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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 Aug 03. 2021

삼 남매의 막내

나는 누나들이랑 친하다. 딸, 딸, 아들의 삼 남매. 우리 집은 늘 복작복작하다.


누나들이 언제나 나를 놀리며 하는 말이 있다.

"네가 어렸을 때 졸졸 쫓아다니며 언니, 언니하고 다녔어"

이제는 시커먼 아저씨가 되어버린 동생이 한 때는 귀여웠다는 탄식으로 나를 놀린다. 그럼 나도 이에 질 수 없다는 맘으로 낮은 목소리로 외친다. 

"언니"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엄격하셨고 누나들이 나를 살뜰하게 챙긴 기억이 가득하다. 누나들이 채워주지 못한  면도하는 법이나 넥타이 매는  정도지 않을까? 여전히 기억난다.  스무 살이  동생을 이끌어 파마를 시키고 백화점에서 옷을 사입히며 건넨  "못생겼으면 깔끔해야 한다". 나를 예뻐하면서도 객관화가 빠른 사람들이다.


가족여행으로 베트남에 갔다. 출국하는 날 작은누나랑 면세점 구경을 하다가 누나가 지갑 하날 샀다. 직원이 여권과 신용카드를 받아 들며 신혼여행 축하한다고 했다. 그날 누가 더 기분이 나빠야 하는가로 갑론을박을 했다. 여전히 분하다. 결과적으로 내 손에 남은 건 하나도 없으니 내가 졌다.


친구들 중에도 누나 있는 애들이 많다. 비슷하게 자라온 걸 서로 느낀 건가 싶다. 그중에서도 내가 누나들이랑 제일 가깝게 지낸다. 같이 전시나 영화도 보고, 쇼핑도 같이 한다. 이런 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다들 어머니 따님이랑 어떻게 노냐는 반응이다. 오늘도 퇴근해서 돌아오는 절친이랑 투닥거리다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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