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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민 Jul 13. 2019

배려의 용기

#취준생 시절

"탁탁탁."


이어폰 너머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대림역 환승장. 길다란 에스컬레이터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시각장애인 한 분이 계셨다. 대림역 에스컬레이터는 경사가 급하고 길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 잘못 탔다간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나는 눈동자만 움직였다. 


지나쳤다가, 지나쳤을 것이었다가 지나쳤다. 뒤돌아봤다. 그는 에스컬레이터를 못 찾아 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했다. 


‘신경끄자.’


그러다 다시 뒤돌아봤다. 푸근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그의 팔꿈치를 잡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었다. 

나는 나를 돌아봤다. 나는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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