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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두 Aug 30. 2024

Art x Shift

부부가 그려나간 예술가를 위한 플랫폼

계속 바뀌는 공간이 있습니다. 예술가 부부가 운영하는 공간은 온통 그들의 작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공간 한편에선 사람들은 예술 속에서 차를 마시면 시간을 보냅니다.


코로나가 시작될 때쯤 처음 그곳을 방문했습니다. 어릴 적 보았던 그림책 속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형형색색의 화사한 공간이 방긋 웃으며 환영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거대한 캔버스엔 풍경이 담겨 있었습니다. 도대체 5층까지 이 큰 캔버스를 어떻게 들고 왔을지 놀라웠고, 그 위에 그려진 그림과 공간이 어우러진 분위기에 반했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공간은 온통 푸른빛으로 변했습니다. 사회의 여러 모습을 해석한 작업들로 채워졌습니다. 속담, 외교, 미디어 등 다양한 이야기가 곳곳을 채웠습니다. 그렇게 부부는 주거니 받거니 서로의 작품으로 공간을 변화시켰습니다. 그곳은 그들에 작품을 보여주는 장소였고, 작품의 다른 형태였습니다.


지금 공간은 다시 한번 변화하고 있습니다. 두 작가의 작업실로. 손님들이 각자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테이블마다 메모지와 예술에 이야기가 담긴 책이 놓여 있습니다. 손님들은 그곳에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냅니다. 예술을 꿈꾸며 시간을 보냅니다.


미국에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은 두 예술가는 한국에 터를 잡았습니다. 예술가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하길 바라며 공간을 매개로 플랫폼의 한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예술가가 만든 공간 안에서 그들은 스스로를 브랜딩 하고, 그 공간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사회 속에서 예술의 역할을 고민하고 실천합니다. 함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 Art x Shift를 소개합니다.





목차

아트쉬프트 이야기

작업 이야기

공간 이야기

내일 이야기



인터뷰이

전아영 (아영)

Zachary Roberts (Zach)





전아영 작가(좌)와 Zachary Roberts 작가(우). 사진 Art x Shift 제공





Art x Shift 이야기




안녕하세요. 독자님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영 : 저희는 미술 작가 부부입니다. 저희는 작가가 주체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는 무브먼트를 만들게 되었어요. 작가들이 기존 시스템에 따르지 않고 독립적인 주체가 되길 바라며 지각 변동의 의미를 가진 Shift(쉬프트)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어요. 그것의 일환으로 작가의 모든 활동을 보여드리고 공유할 수 있는 전시 형태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 지금 Art x Shift(아트 쉬프트)를 열게 되었어요. 이곳에서 무브먼트를 계획하고 실현하는 공간으로 삼고 있어요.


두 분의 정신과 공간이 일체 되어 있는 곳이군요. 그렇다면 장소가 달라지더라도 두 분이 어디를 가시더라도 그곳이 Art x Shift가 될 수 있겠네요.


아영 : 네 맞아요. 그리고 조금 더 많은 작가들이 저희와 생각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 현재 미술계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은 갤러리나 작가 어느 쪽이 힘을 가질지의 게임처럼 보여요. 때문에 기획자는 기획자로서 일을 하고, 작가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데 서로가 동등한 위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작가들이 조금 더 힘을 가져야 된다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미술계의 탈중앙화를 기획하신 거네요. 같이 어우러져서 성장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질문에서부터 이야기를 키워가면 어떨까요. 두 분은 만남이 궁금합니다.


아영 : 한국에서 예중, 예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미국 대학교에서 Zach을 만났어요. 1학년 때부터 저희는 클래스 메이트였어요. 3, 4 학년 때 인턴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같이 하게 된 거예요. 당시 디렉터가 일을 함께 할 애들을 찾았었어요. 저와 Zach이 교수님 밑에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일을 하다 친해졌어요. 그전엔 경쟁 상대였어요. 엎치락뒤치락하고 대회 나가서 Zach이 상 타면 제가 분해하고, 제가 상을 타면 Zach이 분해하곤 했어요. 그래서 교수님이 좀 엮어주고 싶어 했었어요. 둘이 좀 만나보라고 하셨었어요. 사실, 그 말씀을 하실 땐 이미 만나고 있을 때였었죠.ㅎㅎ


영화 같은 이야기인데요?



센프란 시스코에서 전아영 작가와 ZachZachary Roberts 작가의 작업하는 모습. 사진 Art x Shift 제공



한국에서 예중, 예고를 졸업하시고 유학을 간 친구들을 보면 실기를 무척 잘해서 그런 부분으로 주목을 많이 받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작가님께서도 그러셨었나요?


아영 : 한국 애들이 실기를 잘해요. 입시를 오랫동안 했었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저는 영어 구사는 좀 부족해도 실기는 잘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Zach이 나타난 거예요. Zach이 워낙 잘해서 제가 밀리는 거예요. ‘뭔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어머, 그렇게 아영 작가님 눈에 띄기 시작했구나.


경쟁자이기도 했지만, 서로 보완이 되어주는 동료이기도 했었네요. 당시 Zach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아영 : Zach은 건축에도 관심이 많았고, 파일럿이 되고 싶어 하기도 했어요. 뭐랄까 세상을 새 처럼 보는 사람이에요. 정복의 관점이 아닌 관찰의 관점에서 봐요. 그러니 꽃도 보이고 산도 보이고, 건물도 보이고요. 인문학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고, 역사적인 사건들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러다 아티스트가 되면 다 할 수 있구나 해서 예술가의 길을 가게 되었어요. 


Zach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학교에서 강의를 했어요. 대학원을 안 갔음에도 강사가 되었어요. 그러다 학교 디렉터가 바뀌면서 작가로서의 활동에 전념하게 되었어요.



미국 생활 당시 작업 중인 Zachary Roberts 작가(상)와 전아영 작가(하) . 사진 Art x Shift 제공



꽤 낭만적인 유학생활이셨을 것 같아요. 그래도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대면하는 상황들이 생기고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되는데 작가님은 어떠셨어요? 


아영 : 유학 중 저희 부모님께서 하시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인생이 뒤집히기 시작했어요. 유학생활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무조건 성공해야 된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당시엔 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임에도 대학원도 갔어요. 대학원을 다니면서  ‘교수’가 되고 싶다에서 점점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것으로 목표가 전환되었어요.


그때도 성공에 대한 욕심은 꺼지지 않았어요. 마음먹고 작가가 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긴 했지만 계속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욕구는 그대로였어요. 갤러리라는 갤러리는 다 뚫어보려고 했었어요. 좋은 의도는 아니었고 성공을 향해 직진했던 시절이었어요.


그러다 갤러리에 소속도 되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이뤘어요. 3년을 소속 작가로 활동했어요. 꿈꿨던 미래에 딱 도착해 보니 상상과 달랐어요. 아름답고 완벽할 순 없었어요. 갤러리는 작가들에게 거짓말도 하고 작가의 자유보다 갤러리가 우선이었어요. 좋은 작품을 하고 싶고, 좋은 전시를 하고 싶고, 좋은 예술을 하고 싶은데 그럴 겨를이 없었고 마주친 현실에 실망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Zach을 만나면서 예술이 뭔지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저 보다 훨씬 예술에 대해 더 진지하고 진심인 작가였어요. 많이 가르쳐 줬어요.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사는지, 어떤 시각으로 작업을 하는지,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해오며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를요. 그를 통해 ‘아, 예술이 인간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구나,’를 알게 되면서 진짜 나로 살기 시작했어요. 돈의 유혹, 성공이 유혹을 벗어나기 시작한 게 서른 좀 넘었을 때였던 것 같아요. 


앞서서 겪어온 일이 삶을 다음 단계로 올려놓는 역할을 해준 것 같아요. 그 결과들이 모여 오늘의 Art x Shift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Art x Shift에 설치된 전아영 작가님의 작품들, 2024 Ⓒ작은도시이야기



두 분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신 것 같아요. 너무 이쁜 릴리(딸)도 있잖아요. 세 분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서로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요.


아영 : 저희는 20대 초중반에 만났어요. 그렇게 연애를 6년 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생길 때쯤 저희는 임대한 주택 아래층에 살고 있었어요. 차고를 써도 된다고 해서 그곳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었어요. 당시 독일에 있는 뮤지엄 디렉터가 찾아오신 거예요. 한국 분이셨어요. 갤러리에서 제 작업을 보셨어요 


그분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작업만 해서 성공하는 게 아니에요. 신혼부부 같은데 예쁜 컵도 하나 없어요. 이렇게 하면 5년 안에 지쳐요. 인생 위에  예술을 써야지, 예술 위에 인생을 쓰는 건 아니에요. 여자로도 살고, 엄마로도 살고, 작가로도 살고, 부인으로도 살고, 삶을 살아야 거기서 예술이 나오는 거예요.”


충격받았어요. 저는 제가 얼마나 작업을 열심히 하는지 보여드리려 했는데, 중요한 지점을 말씀해 주신 거예요. 그때부터 제가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좀 다 내려놓고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성공을 위한 예술가로 삶을 지향하다 관점이 달라지면서 새 생명이 찾아오게 되었네요. 여백에 큰 선물이 채워진 느낌이에요. 삶이 한번 더 전환되는 시점을 맞을 맞이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작업을 계속해나가기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운다는 어마 어마한 일이 더해진 것이니까요.


아영 : 진짜 힘들었어요. 완전히 예술과 멀어진 삶을 5년간 산 것 같아요. 당시엔 예술을 다 내려놓고 아이한테 올인하면서 이사를 갔어요. Zach은 미술 옆에 있어야 하는 사람인데 많이 힘들어했어요. 조금이라도 미술에 가까이 있고자 뮤지엄에서 쇼 설치도 하고, 철거도 했어요. 그때 목공을 많이 배웠어요. LA에 있으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Zach이 저한테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어요. 


한국에 가서도 막막한 상황이었어요. 왜 한국에 가고 싶냐고 물으니 “한국은 이제 뜬다. 미술 씬에서 한국이 점점 중요한 위치가 될 것이다. 자신을 한번 믿어봐라.” 하는 거예요. 저는 진짜 오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 Zach의 의견에 따라 한국에 오게 되었어요.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가게 자리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열기도 하고 영어수업도 하고 미술 수업도 했어요.


결혼 이후 11년 동안 많은 직업을 지나왔어요. 그 과정에서 다 내려놨어요. 작가로 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해요. 저를 다시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시는 것도 너무 감사하고, 작업을 하면 이 공간에서 바로 공유가 되는 것도 꿈만 같아요. 지난날 많은 일을 하면서 커피도 배웠고, 뮤지엄을 다니며 목공도 배웠고, 화실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그분들을 만나며 저 스스로도 많이 치유되었고 이제 한국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도 섰어요. 2017년에 한국에 왔을 때  Art x Shift만 하며 살아가는 게 꿈이었는데 꿈이 이뤄졌어요.


한국에 와서 또 다른 변화가 있다면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는 거예요. 저희 집안은 불교고 유교적인 가풍에서 자랐어요. 부적도 붙여서 키우셨었어요. 한국 와서 여러 일을 겪으면서 주변에서 교회로 많이 이끄셨어요. 신앙을 드러내는데도 용기가 필요했는데 지금은 삶의 일부가 되어 자연스러워졌어요. 그렇게 세상이 한번 더 뒤집혔어요.


지난 시간을 지나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두 작가님께서 그리시는 이상에 더 가까이 가신 것 같아요. 예술가에게 도움이 안 되는 경험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작가님들께서 걸어오신 길을 돌아보고 결국 이렇게 계신 모습을 보니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계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앞으로 이 공간에서 벌어질 일들, 해나가실 작업들이 어디로 어떻게 뻗어나갈지 기대되고 궁금해집니다.



Art x Shift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책,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2024 Ⓒ작은도시이야기







작업 이야기




Art x Shift가 지향하는 지점이 두 분의 거대한 공동 작업처럼 느껴져요. 선언문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Zach : Like a mission statement. But we're kind of like defining what that mission statement is now. So it's like because when we first started this space it was really undefined for us. It was more of a feeling that we needed to get started and less of a very clear picture.


So I think the most unique as we know now because based off of our experience the most unique thing about this space is that we got started and then it. It's more or less being defined by everybody that gets involved because we are learning and we're seeing how people interact with the space and then we as artists change.So the kind of what the space is for changes as well. With that the only identity that matters for this space is that it relates to kind of discovering the value of art and design in like today's society. That's the only identity that's unchanging.


But every other part is open to change and hopefully continues to evolve and change with whoever is involved in this space but even the customers and the visitors are part of that and they don't maybe they don't know it as much but they are participating in it and they define it as well just by their participation.


완성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두 분께서 해오신 보완의 과정을 통해 아트쉬프트의 공간이 계속 유기적으로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해요.



두 작가의 선언 같은 Art x Shift가 만들어지는 과정 ⒸArt x Shift




Art x Shift는 예술가가 주체적인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운동으로 느껴져요. 두 분이 생각하는 예술가의 상은 좀 명확할 것 같아요. 모든 예술가들에게 자유만 주어진다면 좀 혼란스러운 모습이 상상되거든요. 예술가는 어떤 역할과 모습을 가져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실까요?


아영 : Zach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저희는 예술가들은 굉장히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가들은 리더예요. 문화, 사람들의 생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에요.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이 문화를 만들어 살아가는데, 그 안에서 리더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이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예술이 쓸데가 뭐가 있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과학, 기술이 인류 문명 발전에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하고, 예술은 문화 발전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예술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펀지처럼 동시대에 벌어지는 일들을 최대한 많이 빨아들이고 뱉어내는 것이 작가들의 역할인 것 같아요. 그러면 또 이후에 앞서 뱉어진 것들을 양분 삼는 세대가 생겨나고 그것이 계속 이어져요. 이런 관점에서 예술가의 역할을 생각하다 보니 개인적인 목표 보다 시대에 대한 가치를 조금 더 높이 보게 되어요.


현대 미술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이들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 같아요. 그 시대를 잘 살아낸 작가들의 가치가 큰 것 같아요.


작가님의 말씀을 들어 보니, 예술가는 어쩌면 ‘엽록소’와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호흡으로 공기 중에 부유하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다시 생명이 사용할 수 있는 산소를 내뱉어주는 사람들 같아요. 개체는 눈에 띄지 않지만, 군집으로 존재하고 역할을 할 때 중요한 존재임을 스스로 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숭고함을 느끼고 Art x Shift가 을지로에 계셔서 참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현실에서 예술가들의 지향을 보면 다양하잖아요. 스스로 예술가라는 뽕에 취해 있거나 내가 하는 건 그냥 멋진 거니깐 따라와 하면서 도취된 사람들도 있어요. 사실 그렇게 생각하고 움직이게 되는 과정은 매우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해요. 하는 일의 특성 때문에 더욱이요.


아영 : 저희는 ‘아티스트 라이프 artist life’라는 말을 많이 해요. 그냥 이것이 저희의 삶의 스타일인 것 같아요. 예술가는 살아가면서 많이 느끼고 뱉어 놓고 간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전엔 ‘작가’라는 타이틀에 취하고 싶었어요. 유명세를 타고 싶었고 원하는 것들을 이뤄보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결론에 오게 된 거예요.


Zach : I think it comes naturally to artists who are usually unconventional thinkers and then if you. they're like archetypes their identities in our world. And the one is the really kind of creative artist This is the unconventional mind This is the experimenter This is the solo mind just playing around with what's in society and doing things.


And then the other mind is the commercial the commercial mind I think we tend to think that the commercial mind is all about money and evil but it's a different creative set. And usually the managers or the gallerists in stuff of that mind is about trying to connect the outside world in with what the art world produces you know but these two things in the art world this has become way bigger.


The commercial has overshadowed the the unconventional and then most people when they look up onto the outlo that's the only thing they see it's oh that's the path that's the way and then we forget that.


Actually there's a lot of cases where that is not the only way and then there are quite many successful cases where the artists in communities lived and did things completely different way.


It was not commercialized there's not a lot of money involved so it's not as exciting maybe but they did things that laid the foundation for the commercial aspect of things too. The pop artists whatever like Taylor Swift or all these stuff and then you've got the artist that wants to go against that you know like like a Nirvana you know like Kirt Cobaine he thought of himself as against the system but that is exciting for the commercial to market.


It is like you know oh we're gonna market the he against the system and then that's oh that's cool so you can't it's not something to go against it it's impossible. So I think we're all working together.


Actually some of us have this ideology that we our view is better but it's not really about that. So I think we're just trying to figure out how to balance things out a little bit more and how we can all kind of connect the things that we've learned.


Because after coming out of school we only knew the commercial side that was our only goal that was our only known identity. Oh that's the way the artist participates in society. You go you make your art work you get a body of work together you find representation you sell that work and repeat and then maybe you get art fair here and there whatever oh that's it right but as I learned and read and and listen to many interviews more and more you find out about many different unconventional approaches of artists figuring out their own representations and those things became way more interesting.


삶의 형식을 벗어나는 예술가의 삶의 특성이 결국 개인을 넘어 시대를 구성하는 동력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양성으로 집성한 거대한 예술가라는 군집을 생각해 보게 되어요. 서로 다른 색을 가지고, 지향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문화를 어느 지점으로 진동하면서 이동시키고 있고 그것이 시대상과 맞물려 형태와 방향이 때마다 정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공간을 가득 채운 작가님들의 작업들도 좀 다르게 보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한 것들에 대해 해석하고 고민하고 이야기를 다시 전해주시는 것 같이요.


Art x Shift에 설치된 전아영 작가님의 작품, Ⓒ작은도시이야기








공간 이야기



두 분께서 을지로에 자리 잡으신 이유가 궁금해요. 왜 이곳이었을까요?


아영 : 저희가 을지로를 선택한 이유는 재료적인 접근이 너무 다양하고 좋았어요. Zach이 외국인 관점에서 봤을 때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는 공간이 을지로였어요. 골목골목 다니면서 이렇게 작은 소상공인들이 재료를 팔고, 작가들이 주변에 밀집해 있고, 이런 요소들이 도시에서 가장 살아있는 공간이라고 느껴진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저는 오히려 사업을 하려면 번화가로 가야 하지 않겠냐고 얘길 했었어요. 그러니 Zach이 “아니다. 우리가 그 미술 씬에 참여를 같이 해야 한다.”라고 이야길 했었어요. 저는 그 의견에 따라가게 된 케이스예요.


Zach : I think it's just where a lot of different ideas and minds are anyway so if artists are usually interested in experimenting on being in a community of other people that are like minded like that but if you're outside of a city the center it's really you're on your own you're totally on your own. The reason why we are attracted I think to the Euljiro We didn't really know much about it. And then it just felt like the kind of accessible cultural center of Seoul.


it felt like a in between the old and new city It felt like accessible because of it's such an old city The prices are accessible and then it seemed like there was a lot going on like a a lot of young creative minds here and then even though we didn't know many of them we felt like it's something I don't know you know it feels If you just look at the map You've got Dongdaemun which is the fashion center of Seoul then you've got the palace and on each side of the palace you have kind of young contemporary galleries and then you've got all the museums and then if you go down to the Itaewon area this is another kind of very diverse and international area but also you have like these like indy like startup galleries really experimental kind of galleries and then that culture there as well. So it felt like Juda is like in the middle of this triangle and then.


지리적인 위치에서 중심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했네요. 굵직한 문화 거점들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자리에 위치에 있다는 점. 다양한 재료를 수급하기도 좋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가진 동네라는 것은 앞서 Art x Shift가 작가들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활동을 해나가는 무브먼트에도 딱 적절한 장소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역 안에 활동하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있으니 확장성도 유리한 지점을 만들기 좋아 보이고요.


아영 : 미국에 있을 당시 임대료가 너무 올라가서 외곽으로 빠져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Zach은 절대로 안된다고 했었어요. 차라리 도시를 옮겼어요. 


도심이 예술가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영 : 예술가들이 리더로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흡수해야 해요.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들을 흡수하고, 그것을 양분 삼아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이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이 파생되고. 그 과정에서 리더가 두각을 드러낸다고 생각해요. 모든 시작인 ‘흡수’를 하기 위해선 사회의 많은 요소가 모이는 도시 중심이라는 지역에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해 보여요.


이런 이야기를 정책 단위에서 반영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Art x Shift 공간 구조가 계속 변하고 있어요. 지난 두 시즌엔 각 작가님들의 작품으로 채워지고, 결국 공간이 작품으로 완성된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작업실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어요. 옥상은 공작실이 되어 있고. 어떤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요?


아영 : Zach이 옥상을 조각 공원으로 만드려고 하고 있어요. 워낙 큰걸 만들고 싶어 하는데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어요. 계속 건물주와 상의하고 있는데 언젠가 옥상에도  많은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Art x Shift 내부는 스튜디오로 점점 더 바뀔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하면서 이렇게 온 거예요.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싶어서 이렇게 바뀌었어요. 전엔 공간에 너무 힘을 줬죠. 그러다 보니 저희가 힘들더라고요. 벽에 색감이 너무 강해서 작업에도 영향을 받았어요. 상업적으로 갈 것이냐 우리의 길을 갈겠이냐의 싸움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카페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다 보니.


스튜디오로 결국 선택을 했고, 선언이에요. “우린 작업을 하겠다.” 그리고 많은 분들도 영감을 받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말씀하셨던 Art x Shift가 지향하는 정신에 부합한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두 작가의 작업실, 손님들의 작업실로 변화하고 있는 Art x Shift, 2024 Ⓒ작은도시이야기







내일이야기



앞으로 Art x Shift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합니다. 10년 뒤 우린 어떤 Art x Shift를 볼 수 있을까요?


아영 : 저는 작업하는 작가로 살아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Zach은 큰 꿈을 꿔요. 저도 함께 그 꿈을 이뤄주고 싶어요. Zach은 죽을 때까지  미술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지만 그 여정에서 하고 싶은 것은 미술 작가들이 힘과 자유를 갖는 미술계를 만들고 싶어 해요. 작가들의 자유. 그리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꿈꿔요. 전시로만 보자면 좋은 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그런데 그 전시의 형태가 섬이 될 수 있고, 나라가 전체가 될 수 있는 거죠.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비엔날레 같은 형식을 갖추더라도 기존의 형태 말고 작가들에게 공간을 어마어마하게 투자해 주고 마음껏 해볼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지지해 주는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도 있어요.


Zach : I mean I hope that the arts shift can have a lot of occupy a lot of different spaces but the different spaces are supporting the arts and different in different ways. They have different identities so some of them would be very unconventional experimental and some of them would be very comp.


So under the umbrella of Art x Shift is the no no not necessarily different artists but they have different purposes. Spaces have different purposes clear different purposes you know like this is its own thing as the kitchen is for people to come in here but there's other things where we talked about. We wanted to be more experimental as artists and have it only focused on even singular.


That's because my personal that's my personal interest as an artist because I'm thinking of the space as a sculpture but it's like a but it can be a literal it can be a literal sculpture as far as something you can navigate through in a space but it can also be like a social sculpture as well.


And then to link that with what you were saying about the biannual something like that but I hope that through over time through those spaces and how they support the art world and interact with the people I hope the relationships that grow from that will eventually lead to something that all those relationships can collaborate on and work together including the government and whether local governments or the federal government or whatever and then whatever the Ministry of Culture and the personal private relationships can all work on one goal of creating a more connected biannual.


It's not only limited to the region of Korea but it's more of like a the ultimate goal is to have a collaborative exhibition that includes all of the regions around the Pacific you know but it would be nice to start in Korea start in the I mean the area the region that Korea is in is really unique in the sense that it's not too far from Indo Pacific countries it's not too far from Japan it's not too far from China and Russia and it's all so connected it's a really diverse area.


And so yeah that ten years later or whatever all of those spaces are interacting in their own way and then hopefully those relationships can build to something that actually benefits arts and artists on a national level. That's the main direction.


but the only way the way we're starting like this is because the only way I feel like that is possible is if you personally resolve the the biggest problem which is funding and usually which you know by your experience it's very difficult to convince the governments to fund your projects.


And then if there's another way and that is the private way but the usual path of private funding is for in a private way but it has the agenda of some nonprofit or somebody that's getting funding from the government who has that kind of agenda if you can solve that kind of problem the funding and I feel like that's a good jumping point you know and then you can kind of pursue that problem has to be resolved first. So and this is like our style of doing


오늘 Zach의 이야기를 들으니 평화를 꿈꾸었던 많은 선인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시대상이 담긴 예술은 서로 다른 힘의 마찰을 줄이는 교류의 축으로 역할을 해줬고 우린 그것을 목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0년 후가 되었을 때 Zach의 꿈이 하루하루 더 현실에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 듭니다.







부부가 그려나간 예술가를 위한 플랫폼



서로의 방식을 존중하고 동의하며 하나씩 이뤄나가는 두 분의 동행이 아름답습니다. 지나온 과정 위에 만들어지고 있는 Art x Shift라는 플랫폼이 많은 힘을 응축하고 있는 씨앗 같이 느껴집니다. 그 씨앗이 자라 어떤 나무가 될지 기대하게 됩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 많은 것들이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라 느껴집니다. 오늘 우리가 만든 변화가 앞으로 맞이할 시간들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들께서 말씀해 주신 예술가가 주체적인 존재로 활동할 수 있는 구조, 자유로운 예술가들이 서로 연결되는 커뮤니티,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연쇄 반응을 일으켜 변화의 주체가 되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사회에 길을 제안해 주는 창구가 열려가길 희망해 봅니다.


실현을 위해 여러 정책들이 예술가 개인 혹은 예술 영역을 넘어서 산업, 복지, 주거 등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시점에 Art x Shift의 선언과 실험이 새로운 길을 여는데 양분이 되어 주겠지요. 지난 시간이 두 분을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고, 사회로 번져 나가는 모습을 바라며 인터뷰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시간 두 분의 소중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Art x Shift 문, 2024 Ⓒ작은도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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