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_살아보기
오늘 눈을 뜨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 차 있었다.
요즘 날씨가 계속 흐리다.
그래도 바람은 안 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집 들어오는 입구에는 바람에 날린 마른 가지들과 풀잎들
그리고, 마지막 동백꽃들의 꽃잎들이 떨어져 있었다.
나는 빗자루를 들어 천천히 하나씩 쓸어내렸다.
생각 없이 쓸어내리다 보니
어느새 어지럽던 내 마음마저 쓸려 내려간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 절에서 매일 아침 빗자루를 들고 넓은 절을 천천히 쓸어내리던 스님들의
행동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번뇌를 씻어내는 일이 아니었을까? 한다.
일이라고 생각되면 한없이 어려운 작업이지만,
내 마음을 씻고 청소한다는 마음으로 쓸어 내려가니
너무나 평온하고 개운해졌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이 조금 개운하다.
그리고
오늘 오후의 하늘에는 마음처럼 깨끗해진
파란 하늘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