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미팅을 앞두고
요새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다.
나는 책을 즐겨 읽던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내 이름으로 된 책은 꼭 내고 싶었던 꿈이 있었다.
대학원에서 작가인 동기 선생님을 만나서 책 쓰는 과정, 방법 들에 대한 이야길 많이 듣고 배웠다.
오랫동안 묵혀둔 브런치를 쓰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요새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그때그때 나의 사색에 관한 것, 생전 첨 느껴보는 감정들을 느낄 때, 언어로 저장해 놓지 않은 것들이 매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릿속으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 가면서
지내온 시간들이 이젠 기억해 내기가 힘들다.
지금 현실에 많이 적응을 해 나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 같다.
가끔은 내가 다르게 살아야지, 다신 실수 하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그것들을 잊고
나의 본모습으로 돌아가려 할 때,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빨리 알아차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가야지 하고 인식하는 것만으로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내일은 처음으로 출판사 미팅을 가는 날이다.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뭘 물어봐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인터넷을 뒤져 본다. 출판사 미팅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말이다.
사실 지금 너무 좋은 글, 나는 평생 쓸 수도 없을 것 같은 많은 지식과 안목을 가진 작가들이 쓴 책들을 훑어 보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 힘으로 했던 것들이 있었나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인생은 내 힘으로만 되는 건 아니다. 실력이 좋다고 다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능력이 부족해서 안 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살아오면서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나.
그래.. 나는 그냥 나인걸.. 나의 이 모습대로 또 맞는 곳이 있을 것이다.
이만하면 잘해 왔다는 걸...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그 자체로도 괜찮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