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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두 Jul 21. 2024

여름날의 나를

윤숭

언젠가 있었을 것 같은 여름날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요란했던 소나기가 지나고 잎에 작은 물방울이 남습니다. 볼록 렌즈를 닮은 둥근 물방울은 중력을 따라 미끄러집니다. 다른 물방울과 만나 덜 작은 물방울이 되며 땅으로 떨어집니다.


스스베베. 나무 그늘 사이를 채운 매미 소리를 지나 창 너머 풍경이 보입니다. 가벼운 옷차림의 친구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친구들은 왠지 닮아 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줍니다. 서로 이야기를 담습니다. 눈은 반짝이고 입가엔 미소가 번집니다. 서로의 이야기 안에서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며 반가워하기도 하고 지난날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우린 그 사람을 통해 자신을 봅니다. 그의 말씨, 눈빛, 이야기는 그의 것이지만, 신기하게도 그 안에 내가 있습니다.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웠고, 왠지 싫은 감정에 휩쓸렸던 나를 다시 보게 됩니다. 거울을 보듯, 거친 현미밥을 씹듯 꼭꼭 씹어 나를 소화해 봅니다.


나를 이해하고 나니, 그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집니다. 그렇게 여름날은 싱그럽게 성장시키나 봅니다. 무성하게 자란 잎들은 땅엔 촘촘한 그늘을 만듭니다. 하지만 서로가 닿거나 간섭하는 일은 없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몫을 다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나와 닮은 모습으로 옆에 함께 있어주는 친구들과의 시간을 떠올리며 '윤숭'의 '여름날의 나를'을 소개합니다.




제목 : 여름날의 나를

시간 : 4’ 14”

발매일 : 2019.09.03

장르 : 인디음악, 포크

가수 : 윤숭

숨 : 그대가 내어주던 당신의 얘기들 새까만 눈빛들이 하얗게 빛났어요. 저 언덕 구름들과 당신의 속삭임으로. 당신이 당신인가, 당신이 당신일까. 나는 왜 웃는 당신의 모습에서 당신을 봤을까. 왜 그때 나를 본 걸까.



당신이 불러주던 노래, 맛이 없던 콩밥, 여름날의 땀띠, 졸린 부채질 턱밑까지 차오른 더위. 당신의 새하얗던 손끝과 구름들 답답하던 공기 시끄럽던 티비, 때 묻은 선풍기 사라져 가는 발자국. 당신이 당신인가 당신이 당신일까. 나는 왜 웃는 당신의 모습에서 당신을 봤을까. 왜 그때 나를 본 걸까. 여름날의 나를. 그대가 내어주던 당신의 얘기들 새까만 눈빛들이 하얗게 빛났어요. 저 언덕 구름들과 당신의 속삭임으로. 당신이 당신인가, 당신이 당신일까. 나는 왜 웃는 당신의 모습에서 당신을 봤을까. 왜 그때 나를 본 걸까. 그날들의 밤을, 여름날의 나를, 그날들의 밤을, 여름날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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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gram : @cyoonseung

YOUTUBE : @Yoonsung

이달음 : @idalum.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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