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ji super f-125
2년 전 코로나가 오기 전 빠르게 해외여행을 갔다 온 건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행운이다.
당시에 카메라 두 개를 들고 영화용 필름을 챙겨갔던 설렘을 잊을 수 없다.
영화용 필름은 실내에서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색온도를 낮춘 필름이다.
야외를 주로 찍은 건 영화용 필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덕분에 독특한 색감으로 대만을 기록할 수 있었다.
노출의 무엇이 잘못됐는지 여러 장이 인화가 되지 않았다. 너무 귀한 추억을 마주할 수 없어 아쉽다.
이 여행 이후로 주로 미놀타를 쓴다. 생각보다 자동카메라의 초점을 맞추기 어려웠고 미놀타의 셔터 소리는 사진을 찍는 맛을 더해준다. 여행에서 야시카를 떨어뜨린 것도 한 몫했지만...
영화용 필름은 언젠가 더 카메라를 능숙히 다룰 수 있는 날에 다시 시도하고픈 맘으로 남아있다.
좋은 날이 찾아와 여행을 편히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