 그 진실에 비긴다면 페스트 같은 것은 하찮은 것임을 확신하게 된 것이었다.


 : 96-97p.에서는 익숙해진 일상을 잃고, 전염병이 도는 비상시국에 접어들게 되며 이전과는 달라진 현실을 묘사해요!  노부부의 별거 생활, 열정적이고 성실한 아내와 남편의 일상적 관계가 그 예시가 되었는데요, 책에서처럼 일상의 비극은 '우리 자신의 고통과 사랑하는 이들이 겪으리라고 상상되는 고통'이 함께 올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160-163

그 신문은 “병세의 진행 또는 그 후퇴에 관해 빈틈없는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에게 보도를 하고, 병의 진행 전망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증언을 제공하며, 유명무명을 불문하고 재앙과 투쟁할 의욕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지면을 통해서 격려하고, 주민의 사기를 복돋우며, 당국의 지시를 전달하는, 즉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에게 닥쳐오는 불행과 효과적으로 싸워 나가기 위해 모든 사람의 선의를 결집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내세웠다.

     

 : 재난 상황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묘사하지 않나요? 오랑 시에는 이때쯤 새로운 신문이 창간되는데, 신문이 지역 사회를 응집시키고 정보 전달을 하는 역할을 해요. 그러나 약간의 반전이 있죠. 그 신문이 종국에는 페스트 예방에 좋다는 신약품을 광고하다 그치고 말았다네요. 이마 탁- 쳐버렸습니다. 간간이 이런 부분이 있어요. 마냥 올바른 인물들이 정의로운 선택만 하는 지루한 책은 아니랍니다.




 174-175

“그런 계산은 무의미합니다, 선생님. 다 아시는 일 아닙니까. 백 년 전에 페르시아의 어느 도시에서 페스트가 유행해 시민을 죽였지만, 시체를 목욕시키는 사람만은 살아남았답니다. 매일같이 자기 일을 멈추지 않고 해 왔는데도요.”     


  179

타루가 조직한 보건대 중 일부는 사실 인구 밀집 지역의 예방 보조 작업에 헌신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 지역에 필요한 위생 조건을 갖추어 놓으려고 애썼으며, 소독반이 채 다녀가지 않은 헛간이라든가 지하실의 수를 조사했다.    

  

 : 경제 침체, 질병 감염, 세계적 위기 등 모두 인간들이 모든 걸 확실히 알고 있다는 믿음에서부터 악화되기 시작해요. 무지와 오만에서 퍼져나가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의 ‘감염.’ 가짜 뉴스에 속고, 낙관적인 희망에 기대어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하는 마음. 그럼에도 예방 보조작업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과 성실히 맡은 임무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비상 속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지금 코로나 사태와도 겹쳐져 보입니다. 흠흠.






내일 (5월 2일 토요일) 『페스트』 같이 읽기2 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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